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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획] 봇물 터진 ‘공시가격 현실화’ 요구… 건보료 등 서민 ‘직격탄’ 우려도
▲ 2018년 단독주택 상위 20위에 대한 국토부 건물값과 국세청 건물값 비교. <제공=경실련>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부동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 수준만큼 올려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다.

공시가격은 각종 세금을 부과하는 기준이므로 실거래가와 차이가 클수록 적정하고 공평한 과세를 어렵게 한다. 반면 한 번에 큰 폭으로 인상하면 국민의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공시가격이 꾸준히 올랐지만 충분치 않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정부와 당국은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간 괴리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여ㆍ야 없이 감정원 집값 조사 ‘부정확’ 성토

지난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시가격 현실화’를 주문하는 의원들의 성토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감사 대상은 한국감정원 등 부동산 관련 기관이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는 지난 4월 9일부터 7월 9일까지 14주 연속 강남 4구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였는데, 두 달가량 시차를 두고 공표된 월간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6월에 전달보다 0.82%나 상승했다”면서 “정부의 정책 판단 기초가 되는 주간 아파트 시세의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통계청장도 176개 시ㆍ군ㆍ구별로 주간 아파트가격을 조사하기에는 표본 수가 충분치 않다고 인정했다”며 “현재 7400개인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표본의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석준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근혜 정권 때 감정원의 월간 아파트매매지수가 KB(국민은행) 지수보다 높게 움직이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감정원의 공표 자료가 실거래가와 차이가 크며 나아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결정 기준ㆍ과정 ‘깜깜이’… “조작 여지 충분”

공시가격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공동으로 같은 건물을 두고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국세청이 터무니없이 다른 결과를 내놓는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국토부에서 발표한 올해 집값 상위 20위의 단독주택의 공시가격(땅값+집값)에서 공시지가(땅값)를 빼서 집값을 산출하고, 이를 같은 주소의 국세청 자료와 비교했다. 그 결과 서울 강남구 A주택은 국토부 90억6000만 원, 국세청 16억6000만 원 등 가격 차이가 74억 원에 달했다. 차이는 집마다 들쑥날쑥해 유사점을 찾기도 어려웠다. 

경실련 관계자는 “공시가격은 많은 세금과 정책의 기준으로 사용되지만 납세 주체인 국민은 이를 누가 어떻게 조사하고 만드는지 알 수 없다”면서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이전에 주택과 토지 가격 결정의 과정과 방법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의원도 “관련 업계에서는 전문자격증이 없는 비전문가들이 공시가격을 조사해 불신이 가중된다고 지적한다”면서 “이렇게 기준과 과정을 알 수 없으니 ‘조작’이 일어날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 당국 “공평과세 실현 위해 현실화 추진”

이번 감사에서 김학규 한국감정원장은 의원들의 송곳 질의와 지적에 진땀을 흘렸다.

김 원장은 “주간 아파트가격은 실거래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정해진 표본을 조사하는데 반해, 실거래가격 지수는 실제 실거래가 이뤄진 주택의 가격 변동을 집계하는 것이어서 가격 동향이 서로 다르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토부와 협의해 (신뢰도를 높이도록) 표본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같은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지난 8월 국회 국토위 결산회의에 참석한 김 장관은 보유세 강화 관련 질의에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의 경우 공시가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오는 10월부터 시작하는 공시가격 조사에서 올해 집값 상승분을 현실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시도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한국감정원에서 매기는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실거래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국토부 자문기구인 관행혁신위원회도 올해 7월 부동산 공시가격을 실거래가격의 9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장기 목표를 권고했다.

건보료 최대 13% 인상 등 서민 부담 급증 우려

이처럼 정부 당국은 ‘공시가격 현실화’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그 인상 수준을 알 수 없어 각종 우려를 낳고 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등 60여 종류의 세금과 각종 비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같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유종필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기 공시지가가 30% 오를 경우 월평균 보험료가 최대 13% 오른다고 분석했다. 두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한 공시지가 변동에 따른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관련 자료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공시지가가 30% 오를 경우 주택을 보유한 전국 286만1408가구의 월평균 건보료는 9만385원에서 10만2465원으로 13.37% 오른다. 집값 등 재산과 소득으로 책정하는 건보료 등급이 바뀌면서 내는 돈도 달라지는 것이다.

이때 집값이 높은 지역의 건보료는 조금 오르고 낮은 지역은 많이 오르는 사례도 발견됐다. 재산ㆍ소득별 등급을 금액이 낮을수록 촘촘히, 높을수록 성기게 나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교적 집값이 낮은 건강보험 가입자는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등급이 바뀌는 반면 집값이 높은 가입자는 등급에 변동이 없거나 한두 단계 오르는 데 그칠 수 있다. 

윤 의원은 “내년에 건강보험료가 2011년 이후 최고치로 인상되는데, 공시지가도 오르면 국민의 세금 부담이 가중되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김 의원은 “추가적인 건보료 재산등급 개편이 시급하다”고 각각 언급했다.

김학형 기자  keith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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