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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규칙 개정안 시행 ‘임박’… 청약제도 어떻게 바뀌나
▲ 이르면 다음 달(11월)부터 청약제도가 개편됨에 따라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정부가 9ㆍ13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무주택자에게 신규 주택을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우대사항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따라서 무주택자는 청약 기회가 확대돼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청약시장 진입이 막히거나 당첨 확률이 줄어든 사람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청약 추첨제 물량 75% 무주택자에 ‘우선 배정’
신혼기간 중 주택 처분하면 특별공급서 ‘제외’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하 주택공급 규칙)」 일부 개정안을 지난 12일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우선 무주택자 요건이 한층 까다로워진다. 지금까지 청약(조합원 관리처분 포함)에 당첨된 경우 소유권이전등기 시부터 유주택자로 간주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택을 공급받는 자로 선정된 지위(분양권) 및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입주권)를 최초 공급받아 계약을 체결하는 날 또는 해당 분양권 등을 매수해 매매잔금을 완납하는 날(실거래신고서상)부터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된다. 유주택자의 경우 청약 1순위 자격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무주택산정기간에도 불이익을 받는다.

다만 현재 아파트 분양ㆍ입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1주택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주택공급 규칙 시행일 이후 계약 또는 취득한 분양ㆍ입주권부터 적용되며, 미분양 분양권을 최초 계약한 경우는 예외다. 그러나 미분양 분양권을 최초 계약한 자에게서 매수한 경우는 유주택자로 간주된다.

또 추첨제 공급 시 무주택자에 대한 우대가 대폭 강화된다. 민간아파트 분양은 해당 지역의 투기 정도와 아파트 면적에 따라 가점제와 추첨제 비율이 나뉘며, 아파트 전용면적 85㎡를 기준으로 가점제와 추첨제의 비율이 다르다.

전용면적 85㎡ 이하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가점제 비율이 100%로 추첨제 물량이 없다. 청약과열지구에서는 공급물량의 25%, 그 밖의 지역은 60%가 추첨제 물량이다.

전용면적 85㎡ 초과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공급물량의 50%, 청약과열지역에서는 70%, 이외 지역에서는 100%가 추첨제로 공급된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는 지자체 결정을 통해 가점제 50% 이하에서 추첨제 비율이 달라진다.

기존에는 추점제 공급 시 유주택자도 1순위로 청약할 수 있고 주택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를 제공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투기과열지구, 청약과열지역 및 수도권, 광역시 지역에서는 추첨제로 입주자 선정 시 추첨제 대상 주택의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잔여 주택은 무주택자와 1주택 실수요자(기존 주택 처분 조건)에게 우선 공급하고 이후 남는 주택이 있는 경우 유주택자에게 순서가 돌아간다. 첫 번째, 두 번째에서 청약이 마감되면 유주택자들에게는 기회조차 돌아오지 않는 셈이다.

기존 주택 처분 조건으로 주택을 우선 공급받은 1주택자는 입주가능일부터 6개월 이내에 처분을 완료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급계약이 취소되는 한편,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게 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처분하지 못한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앞서 정부는 9ㆍ13 대책에서 청약 제도를 무주택자에게 더 유리하게 바꾸기로 했다. 이때 추첨제 청약 당첨자 선정 시 무주택자를 우선으로 뽑겠다고 밝혀 1주택자의 반발을 샀다. 지역을 옮기거나 주택 면적을 넓히려던 1주택자가 선의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책 발표 사흘 만에 추첨제 청약 일부 물량은 유주택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계약이나 미분양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등록된 관심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또는 일정 시점에 모이도록 해 추첨으로 공급하던 방식도 앞으로는 청약시스템을 통한 사전 신청 접수로 바뀐다. 이를 통해 밤샘 줄서기, 대리 줄서기, 공정성 시비 등의 불편사항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민영주택 특별공급 주택은 세대원의 배우자도 세대에 포함되도록 해 무주택세대구성원에게 공급되는 주택 청약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무주택세대구성원인 세대원만 공급 신청이 가능해 세대주 또는 세대원이 아닌 세대원의 배우자는 신혼부부ㆍ다자녀가구 특별공급 등을 신청할 수 없었다.

또한 현재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무주택세대구성원이면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이 부여됐으나 앞으로는 신혼기간(7년) 중에 주택을 소유한 적이 있으면 현재 집이 없더라도 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유하고 있던 집을 팔고 청약 전 무주택 상태가 된 후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청약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른바 ‘금수저’ 청약가점 논란에 따라 주택을 소유한 직계존속은 부양가족 청약가점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간 60세 이상 직계존속이 3년 동안 청약자의 주민등록상 세대원으로 등록돼 있으면 부양가족점수를 부여했다. 하지만 무주택 자녀가 부모 집에 같이 살면서 무주택ㆍ부양가족 가점까지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부모 중 1명만 주택을 소유하더라도 둘 다 청약 가점 대상에 제외된다. 

이외에도 주택사업 주체와 주택을 공급받는 사람의 경우 계약서를 작성할 때 전매행위 제한기간이나 기존 주택 처분 조건 미이행 시 처분되는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의무화된다.

이 개정안은 입법 예고기간을 거쳐 내달(11월) 말이나 오는 12월 초 시행될 예정이다.

▲ 민영주택 가점제, 추첨제 적용 비율. <자료=국토교통부, 편집=박진아 기자>

유주택자 청약 당첨 사실상 ‘원천봉쇄’
특별공급 제외된 신혼부부 불만 ‘폭주’

그런데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청약자격을 잃게 되거나 당첨 확률이 줄어들게 되는 사람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추첨제를 통한 당첨 기회가 사라진 유주택자는 잔여물량도 무주택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고민이 깊어졌다. 이들의 불만은 최근 대다수의 분양 예정 단지들의 일정이 무주택자의 당첨 확률을 높이고자 개정안이 시행되는 오는 11월 이후로 미뤄지면서부터 고조됐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을 11월 이후부터 내주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GS건설의 ‘위례포레자이’가 이달에서 12월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선보이는 ‘힐스테이트북위례’도 이달에서 11월 말이나 12월로 분양이 미뤄졌다.

현대건설ㆍ현대엔지니어링이 대장지구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판교엘포레’와 GS건설의 과천주공6단지 재건축 등도 분양 일정을 연말께로 늦췄다.

청약 당첨이 ‘바늘구멍’으로 변함에 따라 집을 넓히거나 새 집으로 갈아타려는 1주택자들은 기존 주택 매입으로 시선을 돌려야 하는 실정이다. 

아울러 특별공급 청약 자격을 잃은 신혼부부들도 격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국토부 홈페이지 입법예고 관련 페이지에는 개정안의 불합리를 주장하는 신혼부부들의 의견이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이들은 갑작스런 제도 변경에 불만을 터뜨리며 투기 목적으로 집을 사고 판 것이 아닌 경우에 대해서는 구제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다른 특별공급 대상자 및 고가 전세 거주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노부모, 다자녀 특별공급에 대해서는 과거 주택 보유 이력을 따지지 않으면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만 이를 적용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지난 5월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늘리고 혼인 기간 등 자격 기준을 완화한 것과는 상반된 내용이어서 시장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5월 주택공급 규칙 개정을 통해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을 2배 확대하고 자격기준을 혼인기간 5년 이내에서 7년 이내로, 소득기준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에서 120%(맞벌이 130%)로 완화한 바 있다.

반대 여론이 들끓는 등 상황이 커지자 국토부는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달 23일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주택공급 규칙을 개정하면서 경과 조치로 법 개정 전에 집을 판 신혼부부는 특별공급 자격을 유지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따라서 법 개정 전에 집을 팔았던 신혼부부의 특별공급 자격은 경과 조치로 규정을 명확히 하고 법제처 검토를 거쳐 결정할 것이란 게 국토부 측의 입장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국토부는 오는 11월 21일까지 이어지는 입법예고 기간에 접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보완 필요성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이 확대되고 혼인기간 등 기준이 완화되면서 일부 신혼부부들이 잘 살던 집을 갑자기 처분하고 특별공급을 받자고 나섰다”며 “이런 행태는 기존 특별공급 취지와 어긋난다고 판단해 내용을 개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개정안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며 “현재 여러 의견을 듣고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집 안 팔면 징역형?… 노력 입증하면 형사처분 면제

한편 논란이 된 기존 주택 미처분 시 ‘징역형’ 처벌은 실제로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1주택자가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후 새집 입주 가능일로부터 6개월 내에 기존 집을 처분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집을 제때 팔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범죄자에게 적용되는 징역형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점을 두고 인터넷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집을 처분 못할 수도 있는데 징역형은 가혹하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청약규제지역에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1주택자가 6개월 내에 기존 집을 처분하지 못했더라도 팔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징역ㆍ벌금 등 형사처분은 면할 수 있다. 

국토부는 불만 여론이 사그라지지 않자 참고 자료를 내고 “청약 당첨 이후 공사기간이 2년 정도임을 감안하면 심각한 주택시장 침체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의 처분에 어려움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징역이나 벌금형의 언급은 당첨되고도 일부러 버티는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며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매도를 의뢰하거나 부동산 중개 플랫폼에 매물을 등록하는 등 상식적인 수준의 노력이면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시세 대비 지나치게 비싸게 매물을 등록하는 경우는 처벌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필중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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