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부동산 최신판례
존속 기한 없이 출자한 부동산 사용권, 조합원 탈퇴해도 곧바로 소멸되지 않아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조합원이 부동산 사용권을 존속기한을 정하지 않고 출자한 후 탈퇴했더라도 조합 재산인 부동산 사용권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대법원은 부동산 사용권을 출자한 조합원이 탈퇴한 사안에 대해 조합 관계에서 탈퇴했다는 사정만으로 사용권 등이 기간만료로 바로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먼저 원고와 피고는 2003년 6월경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해 1/2 지분씩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들은 2004년 1월 29일 이 사건 토지에서 이 사건 주유소 사업을 위해 2억5000만 원씩을, 충전소 영업을 위해 1억 원씩을 출자하고, 출자금액을 초과하는 운영자금은 출자금액 비율에 따라 부담하며, 이 사건 주유소와 충전소를 공동 경영해 그 이익금을 출자비율로 나누기로 하는 동업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04년 8월경 이 사건 토지에 주유시설과 액화석유가스충전시설 건물 4동을 신축하고, 이 사건 건물에 관해 1/2 지분씩 원고와 피고 앞으로 소유권보존등기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1/2 지분씩 공동 소유하면서 위 지분에 기한 사용권을 출자했는데, 조합의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동업계약에 따라 이 사건 건물에서 이 사건 주유소와 액화석유가스충전소를 공동 운영하며 이 사건 주유소의 석유판매업 등록을 원고와 피고 공동명의로 했다가, 2008년 12월경 소외인에게 이 사건 주유소를 임대하는 계약을 하고 소외인 앞으로 석유판매업 등록을 변경했다. 

하지만 피고는 2011년 12월 30일 원고에게 동업에서 탈퇴한다고 통보했다. 소외인과의 이 사건 주유소 임대차계약 기간은 2013년 1월경 만료됐고 원고는 2013년 1월 2일 주식회사 성하에너지에 이 사건 주유소를 임대하는 계약을 했는데, 이 사건 주유소의 석유판매업 등록이 임차인 앞으로 변경되지 않아 임대차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원고는 “주유소 운영을 위해 이 사건 토지와 건물 중 1/2 지분의 사용권을 출자한 후 피고가 동업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주유소를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이 사건 주유소의 석유판매업 등록을 본인이나 본인이 지정하는 제3자로 변경하는 데 동의할 의무가 있다”면서 “피고가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 사건 주유소를 임대하지 못했으므로, 피고는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심은 “원고와 피고가 동업을 위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에 관한 각자의 지분에 관한 사용권을 출자했고, 그 사용권은 동업이 종료될 때까지 존속한다. 피고의 탈퇴로 동업이 종료함에 따라 피고가 출자한 사용권은 기간만료로 소멸했으므로 원고에게 귀속될 수 없다”며 “ 피고가 주유소 석유판매업 등록을 원고 또는 원고가 지정하는 제3자로 변경하는 데 동의해야 할 의무가 없으므로 피고가 그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가 주유소의 차임을 얻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합의 탈퇴란 특정 조합원이 장래에 향해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이 경우 조합 그 자체는 나머지 조합원에 의해 동일성을 유지하며 존속하는 것이므로 결국 탈퇴는 잔존 조합원이 동업사업을 계속 유지ㆍ존속함을 전제로 한다”면서 “2인으로 구성된 조합에서 한 사람이 탈퇴하면 조합관계는 종료되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은 해산이나 청산이 되지 않고, 다만 조합원의 합유에 속한 조합 재산은 남은 조합원의 단독소유에 속해 탈퇴 조합원과 남은 조합원 사이에는 탈퇴로 인한 계산을 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이러한 법리는 부동산 사용권을 출자한 경우에도 적용되는데 조합원이 부동산 사용권을 존속기한을 정하지 않고 출자했다가 탈퇴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탈퇴 시 조합재산인 부동산 사용권이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그러한 사용권은 공동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정한 기간 동안 존속한다고 봐야 한다”며 “이때 탈퇴 조합원이 남은 조합원으로 하여금 부동산을 사용ㆍ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남은 조합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탈퇴 조합원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의 설명을 요약하면 원고와 피고는 토지와 건물의 1/2 지분에 대한 사용권을 출자했지만 동업계약에서는 조합의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아 피고가 출자한 위 사용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탈퇴와 상관없이 남은 조합원인 원고에게 귀속돼 상당 기간 존속될 여지가 있다. 즉, 피고가 2인 조합 관계에서 탈퇴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출자한 위 사용권이 기간만료로 곧바로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

다만 대법원은 탈퇴한 피고와 잔존한 원고 사이에는 탈퇴로 인한 계산이 필요, 원고는 탈퇴시기를 기준으로 주유소 영업을 위한 지속ㆍ필요한 기간의 사용권 가치를 평가해 피고에게 지급하고, 피고는 탈퇴 후에도 원고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사용ㆍ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부담해야 함을 알렸다.

이를 토대로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조합계약의 해석, 조합원의 탈퇴와 부동산 사용권의 존속기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