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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곳곳 ‘암초’… 수그러들지 않는 반대 여론
▲ 정부는 지난해 12월 19일 3기 신도시 입지를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7명이 함께 자리해 협력을 약속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까지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게 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제공=국토교통부>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정부가 지난해 12월 19일 발표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광역교통망 개선 방안’에 대한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3기 신도시 대상지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기존 2기 신도시 등 곳곳에서 불만을 제기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토지 수용 주민 “신도시 지정 철회하라”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규모 및 인구가 가장 큰 남양주 왕숙지구의 경우 상당수 원주민들이 농업 종사자로 신도시 지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상지인 진접ㆍ진건읍, 양정동 주민 300여 명은 지난 5일 신도시 지정에 반대하는 주민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집행부를 구성했다. 이들은 “지역 주민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개발제한구역 강제수용에 반대한다”며 “강제수용은 대체 토지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농업ㆍ자영업자를 대책 없이 몰아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7000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가 조성되는 과천에도 화훼단지ㆍ농원 등이 빼곡하게 들어선 채 영업을 해온 터라 생존권 문제가 커지고 있다. 과천지역 화훼협회와 과천화훼집하장협의회 등 4개 농업단체는 지난 3일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이날 “신도시 건설부지는 협회 산하 회원들의 삶의 터전이자 대한민국 화훼농업을 대표하는 화훼농가가 밀집된 농업지역”이라며 “정부는 화훼농민을 위한 생존 대책 없이 주택개발계획만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박태석 과천화훼협회장은 “대한민국 화훼산업 중심지가 개발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정부와 과천시는 화훼농민의 생존권과 화훼산업에 대한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만약 화훼농민의 생존권 대책 없이 3기 신도시 건설을 추진할 경우 화훼농민들은 과천시와 지역 정치인에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남 교산지구 주민들의 반대도 거세다. 춘궁동, 천현동, 창우동 등 주민 1000여 명은 ‘하남 교산 공공주택지구 주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위한 주민 등의 의견청취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지구지정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하남시에 제출했다.

주민대책위는 의견서를 통해 “지난 50여 년 동안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희생을 강요당해온 주민들은 이제 공공주택건설이라는 새로운 요구 때문에 또 다른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며 “‘환지 방식’ 등 토지등소유자들의 재산권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수용 방식을 통해 해당 소유권을 박탈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정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인 개발 사업인 공공주택지구 지정 계획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만일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한다면 이 지역주민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2기 신도시 “교통 고통 여전… 3기 신도시에 박탈감”
GTX-A 노선 변경 요구ㆍ문화유적 훼손 우려… ‘첩첩산중’

화성 동탄, 파주 운정, 양주 옥정 등 2기 신도시 주민들도 3기 신도시 발표에 불만이 큰 상황이다. 동탄지역 주민 600여 명은 지난해 12월 29일 동탄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우리는 10년째 교통지옥에서 사는데도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2기 신도시를 우선순위에서 밀어냈다”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3기 신도시를 반대하는 글이 이어졌다. 한 청원인은 “기존 2기 신도시는 입주 연도가 몇 년 안 됐거나 미분양 된 지역도 있는데 또 새롭게 신도시를 개발한다고 하면 2기 신도시는 아직 생활 인프라가 미비한 부분이 많은데 뒤로 밀려 나가고 잊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어렵게 착공한 GTX-A(파주~동탄)마저도 노선이 일부 아파트 단지와 발전소 등의 지하를 관통한다는 소식이 확산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GTX-A노선은 아파트 주거동이나 발전 시설 아래를 정통으로 가로지르는 게 아니라 체육 시설 같은 부속 시설 하부를 통과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시위ㆍ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파주ㆍ고양 시민은 물론, 강남권 아파트 주민들도 노선 우회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한편, 3기 신도시 개발로 문화유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남문화유산지킴이 시민위원회’ 회원 20여 명은 지난 3일 하남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기 신도시 조성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하남시는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었으나 미사지구 등 각종 개발 등으로 인해 구석기 시대의 유적 유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출토 유물들은 뿔뿔이 흩어져 다른 지역 기관의 수장고에 보관되는 등 아픔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신도시에 포함된 춘궁동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는 곳으로 문헌사적으로 고대 백제시대 왕성이 있던 지역으로 주장되는 곳이며 특히 광주 향교를 비롯한 천왕사지 등 사업부지 대부분이 유물 산재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하남문화유산지킴이 시민위원회 관계자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우리의 중요한 문화유적이 통째로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했다”며 “통째로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한 유물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3기 신도시 건설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기 신도시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민간 전문가 의견과 지역주민 건의사항 등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3기 신도시 개발을 둘러싼 반발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과거와 달리 주택공급정책에서 주민 반대가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 됐다”며 “각각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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