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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미루고’… 올 상반기 강남 재건축, 복잡해진 셈법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2019년의 새로운 시작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은 희망찬 새해를 말하기 어렵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에 따른 부담금(이하 재건축 부담금)이 크게 오르리라는 전망 탓에 그 대상인 초ㆍ중기 재건축 사업장들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도시정비업계, 신년 첫 화두 또다시 ‘재건축 부담금’
작년 강남권 재건축 주변 시세 급상승 ‘눈길’

올해 재건축 부담금 상승이 예상되는 이유는 작년 한 해 강남 재건축 단지 주변의 아파트들의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KB부동산 등 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서 가까운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전용면적 85㎡는 지난해 1월 3.3㎡당 평균 시세 5773만 원에서 12월 7192만 원으로 약 25% 올랐다(이하 전용면적 생략). 대치동 ‘래미안팰리스’의 85㎡는 지난해 1월 평균 시세가 5063만 원에서 12월 7406만 원으로 46%가량 치솟았다.

재건축 부담금은 사업 개시부터 종료까지 오른 집값에서 해당 지역의 평균 집값 상승분과 개발비용을 뺀 금액에 부과한다. 이러한 초과이익(개발이익)이 조합원당 평균 3000만 원을 넘으면 구간을 나눠 최소 10%에서 최대 50%를 거둬들인다. 사업 추진 도중(사업시행인가 이후) 부과하므로 종료 시점 집값은 현재 주변 시세를 기준 삼아 예상 집값 상승률로 추정한다. 사업 개시 시점은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일, 종료 시점은 준공 인가일이다.

따라서 주변 시세가 상승하면 재건축 아파트값도 오름세가 예상되므로 재건축 부담금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1월 제도가 부활하자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 20곳의 조합원 1인당 부담금이 평균 3억7000만 원 안팎이라는 모의산정 결과를 내놨다.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는 조합원 1인당 최소 1억6000만 원에서 최고 8억4000만 원, 평균 4억4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6개 재건축 단지에 부담금 예정액이 통보됐다. 그 중 가장 높은 금액은 서초구 반포동 반포현대 재건축의 1가구당 1억3569만 원. 반포현대는 현재 1개동 80가구의 소형 아파트로, 재건축을 통해 공급되는 일반물량이 12가구에 불과하다. 때문에 당초 이곳 조합은 850만 원 수준을 예상했으나 16배 높은 금액이 나왔다.

역시 재건축 부담금 대상인 강남구 한 조합장은 “반포현대가 1억3000만 원이면 국토부 시뮬레이션 최소금액 수준이고, 대단지는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그나마도 작년 초 얘기이고 올해에는 그보다 1~2억 원, 많으면 3~4억 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인상 시, 가격차ㆍ부담금 ↑
추진위 설립 늦춰 ‘반사 이익’ 노림수

게다가 국토부에서 올해로 예고한 공시가격 현실화(인상)도 재건축 부담금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가격은 재건축 부담금을 산정할 때 개시ㆍ종료 시점 주택가격의 근거가 된다.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대체로 시세의 60~70% 선이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주택가격이 오르면 올해 이전에 추진위를 설립한 사업장 대부분은 재건축 개시 시점 공시가격과 차이가 커진다.

서울 강남권 84㎡의 보유세는 작년 기준 200~400만 원 수준이지만 재건축 부담금은 규모가 훨씬 크다. 수백억~수천억 원이 재건축 조합에 부과되면 조합이 조합원별로 부과액을 나눈다. 서울 주요 입지의 재건축 단지 조합원당 부담금은 수억 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단독ㆍ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재건축 사업장은 부담금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 재건축사업이 대표적이다. 작년 9월 송파구는 이곳 조합에 조합원 1인당 평균 5795만 원의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했다. 재건축 개시 시점에는 단독ㆍ다가구로, 종료 시점에는 아파트로 주택가격을 산정하느라 개발이익도 재건축 부담금도 커졌다.

추진위 구성을 아예 공시가격이 오르는 4월 이후로 늦춰서 재건축 부담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개포주공5ㆍ6ㆍ7단지와 송파구 오금동 가락상아아파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아파트는 오는 4월 공시가격이 오른 뒤 추진위를 구성해 사업 개시 시점의 집값을 최대한 높게 잡을 복안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시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사업을 하게 되면 종후 부동산과 종전 부동산 가격의 차이가 작아지기 때문에 개발부담금이 줄게 되므로, 이를 노리고 사업을 고의 지연시키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러 사업 일정을 늦추면 각종 사업비의 이자 발생 등으로 인해 조합원 분담금은 늘어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오랫동안 사업이 지연된 경우, 올해 공시가격 인상의 여파를 덜 받을 수 있다. 추진위 최초 승인일부터 준공일까지 10년을 넘으면 새 아파트 준공 시점으로부터 역산해 10년까지 시세를 기준으로 부담금을 계산한다.

부담금 부담으로 곳곳에서 ‘속도 조절’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 새로 포함 가능 
우려

이처럼 재건축 부담금이 높아지자 적지 않은 재건축 단지에서 사업 추진을 미루거나 멈췄다. 

최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시공자 우선협상 지위(3번 경쟁입찰 무산 뒤 수의계약)를 박탈했다. 지난 7일 열린 임시총회에 참석한 이곳 조합원 857명(전체 1622명) 가운데 745명(찬성률 86.9%)이 시공자 선정 취소 안건에 동의했다. 작년 총회에서 선정한지 5개월여 만이다.

대치쌍용2차의 경우 지난해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으나 7개월 넘도록 정식 계약을 맺지 않았다. 대치쌍용1차는 대치쌍용2차의 추이를 지켜볼 요량으로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 

이들 재건축사업의 지연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재건축 부담금을 안게 된 상황이 사업 추진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만들었다는 게 도시정비업계의 분석이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는 시공자 계약조건 협상에서 900억 원대 특화설계 공사비와 공사 범위를 놓고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대치쌍용2차 역시 시공자가 제한한 무상설계 범위와 특화설계 관련 비용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인근의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는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곳 재건축사업은 2017년 말 관리처분인가 신청으로 재건축 부담금 대상에서 빠졌으나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시공자 선정 비리가 드러났고, 이에 따라서 시공사 선정 무효 소송이 제기됐다. 만약 재판에서 관리처분인가가 무효로 판결되면 다시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하므로 재건축 부담금을 적용받아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토부가 모의산정한 최고 재건축 부담금 8억4000만 원의 대상이 이곳이라고 관측한다”면서 “더욱이 재건축 부담금이 더 오를 텐데, 올해 새롭게 산정하면 10억 원 안팎으로 뛰지 않을까 예상된다”라고 귀띔했다.

한편, 처음 재건축 부담금 제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전국 5개 아파트에 부담금이 부과됐다.

전국이라고 해도 5개 아파트 모두 서울에 위치한다. 이들 가운데 정풍연립, 우성연립, 이화연립 등 3곳은 부담금을 납부했고 한남연립, 두산연립 등 2곳은 법정 다툼 중이다. 비교적 높은 부담금을 통보받은 2곳이 납부를 거부한 것이다. 

소송을 진행 중인 한 관계자는 “지금도 이미 부과 받은 부담금에 이자가 매달 수천만 원씩 붙고 있다”면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잘 알지만 물러설(납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남연립 조합은 국가에 이의를 제기해 조합 전체에 부과된 부담금을 약 20억 원에서 약 17억 원으로 낮췄다. “당시에는 처음 제도를 적용하느라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았는데 조합이나 개인이 문제를 제기해야 고쳐졌다”면서도 “(재건축 부담금 제도가) 지금도 부족할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2018년 재건축 부담금 최고액, 반포현대아파트 ‘1억3569만 원’ 어떻게 나왔나?

지난해 반포현대아파트에 1가구당 재건축 부담금 1억3500만 원 정도가 나왔다. 이는 지금까지 최고 액수인데, 해당 조합은 예상(850만 원)보다 높아서 놀랐고 다른 재건축 사업장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의 부담금이 통보될까 우려했다. 일부는 서초구와 국토부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국토부는 반포현대 부담금에 대해 “국토부 업무 매뉴얼에 근거해 적정하게 산정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앞으로도 재건축 부담금 산정이 투명하고 엄정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한국감정원 등 전문기관에 대한 업무 지원, 지자체 교육 등을 통해 재건축 부담금 관련 업무가 일선 지자체에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부담금 산정 기준은 뭐고 어떤 방식으로 산정되는 걸까? 재건축 부담금은 추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준공시점까지 최대 10년까지 발생한 개발이익에 대해 세금을 적용하게 된다. 정상적인 집값 상승분과 건축비 및 조합운영비 등은 제외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만 원래 집값에서 개발비용과 집값이 정상적으로 상승했을 때의 상승분을 더한 값을 재건축 종료시점의 집값에서 빼라는 것이다. 정상적인 가격 상승이나 개발비용은 인정하지만, 그로 인한 가치상승을 일종의 ‘불로소득’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된 재건축의 이익을 초과이익으로 규정하고 그 초과이익의 금액구간별로 부과율은 면제부터 50%까지 적용한다. 조합원 1인당 평균이익별 부과율 및 부담금 산식도 가능하다. 실제로 반포현대에 통보된 부담금을 들어 직접 산정해보자. 

준공시점 주택가액이 상승하게 되면 부담금은 더 증가한다. 개시시점 주택가액은 2015년 추진위원회 설립시점 감정가액(가구당 4억7825만 원)이며,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98억2000만 원)은 연평균 4.1%가 적용된 결과다.

사실 준공 시점 가격변동은 예측하기 어렵다. 아마도 정부는 계속 오를 것으로 가정하고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즉, 지금의 재건축 부담금은 추정치다. 최종적인 재건축 부담금은 종료시점(준공)의 명확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확정 부과된다. 따라서 향후 주택시장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시장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재건축 부담금 규모는 추정액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부담금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1대 1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을 꼽을 수 있다. 1대 1 재건축은 평형 배정에 따라 조합원의 추가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넓어지는 평형 배정이 장점이다. 리모델링은 이미 용적률이 높아서 재건축을 하더라도 가구수 증가가 제한적일 경우 주로 선택한다.

이 밖에도 공사비, 조합 운영비, 각종 공과금 등 재건축에 들어가는 개발비용이 많아지면 부담금이 줄어들 수 있다. 강남권 재건축은 대부분 ‘명품’, ‘고급’ 등을 내세워 수입 마감재, 고가의 (빌트인)가전ㆍ가구 등을 쓰기 때문에 공사비로 많은 돈을 들인다. 다만, 집값도 큰 폭으로 오른다.

김학형 기자  keith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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