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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의 창과 방패가 되는 산업재산권
▲ 서경호 지브이특허법률사무소 파트너 변리사 / 아유경제 편집인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에 사무실을 지원하는 국영의 모 센터에 잠시 지원을 나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 그곳에는 가상현실 시스템을 개발하여 판매하거나 서비스하는 기업이 입주하고 있었는데, 그 기업의 대표님으로부터 상담의뢰가 들어왔다.

상담 내용은 한 업체가 자신들의 제품을 유사하게 만들어서 시장에 들어왔다는 것. 대표님은 몇 년간 노력을 들여 가상현실 시스템을 개발하고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했지만, 서비스ㆍ판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들의 제품ㆍ서비스를 유사하게 따라 한 모방 업체가 등장한 것이라고 했다. 대표님의 말에 따르면 모방 업체가 자체 개발을 하지 않았다는 정황도 있어 보였지만, 대표님은 사업을 시작할 즈음 상표권을 등록한 외에는 특허권이나 디자인권 등의 확보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모방 업체가 상표까지 따라 한 것은 아니었고 해당 제품이 시장에 진출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는 당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모방 업체를 막기 위해 당장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다만, 계속해서 개발 중이신 기술이나 제품의 디자인이 있다면 이에 대한 권리를 앞으로 확보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제안드릴 수밖에 없었다.

2011년경부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작된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이 사람들로 하여금 특허, 상표, 디자인 등의 산업재산권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업 현장에서는 분쟁이 발생하고 나서야 뒤늦게 필요성을 인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하다.

실제로 비용ㆍ예산 문제로 고민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초에 몰라서 혹은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해서 준비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특허 등의 산업재산권은 삼성이나 애플과 같이 연구개발에 엄청난 비용을 쏟는 회사의 것만이 아니다. 기업 간 거래에서 확보된 산업재산권을 물어보는 일이 많아지는 요즘, 산업재산권은 사업운영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재산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바른 이해가 좀 더 뒷받침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인정하고 있는 산업재산권으로는 대표적으로 ▲특허권(「특허법」) ▲실용신안권(「실용신안법」) ▲상표권(「상표법」) ▲디자인권(「디자인보호법」)이 있으며, 여기에 ▲저작권(「저작권법」)을 더하여 ▲지식재산권(지적재산권) 등이 존재한다. 특허 및 실용신안, 상표, 디자인과 같은 산업재산권은 산업재산권이라는 이름 그대로 국가의 산업발전을 위하여 국가에서 특별하게 허용해주는 독점 배타적인 권리이다. 즉, 산업재산권의 권리자는 해당 권리를 사용(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하며 다른 이의 사용(실시)을 배척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권리자는 자신의 산업재산권을 이용하여 경쟁 업체의 모방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 업체 등으로 하여금 시장 진입을 자체를 망설이게 할 수 있다. 또한 산업재산권을 가지는 것만으로 법적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예컨대 「특허법」 제130조와 「디자인보호법」 제116조에 따르면 권리를 침해하는 자의 과실을 추정해주고 있으며, 「상표법」 제112조에 따르면 권리를 침해하는 자의 고의를 추정해주고 있다. 또한 실제로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더라도 산업재산권에 기초한 경고장을 발송하는 단계에서 분쟁을 해소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산업재산권자는 자신이 확보한 산업재산권을 유사시에 창과 방패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권리를 가지지 못한 경우는 전쟁에서 무기와 방패 없이 싸우는 것과 같은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산업재산권의 확보는 사업을 위해서 적어도 사업의 정당한 보호를 위해서 중요하다. 물론 사업의 종류, 규모, 성격 등에 따라 산업재산권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은 달라질 수 있지만 사업을 보호하고자 한다면 내가 가진 지식재산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필요하다면 비용을 들여서라도 권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전쟁에서도 상황에 맞는 적절한 무기가 필요하듯이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나를 도와줄 산업재산권이라는 무기를 적절히 선택해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무기가 될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의 실무적인 특징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특허권, 실용신안권, 상표권, 디자인권의 실무적인 특징에 관하여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특허권과 실용신안권은 발명과 고안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어느 정도 구체화된 발명과 고안의 기술적 사상(아이디어)이 명세서에 기재되어야 하며, 특허청이 이 명세서를 심사하여 허가(등록 결정)하면 이를 등록함으로써 발생한다. 등록된 특허권과 실용신안권은 아이디어 영역에 미친다. 즉, 등록된 특허권과 실용신안권의 명세서(청구범위)에 기재된 바와 동일한 아이디어를 사용하면 침해가 된다. 다만, 특허와 실용신안은 보통 권리 확보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상표와 디자인에 비하여 길며 침해 등의 분쟁 발생 시 해당 아이디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명세서 기재(정확하게는 명세서 내에 기재된 특허청구범위)에 기초하여 판단하므로, 보통은 디자인권과 상표권에 비하여 권리자가 침해인지 인식하기가 어렵고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디자인권은 물품의 외관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지정된 물품과 도면을 기재한 명세서를 특허청이 심사하여 허가(등록 결정)하면 이를 등록함으로써 발생한다. 디자인권은 해당 디자인과 물품과 외관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범위까지 권리범위가 미친다. 디자인은 특허에 비하여 권리 확보까지의 기간이 짧고 비용도 낮으며 외관으로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에 권리자가 보통 침해인지 인식하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실무적으로는 빠르고 확실한 권리행사를 위해 특허권 확보와 병행하여 디자인권 확보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상표권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자의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식별 표지(표장)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산업발전뿐만 아니라 수요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권리라는 점에서 다른 산업재산권과 구별된다. 상표권은 권리자가 상표와 해당 상표가 사용될 상품 종류를 지정하고 특허청이 이를 심사하여 허가(등록 결정)하면 이를 등록함으로써 발생한다. 상표권은 타인이 동일ㆍ유사한 상표를 동일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 침해라고 본다. 상표권은 일반적으로 권리자가 침해인지 여부를 인식하기가 쉽고 권리의 존속기한이 정해지지 않아 권리자가 관리만 잘하면 계속해서 소유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에서는 언제나 치열한 경쟁을 마주하게 되며, 때로는 원하지 않아도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시장에서 창과 방패가 되어줄 산업재산권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준비로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지 못하게 되는 안타까운 일이 미연에 방지되기를 기대해본다.

서경호 변리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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