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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 감면 과잉 규정에 임대인ㆍ임차인 ‘발 동동’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감면받기 위해서는 8년간의 세입자(임차인) 주민등록등본 또는 주민등록증 사본 등 서류를 제출해야 해 과잉 규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도 문제점에 공감하고 뒤늦게 장기임대주택의 양도소득세 감면 신청 서류 요건을 손질할 예정이지만 발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올 하반기에나 실제 현장에 적용이 가능해 임대인ㆍ임차인의 어려움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해 양도소득세 18조 원 역대 ‘최대’ 기록… 전년대비 38.4% 증가

특히 지난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역대 가장 많이 걷힌 것으로 드러나 임대인ㆍ임차인들의 어려움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양도소득세는 2017년 대비 2조9000억 원(19.1%) 늘어난 18조 원이 걷혔다. 이는 예산 편성 당시 계획했던 것보다 7조7000억 원(75.3%) 많은 금액이다.

실제 2017년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4.69%)을 반영한 2018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평균 10.19% 올랐다. 강남권 상승률은 12.7~16.1%였다. 이렇게 가격이 오르다보니 과세표준 금액이 높아졌다.

게다가 작년 4월 다주택자 중과 시행을 앞두고 부동산 거래가 늘어 양도세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 따르면 2018년 1ㆍ4분기 주택거래량은 23만2800건으로 2017년 1ㆍ4분기 대비 약 16.8% 늘었다. 같은 기간 토지 역시 전년 동기보다 약 21.6% 늘어난 86만9700필지가 거래됐다.

정부 관계자는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는 2018년 징수 실적이 역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세입자 신분증 사본 없으면 양도세 혜택 못 받아… 세입자 이사 가면 ‘속수무책’ 

그런데 세입자 정보가 없으면 양도세 혜택을 못 받는 등 어려움이 커지고 있어 임대인ㆍ임차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행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97조제4항에 따르면 세액의 감면신청을 하고자 하는 자는 세액감면신청서에 ▲임대사업자 등록증 ▲임대차 계약서 사본 ▲임차인의 주민등록표등본 또는 주민등록증 사본 ▲기타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서류 등을 첨부해 납세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즉,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집주인은 임대 의무기간이 끝난 후 언제 팔지도 모를 주택에 대해 한 번이라도 거주했던 세입자들의 신분증 사본은 모두 기약 없이 보관해야 한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등록 시 구청이나 세무서 등에서 양도세 감면 제출 서류에 대해 상세한 안내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진행하기 때문에 이를 잘 모르는 집주인들도 많을 것이다”며 “게다가 세입자 개인정보를 수년간 보관해야 한다는 점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부담스러운 조항”이라고 꼬집었다.

계약 초기부터 이 같은 내용을 인지해 세입자에게 설명한 뒤 신분증 사본을 받아뒀다면 문제가 없지만 집주인이 이 조항을 모르는 상태에서 세입자가 중간에 이사를 가거나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혜택을 못 받게 된다. 특히 집주인과 세입자가 사이가 안 좋아 신분증 사본을 달라는 집주인의 요청을 세입자가 거부할 경우 이를 대신할 방법도 전무한 상황이다.

이달 19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일반적인 전ㆍ월세 임대차 계약 시 집주인과 세입자가 신분증을 서로 확인하는 것은 있어도 따로 보관하지 않는다”며 “조세 감면을 받기 위해 서면으로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는 건 일반적인 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규제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ㆍ국세청 “개정 건의할 것”
업계 “당초 정책 완성도 높여야”

정부도 이 같은 임대인ㆍ임차인의 고충을 인지해 뒤늦게 규정 개선에 나설 계획이지만 다소 시간이 걸려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시행되기까지는 더더욱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국세청은 매년 7~8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세법개정안과 관련해 관계 부처의 개정 의견을 받는 단계에서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제출 서류 요건을 개선해 달라고 건의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임대주택을 팔 때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면 임차인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사본 등이 필요하지만 이는 행정정보 공동이용 등 다른 방법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며 “해당 조문이 개정돼 임대인ㆍ임차인들의 고충을 해소할 수 있도록 국세청과 함께 오는 3월 말에서 4월 사이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국토부는 최근 국세청, 행정안전부 등과 연계해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구축하고, 집주인이 임대의무기간, 연 5% 이내 임대료 인상률 등을 잘 지키는지 점검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세입자의 실체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민등록증 사본을 따로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법령을 유지하는 것은 지극히 행정편의주의적 행태”라며 “지금이라도 관련 규정 개선을 진행하는 건 좋은 소식이지만 당초부터 시민 불편을 초래하지 않도록 정책의 완성도도 높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7년 12월 민간의 임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재산세와 임대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해주는 혜택을 제시하면서 지난 한해 임대등록이 급격히 늘었다. 작년 12월 말 기준 등록임대주택은 136만2000여 가구로 전년 말(98만 가구)에 비해 39%나 증가했다.하지만 정부는 임대사업자 세제혜택이 오히려 주택 구매를 부추기는 투기적 수단으로 전락한 것으로 판단해 지난해 9ㆍ13 대책 이후 새로 주택을 취득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이들에겐 이러한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이처럼 양도소득세로 인한 임대인ㆍ임차인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발 빠른 개정으로 이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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