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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시가격 인상 예고에 부동산시장 ‘출렁’
▲ 최근 정부가 표준단독주택에 이어 표준지 공시가격을 발표하자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공시지가가 1년 전에 비해 상승한 결과로 집계돼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을 두고 업계의 다양한 입장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9.42% ↑
일부 자치구, 공시가격 상승에 국토부에 ‘이의’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가 이달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을 공개했다.

전국의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은 작년 6.02% 대비 3.4% 포인트 오른 9.42%를 기록하며 2008년 9.63%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표준지 상승률은 2013년 2.7%에서 시작해 2015년 4.14%, 2017년 4.94% 등으로 변동하며 6년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인 현실화율은 작년 62.6%에서 2.2% 상승한 64.8%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앞서 표준단독주택은 시세 15억 원 이상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을 많이 올렸다면, 표준지는 ㎡당 2000만 원이 넘는 고가 토지를 중심으로 공시가를 집중적으로 상향 조정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지난해 개발호재로 땅값이 많이 오르거나 그동안 저평가된 고가 토지가 많은 서울, 부산, 광주 등지는 상승률이 10%를 넘겼다. 수도권은 10.37%,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는 8.49%, 시ㆍ군은 5.47%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국제교류복합지구ㆍ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계획, 광주는 에너지밸리산업단지 조성, 부산은 재개발사업 등의 요인으로 땅값이 많이 오른 게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2007년 15.43%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의 최대치다. 충남은 세종시로 인구 유출, 토지시장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낮은 상승률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시ㆍ군ㆍ구별로 전국 평균보다 높게 상승한 지역은 42곳, 평균보다 낮게 상승한 지역은 206곳이다. 서울 강남구(23.13%), 중구(21.93%), 영등포구(19.86%), 부산 중구(17.18%), 부산진구(16.33%)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서울 강남은 영동대로 개발 계획 등으로, 중구는 만리동2가 재개발사업 등 개발호재로 인기를 끌었고 부산 중구는 북항 재개발사업, 부산진구는 전포카페거리 활성화사업 등으로 지가가 급등했다. 작년보다 하락한 지역은 지역 산업이 침체한 전북 군산(-1.13%), 울산 동구(-0.53%) 등 2곳밖에 없다.

이처럼 표준주택ㆍ표준지에 대한 정부의 공시가격 발표 이후 서울 일부 자치구는 가격의 인상 폭이 너무 크다며 국토부에 의견을 전달했다.

최근 유관 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강남ㆍ서초ㆍ동작ㆍ성동ㆍ종로구 등 5개 구의 관계자는 지난달(1월) 10일 세종시 국토부를 찾아 표준단독주택 공시 예정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인상 폭을 조정해 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전날(9일)에는 마포구 관계자들이 지역 주민들과 국토부를 방문해 비슷한 의견을 전달했다. 따라서 표준지 공시지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선 고가 토지에 대한 핀셋 증액이 문제로 떠올라 형평성 논란이 짙어지고 있다. 정부가 이처럼 현실화율을 도구로 삼아 공시가격을 임의대로 조정하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만약 부자 감세 기조의 정부가 들어섰을 땐 고가 토지ㆍ주택에 대한 형평성이 떨어져 핀셋 감액을 불러 올 수 있다”면서 “정부가 근본적으로 공시가격 산정에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정 과정을 이룰 수 있도록 일관된 제도를 세워야 한다”고 귀띔했다.

도시정비사업지 공시가격 인상에 ‘반색’… 재건축 분담금 감소 기대
경실련 “목표한 ‘시세 80%’ 현실화에 한참 못 미쳐”

반대로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 방침에 찬성하는 입장도 있다.

공시가격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이하 초과이익환수제)와 연관이 높기 때문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 추진위구성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준공 때까지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쉽게 얘기하면 주변 시세보다 이익이 많이 발생할 때 부과되는 금액으로 결국 개발이익의 사유화를 막고 재건축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

이때 분담금은 사업 완료 시 해당 아파트 감정평가액과 사업의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한 공시가격의 차이로 결정된다. 즉, 공시가격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분담금은 줄어든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려는 도시정비사업 구역들이 인상을 원하는 이유다.

여기에 ‘시세 80%’ 수준을 목표한 현실화에 한참 못 미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1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논평을 통해 “정부의 공평과세, 시세반영률 현실화 의지가 무색할 만큼 엉터리이며, 현실화율이 64.8%라는 정부 주장 역시 믿기 힘들다”면서 “찔끔 인상된 표준지 공시지가로 공평한 과세는 어림없으며, 정부에 시세반영률 산정 근거 등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수십 년간 반복되는 엉터리 공시지가, 공시가격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또한 정부가 조세저항에 굴복해 공시지가 정상화는커녕 단순 시세변화만 반영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그간 불평등한 공시지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2배로 상승해야하지만 극히 일부(전체의 0.4%)만 20% 상승했을 뿐, 나머지 99.6%는 7.3%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면서 “지난해 6% 상승한 것에 비춰봤을 때 공시지가 현실화를 위한 정책적 판단은 없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과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경우 상승률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낮은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공시지가 현실화율을 64.8%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아파트용지와 상업용지 등의 시세와 공시지가를 비교한 자료와는 차이가 매우 컸다” 설명했다.

그간 정부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2014년 61.9%, 2015년 63.6%, 2016년 64.7%가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산정 방식과 과정을 공개하진 않았다.

해당 관계자는 “현실화율 제고 의지를 달았던 올해 상승률이 2016년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은 정부 자료가 사실과 부합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바, 현실화율 산정기준과 방식,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 국토부는 표준지 공시지가에 대한 공정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경실련의 논평이 있은 지 하루 만인 이달 14일 국토부는 해명자료를 내고 “이번 표준지 공시지가는 지난 1월 24일 발표한 공시가격의 기본 방향에 따라 그동안 가격이 급등했거나 시세가 현저히 저평가돼있던 가격대의 토지를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개선해 형평성을 제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 등이 기사에서 언급한 사례는 가격이 급등했거나 시세가 현저히 저평가돼있던 가격대의 토지로 분석돼 해당 토지의 시세 반영 수준에 따라 공시지가 상승률도 다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올해는 감정평가사가 철저한 시세 분석을 거친 것이라고 강조하며 “표준지 공시지가를 결정하는 절차에서, 동일한 지역 내에서도 이미 시세 반영 수준이 높은 토지의 공시지가는 상승률이 낮고 시세 반영 수준이 낮았던 토지의 공시지가는 상승률이 높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3월 14일까지 접수된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기존 감정평가사가 아닌 다른 평가사가 재검토를 벌이고 만약 조정된 공시지가는 올해 4월 12일 다시 공시한다는 방침이어서 공시가격과 관련한 추이는 당분간 부동산시장의 이슈가 될 전망이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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