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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건설에 뿔난 2기 신도시 주민들… ‘갈등 예고’

[아유경제=최다은 기자] 정부는 서울 집값 안정화 정책의 일환으로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와 부천시 대장지구에 수도권 3기 신도시를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이달 7일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일산ㆍ운정ㆍ검단 등 기존 1ㆍ2기 신도시 주민들이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3기 신도시 건설 후폭풍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 건설 예고
경기 일산ㆍ파주 주민들 ‘반대 집회’

현재까지 1기 신도시는 ▲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등 5개 도시를, 2기 신도시는 모두 12곳으로 ▲서울 송파(위례) ▲인천 검단 ▲경기 김포(한강) ▲화성 동탄1ㆍ2 ▲평택 고덕 ▲수원 광교 ▲성남 판교 ▲양주 옥정 ▲파주 운정 ▲충남 아산신도시(천안ㆍ아산) ▲대전 도안신도시(유성ㆍ서구)가 꼽힌다.

그중 고양 일산과 파주 운정 등 신도시연합회는 지난 12일 500명의 주민과 함께 3기 신도시 지정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고양 창릉지구의 3기 신도시 지정 취소를 요구하며 오는 18일 2차 촛불 집회와 함께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예고했다.

신도시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턱없이 부족한 자족도시 기능과 열악한 광역교통망으로 서러움을 느낄 때 정부는 창릉동 3기 신도시 지정을 기습적으로 발표해 우리를 분노케 했다”며 “1, 2기 신도시인 일산과 운정지구 자족 기능은 제대로 확보하지도 않고 서울 경계에 추가로 신도시를 조성하면 일산과 운정지구는 베드타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산과 파주 운정 지역은 지난 1년간 공시가격이 수천만 원 하락하고, 집값도 1억 원 이상 급락했다. 지난 14일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일산서구의 랜드마크 단지 중 한 곳인 ‘하이파크시티일산파밀리에’는 전용면적(이하 생략) 173.77㎡ 공시가격이 지난해 1월 약 4억 원에서 올해 1월 3억7600만 원으로 2400만 원 하락했다. 2588가구 대단지인 ‘큰마을대림’도 84.73㎡의 공시가격이 작년 1억8700만 원에서 올해 1월 1억7600만 원으로 1100만 원 떨어졌다. 주엽동 강선마을 14단지의 경우 84㎡가 최근 5억9000만 원에서 4억7000만 원으로 1억2000만 원 하락한 매물까지 나왔다.

이처럼 아파트가격 하락과 더불어 주민들은 고양시에 예정된 입주 물량도 지적했다. 현재 고양시에 예정된 물량은 창릉 3만8000가구를 포함해 총 9만500가구로, 창릉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서면 이들 지역 아파트값 하락세는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한 주민은 “3기 신도시 지정은 운정과 일산 등 기존 신도시 주민들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지하철 3호선을 운정신도시까지 확정해 조기 건설하는 등 기존 신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2기 신도시를 아직 마무리하지도 않았으면서 3기 신도시를 바로 옆에 만들어서 2기 신도시를 고사시키려고 한다”면서 “정책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민들의 반발에 지방정부도 한뜻을 모았다. 파주시는 정부에 고양 창릉에 대한 신도시 조성 계획에 반대하는 태도를 밝히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시는 지난 9일 입장문을 발표해 “운정신도시의 경우 아직 3지구 분양조차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정부가 약속한 첨단기업 유치와 지하철 연장 등 광역교통개선 대책이 이행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운정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새로 신도시가 조성되면 심각한 교통난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주택 수요를 분산시키려 한다면 신도시를 건설하기에 앞서 운정신도시의 교통 인프라 확충부터 우선돼야 한다는 뜻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도 이달 14일 서울 혜화동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신도시 개발 정책 방향을 수정할 것을 요구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정부가 막대한 개발 이익을 노리고 신도시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며 “신도시 개발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만들지 않는 한 3기 신도시는 주거 안정보단 부동산 투기, 집값 불안만 야기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1ㆍ2기 신도시 교통난 해결 ‘안돼’… 엎친 데 덮친 격 버스요금 ‘인상’
“3기 신도시 들어서면 교통지옥 가중될 것”

일산과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인근 창릉지구 3기 신도시 지정으로 도시 경쟁력이 더 약화할 것을 우려함과 동시에 버스요금 인상으로 열악한 교통환경도 더욱 안 좋아질 것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고양 창릉지구 광역교통망인 ‘고양선’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다고 하자, 2기 신도시 주민들은 박탈감을 호소했다. 현재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 중 판교와 광교를 제외한 8곳은 계획됐던 주요 교통망의 대부분은 아직 착공조차 안 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3기 신도시 발표에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지난 12일 집회를 열고 “12년 전 첨단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달콤한 말만 믿고 파주로 이주했지만, 출ㆍ퇴근 교통지옥 등 불편을 감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도시연합회 관계자도 “주민들이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하철 3호선을 운정까지 연장해 최대한 빨리 건설해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인근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강한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도 버스요금 인상으로 교통 등 여건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4일 경기도 경기지역 시내버스 요금은 올해 9월부터 현재 1250원에서 1450원으로 200원 오른다. 직행좌석버스 요금은 2400원에서 2800원으로 400원 인상된다. 그동안 버스 노조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임금 감소분 보전을 포함한 임금 인상을, 버스 업계는 추가 채용 부담 등에 따른 요금 인상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재차 가시화된 2기 신도시 교통여건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3기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2기 신도시 교통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 고양 창릉지구에 지하철 고양선을 신설하면 인근 신도시 주민들도 서울로의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를 조성하기 전에 지자체와 수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하며 교통망 구축 계획을 논의했다”면서 “2기 신도시처럼 인프라 부족으로 실패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기존 신도시에 필요한 교통망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교통망이 3기 신도시 입주 시기에 맞춰 완성되면 2기 신도시 공동화를 부추긴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새로운 교통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기존 신도시 교통망 개선작업도 병행해야만 서울 인구의 분산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정책을 부동산시장에 혼란이 아닌 안정을 위한 보완책이란 주장이지만 지역주민은 각기 상충한 생각을 나타내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3기 신도시 건설은 수도권 분양시장의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예상돼 향후 정부와 2기 신도시 주민들의 대립양상 변화와 후속 조치가 주목된다.

최다은 기자  realdae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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