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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일몰제 공포’ 도시정비사업지 삼키나?
▲ 내년 3월 ‘정비구역 일몰제’ 기한이 다가오면서 해제 대상 사업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를 해제하는 ‘정비구역 일몰제’가 가시권에 들어와 해제 위기에 놓인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시, 정비사업지 38곳에 일몰제 적용 대상 고지
내년 3월 2일 일몰제 적용 예상

‘일몰제’란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듯이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일정 기간 내 진행되지 않고 지연되고 있을 때, 정비구역 및 사업 자체가 자동 해제ㆍ폐지 또는 정비사업조합(조합) 및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해산되는 제도를 말한다.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조의3제1항에 따르면 사업에 진척이 없는 경우 정비구역 등을 해제할 수 있도록 일몰제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세부 규정으로는 ▲정비구역 지정 예정일로부터 3년 동안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하지 않은 경우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된 날부터 2년 동안 추진위의 승인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 ▲토지등소유자가 정비구역으로 지정ㆍ고시된 날부터 3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추진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 ▲추진위가 추진위구성승인일로부터 2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 등이다.

보통 정비구역 지정 후 2년 내에 추진위를 구성하지 못하거나 추진위 승인 이후 2년 내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지 못할 경우 시ㆍ도지사의 직권으로 해당 구역은 일몰제 적용을 받게 된다고 보면 맞다.

최근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3월 말께 관할 자치구에 공문을 발송, 강남구 압구정특별3구역(이하 압구정3구역), 서초구 신반포2차, 송파구 장미 등 재건축 단지 32곳과 성동구 성수전략정비2지구 등 재개발구역 15곳, 송파구 마천시장정비 1곳 등 총 38개 사업지를 대상으로 일몰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렸다.

사실 일몰제는 2012년에 이미 도입됐음에도 그간 존재감이 미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시장은 사업의 수익은 감소한 반면 건설과 금융비용 등이 증가해 침체기에 빠지는 등 난항을 겪어야 했다. 늘어난 추가 부담금, 지지부진한 일반분양 실적 등 여러 상황이 한꺼번에 몰려 조합 설립 이전 재개발 구역 주민들은 스스로 정비구역 해제를 요구한 것. 결국 애초에 일몰제는 방식은커녕 상당수의 사업지들이 토지등소유자 동의 방식이나 시장ㆍ도지사의 직권해제 방식을 통해 한시적으로 구역이 해제됐다.

여기에 2012년 2월 1일 이후 정비구역 지정된 사업지에만 일몰제가 적용돼 2월 1일 이전에 추진위를 승인받은 구역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상황이 이러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2012년 이전 추진위 승인 사업지에 대해서도 일몰제를 확대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고 실제로 김경현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그는 “추진위가 승인일로부터 2년 내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 등에 정비구역을 해제하도록 하고 있으나, 2012년 2월 1일 이후 정비계획이 수립된 경우에만 이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실효성을 고려해 2014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정비계획이 수립된 경우 일몰제 적용의 기산일 즉 ‘추진위구성승인일’ 및 ‘조합설립인가일’을 2014년 7월 1일로 보도록 해 이 날짜를 기준으로 2년 또는 3년이 되는 날까지 사업이 진척되지 않은 경우 정비구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민간사업 자율성 침해와 잇따른 해제 구역의 과부하 등을 이유로 시장 충격을 우려한 당시 정부가 난색을 표하며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으나 당시 국토교통위원장 대안으로 병합 심사돼 결국 해당 제안은 2015년 8월 1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다.

최종적으로 국회를 통과한 최종안 부칙은 2012년 1월 30일 이전에 추진위구성승인을 얻은 현장들은 새 법이 시행되는 2016년 3월 2일부터 4년 이후까지 조합 설립을 하지 못한 경우에 한해 일몰제를 적용하기로 했고 내년인 2020년 3월 2일이 적용 시점인 것이다. 

압구정3구역, 증산4구역 등 일몰제 적용으로 치명타
전문가 “추후 구역해제 구역 늘어날 가능성 농후”

일몰제 제도가 2020년 도시정비업계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그 여파는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일몰제 적용 대상지에 압구정3구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며 사업 중단 기로에 서게 됐다.

압구정3구역은 2018년 9월 추진위구성 변경승인 이후 현재까지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건축 정비구역 해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해당 단지 관계자는 “올해 추진위의 운용 예산이 400억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일몰제가 적용되면 막대한 예산을 날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서울 은평구 증산뉴타운 중 최대 규모인 증산4구역 재개발사업 역시 해제 위기에 놓여 있다. 증산4구역은 2014년 8월 11일 추진위구성승인을 받았지만 2년이 넘도록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하지 못해 일몰제 적용 대상에 올랐다. 이에 증산4구역 추진위는 일몰제 연장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고 결국 서울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일몰기간이 다가오기 전 최대 2년까지 기한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자체의 재량행위를 이유로 서울시의 손을 들어줘 증산4구역 재개발사업은 구역 해제 절차에 들어갔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처할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은 구역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추후 효율적인 운영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숨통이 조여들 수 있는 상황이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전문가 역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의지가 상당히 강한 만큼 현재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역들이 많아 우려스럽다”면서 “현시점에서 향후 일몰제로 인해 구역이 해제되는 현장들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가 기존 정비구역의 70%를 해제할 수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돌고 있는데 정황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해제된 구역은 한 번 해제되면 사업 재추진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지속적인 사업 추진을 통해 정비구역 해제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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