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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재건축은 가라… ‘미니 재건축ㆍ리모델링’ 전성기 맞아
▲ 규모가 작은 미니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업지에 활력이 더해지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초과이익환수제도,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압박으로 여전히 재건축사업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유관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찰나에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하 빈집법)」이 개정, 시행에 돌입하며 미니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꽉 막힌 재건축 대신 한강변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사업도 두각을 나타내 업계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빈집법 개정 등 규제 완화 분위기에 미니 재건축 ‘각광’
대상 물량 증가하는 등 건설사들 ‘군침’

최근 미니 재건축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미니 재건축은 보통 가로주택정비사업, 자율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재건축을 통칭한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로에 둘러싸인 블록 단위 소규모 노후 주택을 정비하기 위해 도입된 사업이다.

미니 재건축의 가장 큰 장점은 사업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안전진단 생략이 가능하고 도시건축심의를 통해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를 함께 득할 수 있다. 여기에 일반적인 재건축과는 다르게 조합 설립 의무가 없고 주민합의체와 조합 설립 중 선택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특성상 평균 2년에서 3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평균적으로 일반 재건축은 8년에서 9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니 상당한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중심으로 ‘미니 재건축’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달 26일 시공자로 삼호를 선정한 대구광역시 77태평아파트는 지난 4월 9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이하 현설)를 개최했고 당시 대형 건설사를 필두로 총 21개 건설사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77태평아파트 소규모재건축은 대구 중구 태평로 205(태평로1가) 일대를 대상으로 지하 3층~지상 42층 규모의 아파트 404가구, 오피스텔 114실, 판매시설과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총 공사금액은 1071억 원 규모다.

지난 25일에는 인근 78태평상가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시공자선정총회를 통해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다.

서울 중랑구 세광하니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 역시 이달 2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유탑건설 ▲라온건설 ▲서해종합건설 ▲원건설 등 총 4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이 사업은 중랑구 동일로121길 20(중화동) 일대 5546.7㎡에 지하 1층~지상 20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동 223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선 경기 광명시 소하동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최근 입찰을 진행한 결과 신원종합개발이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말 그대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미니 재건축은 수익성 등의 문제로 업계에서 소외되기 일쑤였다. 그도 그럴 것이 도시정비사업에 있어 수익성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변화의 기운이 감지됐다. 최근 정부가 강한 규제로 일관하는 재건축사업과는 달리 미니 재건축에는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4월 5일 빈집법 개정안이 통과해 시행에 돌입했다. 개정안을 들여다보면 소규모 정비사업 관련 인센티브 규정을 개선하고, 증가하는 빈집에 대응해 빈집밀집구역의 관리ㆍ정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주요 내용은 정비기반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해당 지역 용적률에 설치하는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하는 용적률을 더한 범위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해 정비기반시설 설치 및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공적임대 공급에서도 연면적 20%에서 세대수의 20% 이상 공적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경우 법적상한용적률까지 건축을 허용했다.

빈집실태조사 결과 빈집밀집구역 지정을 통해 안전사고 등 발생 방지를 위한 관리를 강화하고 시장, 군수 등은 밀집구역 내 빈집을 우선 매입할 수 있으며 밀집구역 내에서 빈집정비사업 추진 시 지방 건축위 심의를 거쳐 건축 규제를 완화 받을 수 있게 규정을 신설했다.

아울러 현행 자율주택정비사업은 단독주택 및 다세대주택을 개량 정비하는 사업으로 농어촌 및 준농어촌 지역에서 사업 추진이 불가했으나 이번 개정안은 대상주택에 연립주택을 추가하고,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된 농어촌, 준농어촌 지역에서도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기조 속에 최근까지 서울에서만 33개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이 인가를 받았다. 올해 서초ㆍ강남구에서만 4개 단지(▲한국상록연립 ▲남양연립 ▲현대타운 ▲한신빌라) 등이 공사 중이거나 이주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익성 제고 위한 노력 이어져… 지난해부터 관련 법안 발의
지방자치단체, 사업비 일부 보조ㆍ융자 등 ‘지원책’

특히 단점으로 지적된 사업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부단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가로주택정비사업 시행 부지면적 확장을 위한 빈집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김 의원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저출산ㆍ저성장 시대의 주택 수요에 부응하고 사업추진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대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사업임에도 현행 법령의 시행령에서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의 부지면적을 ‘1만 ㎡ 미만’으로 정하고,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건축물의 층수를 지나치게 제한해 좁은 면적에서 중ㆍ저층으로만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마디로 과도한 주민 부담금과 수익성 저하 등으로 사업 추진에 곤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시행되는 가로구역을 해당 사업시행구역의 면적이 ‘2만 ㎡ 미만’인 구역으로 법률에서 직접 규정해 사업추진이 가능한 부지면적을 지금보다 확장함으로써 사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시정비사업지 물량 확보가 어려워 아무래도 소규모재건축 수주에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정부가 미니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지원하는 모양새이고 무엇보다 문제로 지적된 사업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비 중 일부를 보조ㆍ융자해주는 등 지원책을 이어가고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수도권이나 대규모 단지 위주 사업지가 아닌 미니 재건축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서울 도심 개발이나 도시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규제에 묶여 있어 도심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입지 조건이 양호한 역세권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잇따라 소규모재건축이 성과를 보여 향후에도 사업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강변 리모델링사업 선호 ↑
입지 조건 좋아 시세 상승 효과 기대

더불어 최근 한강변 아파트들은 리모델링사업을 선호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역시 재건축 규제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자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한강변은 ‘35층 룰(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 최고 층수 35층 제한)’의 적용을 받는다. 과거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강변 주거지역 내 아파트는 지상 최고 35층까지만 허용하는 35층 가이드라인 등을 재건축에 대한 규제로 정했고 이는 해당 지역 재건축사업에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최대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49층 재건축을 고집하다 서울시 심의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고 35층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반면 리모델링은 기존 용적률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한강변 아파트는 용적률 등 규제로 사업성이 낮은 편이지만 입지가 좋아 리모델링만으로도 재건축에 준하는 시세 상승 효과를 내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대표적인 사업지로 서초구 잠원훼미리아파트를 꼽을 수 있다. 지난 4월 13일 잠원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조합장 김진구)은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했다. 포스코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이 시공권 경쟁을 벌인 결과, 조합원들이 포스코건설의 손을 들어줘 이곳 시공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포스코건설은 서초구 잠원로 202-11(잠원동) 일대 1만133.1㎡를 대상으로 지하 1층~지상 18층 규모의 공동주택 3개동 288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공사를 도맡게 됐다.

해당 사업은 사업 대상인 아파트 단지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한강시민공원에 이르는 위치성이 유효하며 인근에 위치한 잠원동ㆍ반포동 단지들처럼 학군도 매우 뛰어나 우수한 사업성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동구 둔촌현대2차 리모델링 조합 역시 시공자 선정을 향한 막바지 절차에 다다랐다. 이달 10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9일 조합 사무실에서 수의계약 방식의 입찰을 마감했다. 그 결과, 효성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조합은 효성이 참여함에 따라 시공자선정총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강동구 풍성로65길 34(둔촌동) 일대 7909㎡를 대상으로 한다. 조합은 향후 선정되는 시공자와 함께 최고 12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동 196가구 및 주차장(주차대수 81대)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강서구 가양3단지 강변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사업을 위한 추진위를 구성, 추후 추진위 조직을 통해 조합 설립 전까지 사업설명회와 설문조사 등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구역은 이미 포스코건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추진위를 구성한 광진구 자양동 우성1차도 리모델링사업 방식을 두고 대형 건설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등과 논의를 진행하면서 아파트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 동의서 징수를 진행하고 있는 등 리모델링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35층 룰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강변 아파트도 리모델링사업을 선호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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