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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분양가 잠재울 수 있을까?… ‘내 집 마련’ 길 열려 vs 효과 제한적
▲ HUG가 최근 분양가 규제를 발표한 가운데, 이를 두고 내 집 마련에 도움이 될지 혹은 로또청약을 불러오는 역효과를 가져올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사장 이재광ㆍ이하 HUG)가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해 이를 두고 분양가를 잠재워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길을 열어줄지, 혹은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역으로 로또청약 열풍을 키울지 업계의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

이에 본보는 HUG가 발표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변경(안)’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고 이로 인해 시장에 미칠 여파를 전망해봤다.

분양가 향해 칼 빼 든 HUG… 아파트 청약 관리 ‘강화’

지난 5일 HUG는 최근 변화된 시장 상황을 반영해 고분양가 사업장 확산차단을 통한 보증리스크 관리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변경으로 ▲고분양가 사업장 해당 기준 ▲평균분양가 산정방식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에 대한 개선안 등이 마련됐다.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지역기준과 인근기준’에서 ‘1년 이내 분양기준ㆍ1년 초과 분양기준ㆍ준공기준’에 해당되는 경우로 변경했다.

1년 이내 분양기준은 비교사업장을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로 해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평균분양가를 초과하거나 당해 사업장의 최고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최고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다.

아울러 1년 초과 분양기준은 비교사업장을 분양일로부터 1년을 초과하는 아파트로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한국감정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활용)을 적용한 금액 또는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의 105%를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준공기준은 비교사업장을 준공아파트로 해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평균매매가를 초과하는 경우에 고분양가 사업장에 해당한다. 또 당해 사업장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을 적용한 금액과 해당 지역의 최근 1년간 평균분양가격 중 높은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분류한다.

이에 더해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의 평균분양가ㆍ평균매매가를 산정하는 방식을 ‘산술평균+가중평균방식’에서 ‘가중평균방식’으로 변경했고,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의 적용순서가 다소 모호하다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비교사업장의 선정순위를 1년 이내 분양기준, 1년 초과 분양기준, 준공기준 순으로 적용하도록 개선했다.

특히 비교기준 중 준공사업장의 경우 앞서 준공한 시기에 상관없이 기준에 부합하는 모든 단지를 비교 대상에 포함했으나 준공일로부터 10년을 초과한 아파트를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해 심사기준의 합리성을 제고했다.

HUG 관계자는 “기존 심사기준이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기간에는 고분양가 관리에 효과가 있었으나 최근과 같은 안정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준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조치로 ‘1년 초과 분양기준’ 및 ‘준공기준’의 경우 분양가 수준이 현행보다 다소 하향 조정되는 효과가 예상됨에 따라 HUG 보증리스트와 주택시장을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UG는 이번에 변경된 기준을 적용함에 따른 주택시장의 혼선을 방지하고자 약 2주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이달 24일 분양보증 발급분부터 변경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내 집 마련 도울 것 vs 청약 부추기는 꼴”… 업계 의견 분분

이 같은 HUG의 새 방안에 대해 시장에 적용될 경우 집값이 안정화돼 내 집 마련을 위한 서민부담이 줄어든다는 의견과 되레 분양가를 잡지 못해 로또청약을 양산하고 시장경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로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서울 강남 등 입지가 좋은 재건축 단지들이 규제를 피해 후분양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전문가들은 분양가를 최대 10% 포인트 낮추는 이번 조치가 주변 시세와 분양가의 차이를 더욱 벌리면서 로또청약 논란이 다시 불거질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분양가 통제 시스템은 분양이 끝난 뒤 시세차익을 수분양자가 얻는 것이기 때문에 로또청약이 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분양가 규제가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가 규제 강화는 필연적으로 공급 감소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반면 현재 집값 흐름으로 볼 때 로또청약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기존 주택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가 집값이 하락기에 접어들었고, 이를 통제하더라도 주변 시세 대비 100% 이내로 통제하기 때문에 분양가 견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이미 시장에는 실수요 중심의 분위기가 형성돼 수요자가 무리하면서 뛰어들 이유가 없다”며 “특히 기존 고분양가 심사 기준과 비교할 경우 이번 방안이 크게 강화된 점이 없어 효과도 제한적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분양가 책정 기준이 5% 포인트 정도 낮아졌지만, 고작 5% 포인트가 낮아진다고 공급이 줄어드거나 로또청약으로 시장이 과열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강남 재건축 조합들 “‘후분양제’ 검토하겠다”

하지만 이번 분양가 규제로 당장 분양을 앞둔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분양가 규제 강화 소식에 후분양제를 검토하는 재건축 단지도 늘고 있다.

대부분의 재건축 단지는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 일부를 마련하고 2~3년 후 준공 및 입주하는 선분양제 시스템이다. 선분양제는 부실시공 등의 문제점이 발견돼 정부도 축소하겠다는 상황이지만 분양받는 사람은 중도금을 2~3년 동안 나눠 낼 수 있고 시세가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낮은 분양가로 분양받는 것이 가능하다.

선분양 시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했던 조합과 건설사들은 후분양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분양가를 낮추기보다 후분양을 통하면 80% 이상의 공정을 완성한 후 분양하는 것으로, HUG의 분양가 심사 대상이 아니다.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이 원하는 분양가와 HUG가 제시하는 분양가의 차이가 너무 커 후분양의 수익성이 더 높은 상황”이라며 “인근 단지들도 분양가 심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올해 8월 분양을 앞둔 강남구 ‘대치1지구(푸르지오)’는 분양 관련 일정을 늦추고 분양가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초구 신반포3차ㆍ경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원베일리’,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역시 조합원 사이에서 후분양에 대한 추진 의사가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후분양은 건설사나 조합원 모두에게 부담이 적지 않은 선택이다. 후분양을 할 때까지 금융 부담을 누군가 떠안아야 하는 탓이다. 결국, 후분양 카드는 사업성이 확실한 강남지역 일부 단지에 국한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후분양제는 자금의 조달이 어렵고 준공 이후 부동산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워 서울시 인기 지역이나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개발ㆍ재건축 조합들은 높은 분양가로 사업성을 강화하려고 하는데 분양가가 낮아질 경우 사업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후분양을 하려면 80%의 공정이 진행될 때까지 사업자 스스로 자금을 만들어 조달하거나 금융권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아주 좋은 입지의 사업지가 아니라면 HUG의 분양가 심사를 피하겠다고 후분양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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