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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투기 잠식 위해서는 공시가격부터 잡아야 한다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기 위해 잇따라 규제를 내놓은 가운데, 최근 인상된 공시가격이 발표돼 부동산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공시가격이 둘쭉날쭉하다는 업계의 지적과 이를 해결해야 투기 세력도 잡을 수 있다는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에 따르면 서울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은 평균 14.02% 오른다.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폭이다. 올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작년(6.28%)보다 1.75%포인트(P) 높을 뿐 아니라, 2008년(10.05%)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월 14일 발표했던 공동주택 예정가격 14.17%에 비해선 0.15%p 하향 조정됐다. 공시가격 현실화 입장인 정부가 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부담 증가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란 풀이도 나오고 있다.

이문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공시가격 현실화를 목표로 했지만, 불균형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 실장은 “공시가격 현실화는 서민 부담을 고려해서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제기가 큰폭으로 증가해 공시가격에 대한 업계의 뭇매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드러났다. 올해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 이의제기(의견청취) 건수는 2만8735건이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5만6355건)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해(1290건)보다도 22배가 늘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이의신청 건수가 급증한 것은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작업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감사원이 토지와 주택 등 부동산의 공시가격이 제대로 조사되고 평가됐는지와 관련해 공익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달 6일 소식통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5일 공익감사 청구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부동산 가격공시 과정에서의 직무유기 등 관련’ 공익감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감사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경실련은 정부의 공시가격이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불공평 과세를 조장하고 있고 낮은 공시가격 때문에 부동산 부자들에 세금 특혜를 제공해 부동산 투기를 유발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경실련은 ▲부동산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 데 대한 국토부 장관의 직무유기 ▲표준지와 표준주택의 적정가격을 조사ㆍ평가하지 못한 한국감정원과 관련 용역수행기관 등의 직무유기 ▲공시지가 축소로 세금징수 방해 및 재벌 등의 부동산 투기 조장 행위 등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자문위원회는 국토부가 결정한 공시가격은 시세와는 다른 개념으로 부동산의 적정한 가격형성, 조세 형평성 등 정책판단이 고려된 가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경실련이 요청한 사항 가운데 공시가격 조사ㆍ평가 업무에 대해서만 감사한다.

이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공시가격 인상도 내놓았지만 업계는 되레 들쭉날쭉한 정부의 공시가격 때문에 부동산시장에 혼란만 불어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선 셈이다.

공시가격을 둘러싼 업계와 정부의 시각차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업계의 목소리에 기를 기울여 공시가격 조정을 올바르게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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