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부동산 최신판례
착공 50년 지난 미등기 불법 건축물에 자진철거 이행강제금 부과는 ‘위법’
▲ 불법 건축물에 대한 최초의 시정명령이 건축물 신축으로부터 오랜 기간 이후 이뤄진 경우, 재량권 일탈ㆍ남용의 위법이 있어 이행강제금 부과 처분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왔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미등기 불법 건축물이더라도 지은 지 50년이 지나 이를 매수한 사람에게 자진철거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방법원 행정부(재판장 신우정 부장판사)는 지난 5월 16일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50년 된 법당 건물을 매수한 김모 씨가 청주시 상당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72만4000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며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취소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는 2016년 10월 17일 A씨로부터 청주시에 있는 임야 1653㎡와 그 지상에 있는 총면적 38.63㎡로 건축된 철근콘크리트조 법당 건물을 매수했으나, 피고인 해당 구청이 2016년 10월 31일과 11월 24일 원고에게 「건축법」을 위반해 무단으로 지어진 법당 건물에 대한 자진철거 취지의 시정명령을 하고, 석 달 후인 2017년 2월 원고에게 이행강제금 72만4000원을 부과하자 이행강제금 부과를 취소하라며 소송을 냈다. 피고는 원고가 이 법당 건물을 매수하기 3개월 전인 2016년 7월 법당 건물에 대한 현장조사를 한 결과 법당 건물이 미등기 건축물임을 확인했다.

재판부는 먼저 “만일 어떤 건물이 불법 건축물로서 시정명령의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관리를 게을리해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불법을 적발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즉, 상당한 기간 관리를 소홀히 해 불법상태를 방치해 온 국가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공권력 행사 제한의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재판부는 “국가로서는 이같이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불법 건축물을 발견한 경우, 과거의 잘못을 물을 것이 아니라 불법 건축물 또는 무허가건물을 양성화시켜 그 후부터라도 적법하게 세금을 걷는 태도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며 “국가가 ‘상당한 기간’ 불법상태를 방치하고 국민의 재산권 혹은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곧바로 시정명령 등의 강제적 수단으로 나가는 것은, 공권력의 남용으로 비칠 수 있는 옳지 않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특히 건축물의 불법적인 상태를 직접 야기한 사람이 아닌, 그 대상자로부터 불법 건축물을 양수받은 사람에 대하여는 그와 같은 불법 상태의 야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볼 여지가 없는 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더욱 크고, 양수인의 이러한 공모나 가담 여부는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행정청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 사건을 보면, 피고는 (원고가 매수한) 법당 건물이 1966년도에 신축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와 같은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건축물에 대한 최초의 시정명령은 그로부터 약 50년 후인 2016년 7월경 비로소 이뤄졌다”고 판시했다.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재판부는 “원고의 재산권에 대한 침해가 됨은 물론 원고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며, 얻을 수 있는 공익 등을 감안할 때 비례원칙이나 최소침해 원칙에도 어긋나고, 더욱이 피고는 원고가 불법상태 야기와 관련해 공모ㆍ가담했음을 증명하지 못했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은 이로 인해 원고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이 건축물의 안전ㆍ기능ㆍ환경과 미관을 향상시켜 공공복리를 증진시키려는 공익보다 과도해 원고에게 가혹하므로,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불법 건축물이 맞더라도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