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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제한에 재건축 단지들 ‘후분양’으로 간다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하며 규제를 강화하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후분양제 방식을 적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등 대처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기준이 강화됐다. 이 같은 규제에 강남권을 비롯한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점차 후분양제 방식이 늘어날 조짐이 보여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합의 입장에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후분양으로의 전환이 더 이익이라는 계산이 선 것이다. 이에 본보는 고분양가 제한 규제로 인한 재건축 단지들의 대응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HUG,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변경’… 이달 24일부터 적용
서울 상아2차 단지를 필두로 후분양 도입 ‘조짐’

이달 초 HUG가 고분양가 사업장 확산차단을 통한 보증리스크 관리와 주택시장 안정화 등을 위한 조치로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을 변경, 24일부터 해당 기준을 적용했다.

이번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변경으로 ▲고분양가 사업장 해당기준 ▲평균분양가 산정방식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에 대한 개선안이 마련됐다.

먼저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지역기준과 인근기준’에서 1년 이내 분양기준, 1년 초과 분양기준, 준공기준 등 3가지에 해당되는 경우로 변경했다.

1년 이내 분양기준은 비교사업장을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로 해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평균분양가를 초과하거나 당해 사업장의 최고 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최고 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1년 초과 분양기준으로는 비교사업장을 분양일로부터 1년을 초과하는 아파트로 잡고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을 적용한 금액 또는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의 105%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에 해당하는 경우 고분양가 사업장으로 간주했다.

준공기준은 비교사업장을 준공아파트로 해 당해 사업장의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의 평균매매가를 초과하는 경우다.

또한 당해 사업장 평균분양가가 비교사업장 평균분양가에 주택가격 변동률을 적용한 금액과 ‘해당지역의 최근 1년간 평균분양가격’ 중 높은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고분양가 사업장에 해당된다.

여기에 HUG는 고분양가 사업장의 평균분양가 또는 평균매매가를 산정하는 방식을 ‘산술평균과 가중평균방식’에서 ‘가중평균방식’으로 변경했다.

이 밖에도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의 적용순서도 ▲1년 이내 분양기준 ▲1년 초과 분양기준 ▲준공기준 순으로 정했다.

이번 조치로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적용되면서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입지 좋은 재건축 단지들이 후분양으로 노선을 변경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분양 시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했던 조합과 건설사들은 후분양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 분양가를 낮추기보다 후분양을 통하면 80% 이상의 공정을 완성한 후 분양하는 것으로, HUG의 분양가 심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 강남구 상아2차 재건축사업을 통해 탄생되는 ‘래미안라클래시’가 꼽힌다. 이 단지는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한 초역세권 아파트로 삼성물산이 10여 년 만에 삼성동에서 선보이는 래미안 아파트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아파트 7개동 679가구 규모로 오는 5월 분양을 계획했지만 3.3㎡당 6300만 원인 시세와 4700만 원의 HUG의 상한 분양가 간의 갭이 상당해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았다. 후분양을 통해 시세에 근접한 분양가를 받는 것이 1800억 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얻는 이익이 크다는 입장이다. 즉, HUG의 기준에 맞춘 분양가로 물량을 공급하는 것보다 차라리 사업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최종적인 실리를 따졌을 때 후분양이 더 낫다는 것이다. 해당 조합이 HUG와의 분양가격 협의 중 후분양을 결정하면서 여타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경기도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단지 역시 지난 1월 조합원총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후분양 방식으로 노선을 정했다. 해당 조합과 HUG는 지난해부터 분양가를 두고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갔지만 협의가 결렬되며 후분양에 나섰다. 이 사업은 과천시 교동길 24(중앙동) 일원 11만4500㎡를 대상으로 조합은 이곳에 건폐율 19.24%, 용적률 189.36%를 적용한 지하 3층~지상 28층 규모의 공동주택 32개동 1571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조합은 올해 하반기에는 분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이 원하는 분양가와 HUG가 제시하는 분양가의 차이가 너무 커 후분양의 수익성이 더 높은 상황”이라며 “인근 단지들도 분양가 심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부 전문가 “후분양 선택 신중해야… 금융 부담 있어”
서초구 신반포3차ㆍ경남 재건축 단지, 후분양 염두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후분양제 선택을 두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후분양은 건설사나 조합원 모두에게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 후분양제는 선분양제와 달리 건설사 등 사업자가 분양자들의 계약금과 중도금 없이 2~3년간 공사대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해 사업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때문에 주택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은 당장 사업 추진이 막힐 수도 있다. 결국 분양을 할 때까지 금융 부담을 누군가 떠안아야 사업성이 확실한 강남지역 일부 단지에 국한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후분양을 하려면 80%의 공정이 진행될 때까지 사업자 스스로 자금을 만들어 조달하거나 금융권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아주 좋은 입지의 사업지가 아니라면 HUG의 분양가 심사를 피하겠다고 후분양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듯 고분양가 제한으로 인해 기존과 달리 재건축 단지들이 스스로 후분양을 선택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외에도 서초구 신반포3차ㆍ경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원베일리’,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등이 후분양 카드를 고심하는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후분양이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의 큰 대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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