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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로주택정비사업 지원 나섰지만… 서울시는 ‘제동’?
▲ 서울 중랑구 면목부림 가로주택정비 조감도. <제공=서울시>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재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대표되던 도시정비사업이 좀처럼 활기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활성화 방안을 낸 소규모재건축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돌파구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지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이마저도 시가 13단계의 심의과정을 내놓아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좀처럼 활기를 보이지 못하게 됐다. 본보는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 대책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고 서울시의 가로주택정비사업 심의 과정도 구체적으로 알아봤다.

국토부, 가로구역 면적 확대ㆍ기금 융자 제도 개선

지난 3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거지재생을 위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주민들이 원주거지에서 내몰리지 않도록 대규모 전면철거를 지양해 지역 공동체가 와해되는 것을 방지하고 신속하게 정비를 추진할 수 있어 재개발ㆍ재건축의 대안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2018년부터 기금 융자 등 공공지원을 추진 중이지만 일부 제도적 제약, 인지도 부족 등으로 아직까지 기대보다 사업실적이 저조했다. 이에 따라, 노후주택소유자, 전문가, 시행자,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현장이 필요로 하는 개선사항을 중심으로 활성화 방안이 나온 것이다.

국토부가 발표한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과제에 따르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가로구역 면적이 1만 ㎡ 미만인 곳에서 추진이 가능했지만 가로구역 면적을 30% 범위에서 시ㆍ도 조례로 완화해 보다 넓은 가로구역에서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지방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친 경우에는 최대 2만 ㎡까지 허용한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1만 ㎡ 미만인 가로구역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도로를 신설해 주민 분담금 상승 문제가 있었지만 가로면적을 확대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주택도시기금 융자 제도를 개선해 사업시행자가 공공기관 단독인 경우와 지정개발자(신탁업자)인 경우에도 기금 융자가 가능하도록 융자 대상을 확대하고 공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이주비 융자 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신청 이후(기존 :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조기화하고 이주비 융자금액도 현실화해 종전자산의 70%에서 종전자산의 70% 또는 권역별 평균 전세가격의 70%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어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연계한 생활SOC 확대 공급을 위해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시재생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 도시재생 인정사업 제도가 도입되면 가로주택정비사업지에 공용주차장 등 생활SOC를 연계해 공급하는 경우에도 재정을 지원할 계획으로 이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편의증대가 기대된다.

아울러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오는 10월 24일에 시행되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활성화되는데 기여할 것을 전망된다.

이 개정안에는 정비기반시설 설치 시 해당 지역 용적률에 설치되는 정비기반시설에 해당하는 용적률을 더한 범위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해 세대수의 20% 이상 공적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경우(현재는 연면적의 20% 이상에만 적용)에도 법적 상한 용적률까지 건축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로주택정비사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제도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주민들의 체감할 수 있는 주거재생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자체ㆍ건설업계도 건축물 높이 기준 시행에 관심

이 같은 국토부의 완화책을 적용하기 위해 각 지자체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광주시는 오는 7월 1일부터 상업지역과 시가지경관지구를 대상으로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기준을 시행한다. 높이 제한은 건물이 들어설 전면도로 폭에 건물부지를 포함한 앞뒤 4필지 등 5필지의 평균대지 깊이(도로와 수직인 길이)를 반영해 산출한 값으로 이뤄진다. 공개공지, 기부채납 등에 따라 기준 높이를 완화 받을 수 있다.

지구단위계획ㆍ정비구역 등 다른 법령에 따라 건축물 높이 계획을 별도로 정할 때에는 그 해당 기준에 따르게 된다. 대상 지역은 상업지역과 시가지경관지구 약 10.56㎢에 이른다.

다음 달(7월) 1일 이후 건축인ㆍ허가 및 심의를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되며 시행일 이전 건축허가 또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신청, 건축위원회ㆍ경관위원회 심의를 신청한 경우에는 종전 규정에 따르도록 하는 등의 유예 규정이 적용된다.

가로구역별 건축물의 높이는 「건축법」 제60조에 따라 도시관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시 조례에 따라 지정ㆍ고시할 수 있게 돼 있다. 시는 용역 추진, 주민 의견 청취, 공청회 개최, 건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고시안을 확정했다.

배윤식 시 건축주택과장은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기준이 시행되면 최근 사선제한 폐지 이후 문제되고 있는 구도심 이면도로변의 무질서한 가로환경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을 사업 활성화로 풀어내듯 최근 진행된 LH 참여형 가로주택 정비사업 입찰참여의향 사전등록 건설사가 모두 129개로 늘어나며 건설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10개 사가 추가로 신규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5월에 신규로 등록한 건설사는 양우건설, 금강주택, 동우개발, 선원건설, 우암건설, 동성건설, 이평종합건설, 지아이, 삼광산업, 성일개발이다. 이 건설사들은 하반기에 발주되는 사업부터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LH는 올 하반기에 6개 사업지에서 시공자 선정을 계획하고 있다. 해당 사업지는 서울 면목, 서울 목동, 인천 만수, 인천 숭의2구역, 인천 용현1구역, 부천 원종 등이다.

서울시 가로주택정비사업 심의 과정 무려 ‘13단계’… 업계 “행정절차 과도해”
일조권ㆍ조합원들 전문성 부족도 ‘발목’… 업계 “다각도 지원책 필요”

이처럼 사회적 필요성과 정책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 관련 실적은 저조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마저도 수도권에 집중됐다.

국토부의 시ㆍ도별 가로주택정비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국에서 조합이 설립된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은 서울이 31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14곳, 인천 8곳, 경북 3곳, 대구 2곳, 부산ㆍ광주ㆍ충북 각 1곳 등이었다. 이 중 준공된 곳은 1곳뿐이고, 사업계획승인 등 사업 진척이 어느 정도 이뤄진 곳은 15곳에 불과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했고, 국토부는 이달 초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활성화 방안도 냈다. 서울시 역시 지난해 말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최고 층수를 7층에서 15층으로 크게 완화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활성화 방안에도 현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의 가로주택정비사업장들은 까다로운 행정절차로 인해 사업이 더딘 편이란 지적이다.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자치구 관련 부서 협의 ▲서울시 심의 요청 ▲기술검토회의 ▲기술검토회의 결과보고 ▲도시재생위원회 개최 ▲심의결과 통보 등 무려 13단계의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중 기술검토회의는 다른 지자체에는 없는 자치구 및 전문가 의견 등이 추가돼 행정절차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일조권 문제와 조합원들의 전문성 부족도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중랑구 면목부림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서울 가로주택정비사업 최초로 임대주택을 짓는 대신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다. 하지만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일조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해당 지역이 저층 다세대ㆍ연립 주택 등이 밀집한 곳인 만큼 이를 해결해야 하는 조합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중랑구 세광하니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입찰에 4개 건설사가 응찰했지만, 최종 시공자선정총회에 2개의 건설사가 후보에 올랐다. 일부 건설사들의 입찰 서류가 미비하다는 것을 조합이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정비사업이 대규모 정비사업 위주의 체계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장기간 방치된 빈집과 노후 건축물 등에 대한 소규모 정비사업 관련된 내용은 미흡한 상태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따라서 저소득층의 60% 이상이 단독ㆍ다가구 주택에 거주하는 점을 고려하면 소규모 주택정비에 대한 공공부문의 다각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서울의 경우 사업성을 높일 수 있게 층수 기준을 완화했지만, 까다로운 세부 행정절차로 인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정부와 엇박자를 나타내고 있다. 저층 주거지의 밀집도가 높은 서울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의 활성화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규정 완화 필요성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현재 비용 보조 및 융자 규정이 존재하나, 범위가 협소하고 구체적 위임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실질적 적용 사례가 많지 않다”며 “토지등소유자 대다수가 고령자, 사회적 취약자 계층인 많은 만큼 사업시행자의 부담을 완화해주기 위한 비용 보조, 융자 범위 확대, 대상 구체화, 조세 감면ㆍ부담금 면제 규정 신설 등을 검토해야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실질적으로 실행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존재하는 가운데, 정부가 근본적인 대안책을 내놓아 서울시가 뜻을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소규모 정비사업 구분. <제공=국토교통부>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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