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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지는 부동산 신탁사 경쟁… 전망은?
▲ 신탁 방식 재건축사업이 점차 인기를 끌며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일부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부동산 신탁사들이 일감 확보에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규모가 크거나 사업성이 높은 재개발ㆍ재건축 단지들을 선별해 수주하던 신탁사들이 최근 소규모 정비사업에 특화해 단기간에 시장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이 잦아졌다. 최근에는 조합 설립 없이 단독으로 시행을 맡고 착공에 들어간 신탁사까지 나오면서 도시정비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지만 부동산 신탁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도 다수 존재한다. 이에 본보는 2016년부터 도시정비업계에 활발하게 진출한 부동산 신탁사의 현주소를 조명해봤다.

추진위ㆍ조합 설립 절차 없어 속도전 가능
제기1구역, 세운연립 등 신탁 방식 ‘돌입’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도입된 신탁 방식은 전체 토지등소유자 75%의 동의를 얻으면 공식적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신탁 방식의 장점 중 하나는 추진위나 조합 설립 절차 없이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사업비를 저금리로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조합 설립 전 재개발 사업자로 선정되면 전체 사업을 평균적으로 2년 정도 단축할 수 있으며 부동산 신탁사의 신용등급(최고 A등급)을 활용해 저금리로 사업비 조달이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으로 인해 서울 재개발 사업장에서 신탁 방식을 채택하고 검토 중인 조합들이 점차 늘어왔다. 무엇보다 도시정비사업 주체들이 사업을 보다 투명하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신탁 방식에 관심을 보인 것.

실제로 지난 5월 하나자산신탁은 동대문구청으로부터 제기1구역 재건축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 고시를 받아 시행자 지위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해당 단지는 2008년 1월 16일 재건축 추진위구성승인을 얻고 2012년 10월 8일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정비기본계획 변경 과정에서 사업성 문제로 침체를 겪었다. 하지만 상가 면적 최소화 등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난해 10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심의를 통과, 올해 2월 추진위원회의 만장일치로 신탁 방식 재건축 추진을 결정한 바 있다.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신탁 방식은 안정성, 투명성, 전문성 등의 장점을 갖추고 조합 설립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중간 과정 없이 사업시행자 지정 이후 곧바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어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했다”면서 “무엇보다 자금력을 갖춘 신탁사가 운영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초구 세운연립 재건축 조합 역시 지난 4월 신탁사 선정에 착수해 각고의 노력 끝에 코리아신탁을 단독 사업대행자로 선정했다. 세운연립이 채택한 신탁사 사업대행자 방식은 조합을 설립하지 않고 신탁사에게 지위를 넘겨 신탁사가 모든 사업을 이끄는 시행자 방식과 달리 조합이 설립된 상태에서 신탁사가 조합과 함께 사업을 맡는 방식이다. 코리아신탁은 세운연립 외에도 안양 진흥ㆍ로얄아파트(재건축) 사업시행자도 맡고 있다. 

대구광역시 중구 태평로 일대 77태평아파트ㆍ78태평상가아파트(가로주택정비)도 각각 시행자로 한국자산신탁(시공자 삼호), 한국토지신탁(시공자 현대건설)을 두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가 도시정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모습을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좋은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은 비상대책위원회가 대부분 존재하고 터져 나오는 조합 비리 뉴스가 새삼스럽지 않다. 자연스레 불신이 커져만 가기 때문에 조용한 사업장이라고 상황이 다른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이 오랜 기간 정체되고 이에 따른 피해는 결국 토지등소유자들에게 돌아가게 되고 이렇다 보니 신탁 방식에 눈을 돌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주민들의 의견 배제 가능성 ↑, 높은 수수료… ‘불만’ 속출
사업 전면 백지화된 곳도 발생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탁 방식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신탁 방식 계약을 체결한 이후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되면 조합과 추진위가 필요하지 않는 상황이 벌어져 신탁의 영향력을 강화되는 반면, 정작 사업의 주인공이 돼야 할 주민들은 배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즉, 사업 기간 단축에 있어 장점으로 꼽힌 부분이 결국에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신탁 방식사업이 앞서 언급했듯이 신탁사의 자금력과 전문성이라는 측면에도 불구하고 조합 입장에서 상당한 수수료를 감수해야 하고 의외로 사업 속도가 느린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단지들도 심심찮게 존재한다.

대표적인 단지로 서초구 방배삼호아파트가 꼽힌다. 이곳은 올해 3월 안전진단 기준 강화 이후 서울에서 가장 먼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신탁 방식을 통한 재건축을 위해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업계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율을 충족하지 못하고 입주 계획이 늦춰지는 등의 문제점을 비롯해 단지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의 경우에는 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과 지분, 높은 수수료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사업을 전면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강점이던 재무건전성에도 그늘이 드리워졌다. 지난 6월 유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KR)는 한국자산신탁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하고 생보부동산신탁의 등급을 ‘안정적(A-)’으로 평가하는 등 등급 하향 변동 요인을 추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분위기가 신탁사들 재무건전성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대신ㆍ신영ㆍ한국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의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받는 등 본격적으로 올 하반기 신탁 방식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경쟁 심화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시는 신탁 방식사업 단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신탁 방식 정비사업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는 등 대책을 두고 고심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다양한 혼란과 문제점이 예상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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