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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쿠르드족에게 ‘5일 휴전’의 의미란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세계 최대 유랑 민족 쿠르드족의 인구는 현재 3500만~450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중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있던 쿠르드족이 갈 곳 없이 쫓겨나는 서글픈 처지에 처했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터키군이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있던 쿠르드족에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다. 터키 정부는 자국 내에서 자치 국가를 만들려하는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시리아 난민 약 360만 명 가운데 일부를 이주시킨다는 명분으로 쿠르드 민병대(YPS)와 민간인에게 공격을 강행했다.

유랑민족인 쿠르드족은 많은 국가에 걸쳐 살고 있다. 추정된 바로는 터키 1800만 명, 시리아 200만 명, 이라크 500만 명, 이란 800만 명, 그 밖에 국가에서 300만 명가량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에 가장 많은 수가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 8000만 터키인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쿠르드족을 쫓아내려는 터키의 움직임은 미국이 시리아에 주둔하던 미군의 철수 의지를 밝히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6일 트럼트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는 이 끝없고 우스운 전쟁에서 빠져나올 때가 됐다”며 시리아 철군 의지를 밝혔다. 이에 IS 진압 전쟁에 협조했던 쿠르드족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그는 뒤늦게 “터키가 도를 넘는다면 터키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할 것”이라는 경고를 전했다. 하지만 당시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은 바뀌지 않았고, 터키가 쿠르드족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던 와중에도 미군 철수는 진행됐다.

한편 터키군의 공격이 거세게 이어지자 국제사회의 비난과 우려도 격화됐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터키군이 시리아에서 자행하는 일방적인 군사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공격 중단을 촉구하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럽이 터키의 군사작전을 침략이라고 매도하면 360만 명에 달하는 시리아 난민에게 유럽으로 가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응수했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전쟁 나흘 만에 미국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터키에 보내 ‘조건부 휴전’을 이끌어냈다. 터키는 쿠르드족이 거주하고 있던 시리아 북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시리아 난민의 정착촌을 만들겠다는 조건 하에 120시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로써 쿠르드족이 시리아 북부 지역을 떠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단 5일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미국, 터키, 쿠르드족, 그리고 전 세계에 대단한 날”이라며 “모두가 행복한 결과”라고 자축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동맹국의 철수와, 무차별 폭격에 이어 이제는 5일 안에 자신들이 살던 땅에서 쫓겨나야 하는 쿠르드족이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그 발언에 동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조은비 기자  qlvkb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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