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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정비업자 위임 계약상 ‘임의 해지 조항’ 적용 배제 가능 여부
▲ 김래현 법무법인 현 수석변호사(도시정비사업팀장)/ 아유경제 편집인

1. 문제의 소재

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제104조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이하 정비업자)에게 업무를 위탁하거나 자문을 요청한 자와 정비업자의 관계에 관해 이 법에 규정된 사항을 제외하고는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689조는 ‘위임 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고, 당사자 일방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따라서 도시정비법에 의해 설립된 추진위 또는 사업시행자가 정비업자 사이에 업무 위탁 및 자문 요청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앞서 본 「민법」 제689조제1, 제2항이 그대로 준용될 경우 당사자는 언제든지 위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 손해를 입더라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다만 상대방이 불리한 시기에 부득이한 사유 없이 해지한 경우에 한해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지게 된다. 

2. 「민법」 제689조제1, 제2항의 적용 배제 가능 여부(임의규정 여부)

가. 「민법」 제689조제1항, 제2항은 임의규정에 불과하므로 당사자의 약정에 의해 위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그 내용을 달리 정할 수 있다. 그리고 당사자가 위임계약의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에 관해 「민법」 제689조제1항, 제2항과 다른 내용으로 약정을 체결한 경우, 이러한 약정은 당사자에게 효력을 미치면서 당사자 간의 법률관계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거래의 안전과 이에 대한 각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단순히 주의적인 성격이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된다. 

나. 따라서 당사자가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민법」 제689조제1항, 제2항에 규정된 바와 다른 내용으로 해지사유 및 절차, 손해배상책임 등을 정했다면, 「민법」 제689조제1항, 제2항이 이러한 약정과는 별개 독립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약정에서 정한 해지사유 및 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당사자 간 법률관계도 위 약정이 정한 바에 의해 규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사안의 개요

가.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사유가 발생해 원고가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판명된 경우 피고 조합이 10일의 계약이행 기간을 정해 서면으로 통보한 후 위 기간 내에 이행되지 아니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각 호의 사유로서 정당한 사유 없이 피고 조합의 업무상 지시에 불응하거나 용역기간 내 용역 업무를 완성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명백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제1호), 원고가 고의적으로 계약조건을 위반함으로써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제2호)를 들고 있다.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제2항에서는 피고 조합이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판명된 경우 원고는 충분한 계약이행 기간을 정해 서면으로 통보한 후 같은 기간 내에 이행되지 아니하면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춰 살펴보면, 임의규정인 「민법」 제689조제1항, 제2항은 원고와 피고 조합 사이의 약정에 의해 그 적용이 배제되고, 피고 조합이 이 사건 용역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제1항 각 호의 사유 중 어느 하나가 존재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원심이 인정한 바에 의하더라도, 사업추진비(계약이행보증금) 5000만 원이 이 사건 해지통보 이전까지 지급되지 아니한 것은, 피고 조합의 이행거절 내지 협조 의무 위반에 기인했거나 피고 조합의 회의록이 첨부된 상태로 대여요청이 있어야 한다는 이 사건 용역계약 제10조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의 귀책과 결부된 이 사건 용역계약 제9조제1항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서 피고 조합이 한 이 사건 해지 통보는 효력이 없다.

4. 결어

정비업자와의 계약 해지 시 일반 「민법」 규정을 준용해 만연히 위임 계약의 해지 자유가 있다고 해서 위임 계약을 해지하게 될 경우 위 대법원 판례 등에 의거 그 해지 통보가 무효일 수 있으니 쌍방 간 계약에 기초한 계약 해지 해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고, 나중에 해지 해제권 유보를 위해서라도 업체 선정 후 계약 체결 단계에서 꼼꼼한 계약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김래현 변호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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