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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먹잇감’ 안되려면

#. A씨는 ‘안마의자 42만3000원 결제완료’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결제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여긴 그는 문자메시지에 안내된 번호로 문의했고, 허위의 금감원 콜센터로 연결됐다. 사기범의 유창한 한국말과 전문적인 용어로 무장한 언변에 속은 A씨는 주민등록번호, OTP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알려줬고 60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보이스피싱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예전처럼 어눌한 말투의 조선족이 등장하지 않고 노인만을 대상으로 삼지도 않는다. 계좌나 신용카드로 돈을 빼내는 1차 범죄뿐 아니라 빼돌린 주민등록번호로 2차ㆍ3차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는 올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재산 피해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한 사람들의 신청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1월까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재산 피해 및 주민번호 유출로 2ㆍ3차 피해를 당해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한 사람은 모두 143명에 달했다. 사기범들의 수법을 살펴보면 검찰ㆍ경찰을 사칭한 범죄 연루ㆍ협박 사기가 73건(51%)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기관을 사칭한 금융 지원 명목 사기가 64건(44.8%)으로 뒤를 이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주민등록번호 변경 신청자는 여성이 90명(57%)으로 남성 68명(43%)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9명(24.7%), 50대가 42명(26.6%)으로 다수였다. 통상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는 주로 노인층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젊은이나 중년층의 피해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재산 피해액은 다양했다. 1인당 1000만~5000만 원이 66건(54.1%)으로 가장 많았고 100만~1000만 원이 31건(25.4%)으로 뒤를 이었다. 신청인 중 약 3억 원의 피해를 본 사람도 있었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대구경찰청은 이달 4일 보이스피싱 범인들의 음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강력한 대응을 선언했다.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시민에게는 최대 1억 원의 신고보상금 지급을 약속하기도 했다.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전기통신금융사기 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전히 처벌 수위가 낮아 범죄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이스피싱 총책은 물론이고 대포통장 거래자, 현금 인출책 등 범행 가담자를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이스피싱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나 문자에 대해 의심을 갖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보이스피싱 유형을 숙지하고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등 이상하다 싶은 전화나 문자가 오면 무조건 의심하고 경찰과 은행 등 관계기관에 연락해 대처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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