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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언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아유경제=박휴선 기자] “언론에서도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봐주시면 효과가 먹힌다. 발표하자마자 언론에서 ‘안 될 것이다’라고 하면 대책이 시장에 제대로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값만큼은 반드시 잡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은 “물론 정부의 대책이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언론에서도 서민 주거안정과 보호를 위해 크게 좀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언론보도가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는 실물경제 변동의 원인이 인간의 ‘심리’에 있다고 봤다. 그는 1936년 자신의 저서인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심리적 요인이야말로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비경제학적 본성인 야성적 충동을 1930년대 대공황의 근본원인으로 본 것이다.

케인즈는 “인간이 그러한 합리적 오류가 없는 존재라면 대공황이나 경제위기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야성적 충동이야말로 경기순환과 실업의 주된 요인이라는 것이 케인스의 생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케인즈의 ‘야생적 충동’이 다시 한 번 언급됐다. 당시 금융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로버트 쉴러 예일대 경제학 교수와 조지 애커로프 UC버클리 경제학 교수는 ‘야생적 충동’이라는 이름의 책을 펴내며 “뉴스매체가 전달하는 과장된 이야기는 일반대중의 ‘야성적 충동’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풀어냈다.

그들은 “특히, 경제와 관련한 뉴스는 시장을 들뜨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의기소침하게 만들기도 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론보도가 한 나라의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고, 위기에서 구출해 내기도 한다”고 케인즈의 이론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검찰개혁에 이어 ‘언론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일각에서는 “언론만 보면 한국경제는 곧 망할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일부 보수언론들의 보도양상이 “어떻게든 경제가 나쁘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서 경제가 더욱 나빠지라고 매일 기원제를 올리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를 “국익 우선주의에 빠져 국수적 보도를 해야 하느냐”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각 언론사별 관점을 유지하되 경제상황의 변화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보도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지난해 10월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KBS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영ㆍ광고주ㆍ취재원 등으로부터의 종속에서 벗어나 언론인 스스로 ‘집합적 정체성’을 만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20세기 초 미국의 언론인들이 위기 국면에서 객관주의를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실천규범을 마련했던 것처럼, 갈등에 대처하기 위한 준거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기자들이 윤리적 딜레마에 처했을 때, 함께 참조할 수 있는 ‘서로 조화하는 이념의 집합’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이 문제”라고 짚었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시사 이슈를 전달하는 오디오 콘텐츠 ‘듣똑라’를 제작하고 있는 이지상 중앙일보 기자는 “신문을 보며 자라오지 않은 30대 전후의 미래 독자를 위해 이제는 ‘퀄리티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이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그는 ‘언론개혁’에 대한 논의에서 청년층의 독자들까지 논의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기자는 “이들을 놓치게 되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더욱 큰 사회 혼란만 가져올 것이다. 레거시 미디어의 시선이 어느 쪽을 향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고도의 직업적 양심과 윤리를 기초로 객관성, 공공성, 다양성이 구현된 뉴스 서비스를 뜻하는 ‘퀄리티 저널리즘’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언론의 파급력이 실제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특종 보도, 속보 경쟁에 치우치기 보다, 더 나은 언론이 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사회를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앞으로 언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의 공론화를 통해 언론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 때가 된 것이 아닐까.

박휴선 기자  au.hspark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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