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부동산 기획특집
[아유경제_특집] 수평증축 인기 얻는 리모델링… 사업 활성화 움직임 ‘눈길’
▲ 리모델링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가 추후 업계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정부의 강한 규제로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는 재건축 대신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리모델링이 점차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수직증축이 가능해진지 약 6년 만에 사업계획이 승인된 단지가 나오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내력벽 철거, 사업성 제고 등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여기에 2차 안전성 통과 문제 등으로 수직증축 대신 수평증축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규제 많은 재건축 대안에 ‘리모델링’ 인기
송파성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1호’ 아파트로

기본적으로 리모델링사업은 주요 골격은 유지하되 구조, 기능, 미관 및 거주 환경의 개선을 위해 건축물을 개량하거나 새로운 성능을 추가 또는 변경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세대수 역시 기존보다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다.

수직증축의 경우, 안전진단에서 B등급 판정을 받으면 사업 추진이 가능해진다. 재건축처럼 전면철거 대신 기존 아파트 위로 2~3개 층을 더 올리거나 일부 구조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최대 3층까지 올릴 수 있다. 수평ㆍ별동증축도 안전진단에서 C등급 이상을 받으면 리모델링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건축에 비해 강점이 두드러진다. 재건축은 준공 연한이 30년이지만 리모델링의 경우 필요 연한이 15년으로 재건축보다 짧다. 여기에 용적률 제한도 특별히 정해지지 않아 재건축이 여의치 않거나 수익성을 따져본 일부 단지들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언제 또 추가 규제가 나올지 모르는 재건축사업 대신 상대적으로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길을 택하는 사업 주체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전면철거 방식이나 대규모 도시정비사업을 꺼리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미뤄볼 때 향후 추가 규제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하는 상태”라면서 “최근 재건축 규제 강화로 인해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단지들 중심으로 리모델링을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에 대해 의미 있는 소식도 전해졌다.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성지아파트(이하 송파성지) 리모델링사업이 송파구로부터 수직증축 사업계획(안)을 승인받아 ‘수직증축 리모델링 1호’ 아파트의 주인공이 됐다. 수직증축이 가능해진 지 6년 만이다.

1992년 준공한 송파성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15층짜리 아파트 2개동 298가구로 전용면적 59㎡, 80㎡로 구성된 단지다. 지금까지 수직증축을 추진한 강남 내 아파트 중 유일하게 사업계획이 승인됨에 따라 시공자인 포스코건설과 함께 ▲기존 15층에 3개 층이 늘어난 18층 ▲증축을 통해 42가구 증가해 340가구 ▲가구당 전용면적 84㎡→103㎡ ▲지하주차장 2개 층→3개 층 확대 등의 규모로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됐다. 

송파성지는 지하철 8호선 송파역이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역세권에 속하며 중대초, 가락중, 가락고, 잠실여고 등이 근접해 있는 등 교육 환경 역시 우수해 일반분양의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직증축’ 안전성 검토 지연 문제… ‘수평증축’ 영향력 ↑
분당 한솔5단지, 수평증축으로 사업 ‘선회’… 둔촌현대1차도 사업계획 승인

하지만 수직증축 방식 역시 안전성 검토 지연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되레 층고를 높이지 않고 내부 구조와 면적을 늘리는 수평증축이 재평가를 받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직증축이 가능해진 이래 6년여 만에 첫 가능 단지가 나왔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즉 리모델링사업 내에서도 시공 방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수직증축이 일반분양으로 사업비로 충당할 수 있어 사업성 면에 있어 수평증축에 비해 주목을 받는 추세였던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사업 기간과 과정(조합 설립→1차 안전진단→1차 안전성 검토→건축심의→2차 안전성 검토→행위허가→이주ㆍ철거→2차 안전진단→착공)이 길고 해당 과정 내에서도 2차 안전성 검토 통과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가 수직증축 리모델링 안전성 검증을 강화한 이후 수직증축으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던 서울 ▲대치 선경3차 ▲잠원 한신로얄 등과 경기 성남시 ▲분당 무지개4단지 ▲분당 느티3단지 ▲분당 느티4단지 등이 2차 안전성 검토 단계에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2차 안정성 검토는 사업계획인가를 받기 전 설계상 구조안전 적정성 등을 검토하는 단계로 여기서 가장 핵심은 기존 아파트 건축 시 설치한 ▲말뚝(파일) 보강 ▲내력벽 철거 허용 등과 관련한 세부적인 기준이다.

를 위해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들은 수직증축 하중 문제를 보조 말뚝으로 분산시키는 선재하 공법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는데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해당 기술을 비롯해 신공법 도입을 위해서는 ‘공인기관의 기술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가 선정한 공인기관들은 저마다 검증 기술력이나 업무량 과다 등을 이유로 검증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할 기관이 기술 검증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행여 검증을 통해 안전성 검토에 들어가더라도 2차 안전성 검토 기관인 건설기술연구원이 ‘검증환경이 해당 단지의 지하와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상 국내에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거의 없다”면서 “지반환경이 제각각인 단지들의 경우 결국 재검증도 고려해야 해 결국 2차 안전성 검토 단계에서 더 진행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송파성지 이후 수직증축 추가 승인이 나올지 미지수인 상황을 반영하듯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수직증축에서 수평증축으로 선회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1기 신도시 첫 리모델링 시범단지인 분당구 ‘한솔5단지’가 꼽힌다. 최근 유관 업계에 따르면 ‘한솔5단지’는 오는 15일 수평증축 설명회를 개최한다.

해당 아파트는 1994년 10월 입주한 지상 최고 25층, 12개동, 총 1156가구 규모의 단지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공동주택 12개동에 3개 층을 증축하고, 1개동을 추가로 건설하는 등 일반분양 99가구를 더해 총 1225가구를 계획한 곳이다. 

사업 속도도 빨라 2015년 6월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 가운데 처음으로 안전진단을 통과해 기대감을 높였으나, 이듬해인 2016년 8월 가구 간 내력벽 철거 문제로 유예되더니 결국 2차 안정성 검토 단계에서 1년 이상 소요돼 수평증축으로 선회한다는 계획을 검토하게 됐다.

서울 강동구 둔촌현대1차도 지난 1월 31일 관할관청인 강동구청으로부터 수평증축 사업계획(안)을 승인받았다. 강동구 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에서는 처음이다.

1984년에 준공된 둔촌현대1차는 지상 11~14층 규모의 공동주택 5개동 498가구로 구성된 단지로 2018년 8월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으며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들었다. 수평증축ㆍ별동건축 방식을 통해 74가구를 신축해 지하 2층~지상 14층에 이르는 아파트 8개동 572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일반분양 대상도 있다.

조합 관계자는 “늘어나는 가구 중 30가구 이상을 일반분양하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된다”면서 “일반 분양가는 시공자 본계약 체결 후 강동구의 분양가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합은 빠르면 오는 3월 시공자인 포스코건설과 본계약을 맺고 분양가 산정, 권리변동확정 총회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조합원 이주는 오는 9월, 착공은 2021년 1월, 준공은 2023년 6월 예정이다. 

업계, 사업성 고려 “내력벽 철거 허용해야!”
전문가 “리모델링 활성화 정부 지원 필요”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도 업계의 큰 관심사다. 내력벽은 위층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기 위해 만든 공간을 수직으로 나누는 벽으로 이를 철거할 수 있는지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향후 내력벽 철거가 허용되면 가구 구성을 다양화해 리모델링 아파트의 평면 제약을 해소할 수 있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국토부는 건설기술연구원의 ‘리모델링을 위한 가구 간 내력벽 철거 안전성 연구용역’ 실험이 끝나지 않아 철거 허용 결과는 올해 상반기께로 미뤄진 상황이다.

정부 역시 리모델링 업계 상황을 의식한 듯 지난해 말 ‘노후 공동주택 수직증축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실증단지 공모’에 나선 바 있다. 한마디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술의 성능 및 안전성을 검증하는 사업으로 건설현장에 도입된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내력벽 철거 최소화 시스템 ▲중량물 외장재 내진보강 기술 ▲리모델링 구조보강기술 등의 신기술ㆍ신공법을 시범단지에 적용해 보겠다는 구상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2025년 서울 전체 공동주택의 92%가 리모델링 대상으로 10가구 중 9가구가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면서 “리모델링은 용적률 완화를 위한 기부채납도 없고 사업 절차도 재건축에 비해 간소한 만큼 추후 리모델링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다만 리모델링 역시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를 넘으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을 받기 때문에 규모가 큰 단지는 일반분양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익성 문제 해결과 수직증축 지원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리모델링 단지 관계자는 “내력벽 기준 완화 등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이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과거 단독주택 리모델링을 규제하던 방식대로 오늘날에 공동주택 리모델링 현장에 적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서 “단지별로 현장 상황이 다르고 각 단지 주민들 요구도 제각각인 만큼 리모델링에 적합한 개별적인 법안과 시행령 등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리모델링은 사업 특성상 창의성이 요구되는 현장이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장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재건축 규제 강화처럼 리모델링으로 몰기보다는 리모델링 자체에 대한 장점을 알려 사업의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도시정비업계 내에서는 그간 리모델링 추진에 발목을 잡아 온 내력벽 변경과 안전성 검토 문제가 올해 상반기 안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어 향후 리모델링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규제가 많은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수직증축 방식이 지지부진하자 수평증축 방식을 택하는 단지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