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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헤드라인] 속도 조절 나선 공시지가… “현실 반영 미흡” vs “세부담 가중”
▲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전국 땅값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올해 6.33% 상승했다. 지난해 상승률 9.42%보다 3%가량 낮아져 공시지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시지가가 매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상한에 걸려 미반영됐던 보유세가 올해로 미뤄지는 효과로 전반적인 세부담 가중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6.33% 상승… 현실화율은 65.5%

지난 12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는 ‘2020년 표준지 공시지가’를 발표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부가 의뢰한 민간 감정평가사 1000여 명이 인근 토지의 거래가격 및 임대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표준지 가격을 평가한다. 전국 토지 3353만 필지 가운데 대표성이 있는 토지 50만 필지가 대상이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전국 6.33%로, 작년(9.42%) 대비 3.09%p 하락했다. 다만 최근 10년간 평균 변동률(4.68%)에 비교해선 다소 높은 수준이다. 주거용(7.7%)의 상승률이 평균보다 높았고, 상업용(5.33%)의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졌다. 전체 표준지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65.5%로 작년(64.8%)보다 0.7%p 상승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안을 공개하면서 토지의 경우 작년 64.8%인 현실화율이 앞으로 7년 이내에 70%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해마다 균등하게 올릴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역별로 서울은 지난해보다 7.89% 상승해 전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승률(13.87%)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선 ▲성동구(11.16%) ▲강남구(10.54%) ▲동작구(9.22%) ▲송파구(8.87%) ▲서초구(8.73%) ▲영등포구(8.62%) 등의 순으로 변동률이 높았다. 

서울을 제외한 시ㆍ도에서도 모든 지역에서 공시지가가 상승했다. 광주(7.6%)와 대구(6.8%), 부산(6.2%) 등이 상승률 상위 지역에 올랐다. 대전은 5.33% 상승하며 유일하게 지난해 오름폭(4.52%)을 상회했다. 반면 울산은 1.76%의 변동률로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ㆍ군ㆍ구 중에서는 경북 울릉군이 14.49%의 상승률로 1위를 차지했다. 정부의 울릉공항 개발 사업이 진척되면서 현지 토지시장이 과열된 것이란 분석이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은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로 1㎡당 공시지가가 1억9900만 원으로 평가됐다. 이곳은 2004년부터 17년째 전국 공시지가 1위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이의신청과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4월 10일 최종 공시된다. 이후 각 지자체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반으로 개별 토지의 공시지가를 산정한다.

경실련 “현실화율 65.5%는 허위… 실제는 절반 수준”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공시지가 발표 당일 논평을 내고 국토부의 공시지가 현실화율 자료는 거짓이라며 “불평등 공시지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자체적으로 추정한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국토부 발표 자료에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2019년 거래된 고가 빌딩의 2020년 시세반영률은 40.7%, 서울시 자치구별 25개 표준지 아파트의 2020년 현실화율은 33%에 불과했다는 분석이다.

경실련은 “(이번 발표는) 토지 가액의 대부분이 아파트 용지와 상업지이기 때문에 정부의 현실화율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정부가 부동산 부자의 민원에 굴복해 공시지가 정상화는커녕 단순 시세 변화만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표준지 공시지가 1위를 기록한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를 언급하며 “국토부 평가대로라면 해당 부지의 평당 공시지가는 6억여 원이지만 주변에서는 2018년부터 (시세가) 평당 10억 원으로 알려졌다”며 “네이처리퍼블릭 토지 소유자의 연간 임대료 수입만 30억 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공시지가로 인해 (네이처리퍼블릭) 토지 보유자가 내야 할 보유세는 2억1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전년 보유세 대비 2500만 원 오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상업빌딩 표준지 역시 국토부 발표에서 시세보다 과소평가됐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2014년 평당 4억2000만 원에 매각된 삼성동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의 지난해 공시지가는 1억9000만 원이었고 올해 공시지가는 평당 2억1000만 원 수준에 그쳐 여전히 5년 전 시세의 51%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다수 고가 토지의 공시지가가 시세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결정됐다”며 “정부가 매년 1500억 원가량의 세금을 투입해 공시지가를 조사하지만 공시지가는 수십 년간 조작돼 엉터리로 고시됐다”고 비판했다.

상승폭 둔화됐지만… “세부담 상당할 것”

일각에서는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물가 및 소득 상승폭 등을 감안하면 실제 체감되는 세부담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위축된 상업지의 경우 세입자에게 세부담이 전가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택은 별도의 공시가격을 과세의 기준으로 삼지만, 건물과 상가 등은 공시지가가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된다. 따라서 올해 비교적 공시지가가 많이 오른 성동구(11.16%)와 강남구(10.54%), 동작구(9.22%), 송파구(8.87%), 서초구(8.73%), 영등포구(8.62%) 등의 세부담이 특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상당수 토지 소유주들의 보유세 부담 증가율이 공시지가 상승률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시지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전년도 세액의 150%인 세부담 상한에 걸려 초과부분 보유세가 올해 반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지가 대비 과세표준 비율)이 85%에서 90%로 상향 조정된 것도 보유세 부담 증가 요인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매년 5%씩 높아져 2022년까지 100%가 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주거용의 상승률이 평균보다 높고, 상업용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상승률이 절반으로 둔화됐다”며 “하지만 상가ㆍ사무실 부속토지 등 별도합산 토지의 보유세 부담이 세입자 젠트리피케이션이나 임대료 전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10%에 육박하는 상승률이 누적된 데다 올해 역시 고가토지의 시세반영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0.05%에 달해 고가토지가 몰린 서울과 광역시, 기존 저평가 지역의 세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물주 입장에선 세입자를 들이게 되면 5년간 임대료를 원하는 만큼 올릴 수가 없어 올해 재계약을 앞둔 임차인의 경우 건물주의 보유세 부담까지 임대료로 떠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임대료 전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감정원 상가임대동향을 보면 상가경기는 2018년부터 계속 하락세다”라며 “공실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임대료로 전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시ㆍ도별 표준지 평균 공시지가 현황. <제공=국토교통부>

 

김필중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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