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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연기된 ‘분양가상한제’… 더 바빠진 도시정비업계?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 우려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을 3개월 더 연장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지난 4월 말로 예정돼 있던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3개월 뒤로 미뤄졌다. 이는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업이 지연되자 도시정비업계를 중심으로 분양가상한제 시행 연기를 요청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도시정비사업 현장 내에선 오는 7월 말 시행을 염두에 둔 전략을 통해 사업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본보는 분양가상한제 시행 연기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정부 “분양가상한제 시행 3개월 추가 연기”
코로나19 확산… 사업 추진 여의치 않자 연기 요청 ‘쇄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3개월 미뤄졌다. 지난달(4월) 21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해당 내용을 담은 「주택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등을 심의ㆍ의결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분양가상한제 시행 발표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기존 4월 28일이 아닌 오는 7월 28일 일반분양 입주자 모집 공고 완료 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분양가상한제란 집값 안정화 목적으로 주택 분양 시 택지비와 건축비에 시공자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격을 산정,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다. 즉, 감정평가 이후 아파트 토지비에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가 산정된다. 해당 제도는 일반분양가에 제한이 걸려 가격이 낮게 확정되면 조합이 원하는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울 수 있어 도시정비업계 입장에서는 달가워하지 않는 규제다.

조합 측에서는 공사비를 줄여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반면 어느 정도 일정한 공사비를 확보해 품질을 보장하려는 시공자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양측 간 문제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사비 문제는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인 만큼 사실 이전부터 분양가상한제를 두고 시공자와 조합 간 잡음은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더 나아가 공사비 증액 규모에 대한 견해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법적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인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지난 4월 28일로 예정돼 있던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조합원총회가 연이어 연기되면서 기존 적용 시점에 일반분양이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이후 지자체와 조합을 중심으로 “유예기간 내 입주자모집승인 신청을 위해서 총회 개최가 필수인데, 무리하게 총회를 열 경우 다수 인원이 밀집하게 돼 코로나19 집단 감염은 물론 지역 사회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정부에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을 추가로 연장해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마저 관할관청에 조합원총회를 연기하지 않고 강행할 시 고발 조치뿐 아니라 각종 행정지원 중단을 예고하면서 일부 조합과 지자체 등의 민원이 잇따랐다.

이 같은 요청에 정부는 이미 유예기간을 6개월 연장한 상황에서 재차 연기하는 것에 난색을 표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정부는 질병관리본부에 공문을 보내는 등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 유예에 관한 자문을 구하며 변화의 분위기를 내비쳤고 결국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다수 인파가 집결할 수밖에 없는 조합원총회 개최는 위험하다고 판단, 3개월 연장을 결정한 것이다.

개포주공1단지, ‘드라이브스루’ 총회 개최… 벤치마킹 사례 ↑
전문가 “분양가상한제 전 아파트 분양 활기 예상”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연기되자 서울 지역 내 재개발ㆍ재건축 조합들을 중심으로 사업 추진 일정을 앞당기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재건축)의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총회 개최다. 지난달(4월) 28일 해당 조합은 도시정비사업 최초로 ‘드라이브스루’ 총회를 개최하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함과 동시에 빠른 사업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도시정비업계 소식통 등에 따르면 총회는 기본적으로 조합원들이 각자의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인터넷 방송으로 진행됐으며 참석한 모든 조합원의 체온 확인은 물론, 차량 이용이 불가능할 경우 배부하는 방역 모자, 장갑 등을 착용한 채로 공터에 배치된 1인용 텐트에 앉아 총회에 참여했다.

서초구 서초신동아(재건축)의 경우도 오는 10일 송파 탄천주차장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해 조합장 해임 총회를 개최한다. 개포주공1단지와 마찬가지로 각자 개인 차량으로 방송을 통해 총회 안건에 대한 설명을 듣고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차량이 없는 조합원들을 위한 1인용 텐트가 마련된다.

‘드라이브스루’ 총회 방식을 성공시킨 개포주공1단지를 중심으로 서초신동아마저 총회 개최를 앞두게 되자 업계 내에서는 ‘드라이브스루’ 총회 개최가 도시정비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이를 선택하는 조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공자선정총회 개최에 애를 먹고 있는 강북권 최대 재개발사업인 용산구 한남3구역의 경우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하루빨리 ‘드라이브스루’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해당 구역의 한 조합원은 “개포주공1단지 조합의 경우, 전체 조합원 수 5132명 중 20%가 넘는 약 1500명이 참여했음에도 별 탈 없이 총회가 마무리된 것을 볼 때 우리도 드라이브스루 방식을 도입해서 총회를 개최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부 조합원들은 총회를 개최할 공터까지 추천하고 있는 상황이며, 예상했던 올해 6월이 아니라 그 이전에 시공자선정총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서 그는 “서울시를 비롯한 관할관청에서는 드라이브스루 총회가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라면서 “최근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확연한 진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사업 현장에서는 이번 사례를 ‘벤치마킹’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고 할 것이다”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아울러 업계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전 올해 7월 말까지 ‘밀어내기’ 식으로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오는 5~7월 내 서울아파트 2만918가구 가운데 8303가구(조합원 물량 제외)가 일반분양 대상으로 나온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5배 증가한 물량이다.

먼저 동대문구 용두6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엘리니티(1048가구)’를 비롯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3차(330가구), 동작구 흑석3구역을 재개발한 ‘흑석리버파크자이’가 1772가구,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재건축) 1만2032가구 등이 예정돼 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오는 7월 28일까지 일반분양분에 대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마칠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어 자연스레 공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는 5~7월 청약자들의 관심을 받을 만한 분양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 물량은 개포주공1단지 등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물량에 기존 공급 예정 물량 등이 합쳐진 것으로 서울에서는 오는 7월 말까지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공급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되레 분양가상한제 이후에는 아파트 공급이 급감할 가능성도 있다. 물량이 많은 기간에 청약에 도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건설사들, ‘리츠 임대 후 매각’, ‘후분양’ 카드 제시
분양가상한제 도입 힘 잃나?… 전문가 “정부 정책 올해 시행될지 장담 못 해”

이처럼 분양가상한제가 다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자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수주를 위한 분양 대책을 제시하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해당 제도를 피할 매력적인 카드를 제시해 조합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최근 반포주공1단지 3주구(재건축) 시공권을 획득하기 위해 대우건설은 ‘리츠 임대 후 매각’ 카드를 제시했다. 즉, 조합이 주주가 돼 민간임대사업자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신탁)를 설립하면 조합원이 현물 출자를 통해 일반분양 물량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한 후 매각하면 분양가 규제에 벗어날 수 있다는 게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하지만 서울시 측은 “조합원 현물 출자는 소유권 이전으로 간주되며 분양분을 임대주택으로 전환했다가 매각하는 것 역시 엄연한 주택 공급”이라면서 “조합이 임대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정비계획과 조합의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 사안으로 임대 후 매각하려는 시점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대우건설 리츠 임대 구상에 대해 ‘허용 불가’ 한다는 입장이다.

후분양 카드도 제시되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21차(재건축)의 경우 포스코건설이 후분양 방식을 제안했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원 부담이 없는’ 후분양을, GS건설은 단지명 ‘반포프리빌리지자이’ 브랜드를 내세우며 자이타운 형성을 통한 단지 가치 극대화로 시공권 도전에 나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먼저 후분양을 제안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후분양 역시 분양가상한제 적용 범위에 해당하지만 최근 공시지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준공 이후 분양가를 산정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도입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분양가 규제를 피한 꼼수를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부동산업계의 반발과 주택 공급 위축 우려 등으로 6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을 부여했고 추가로 3개월 연기돼 사실상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힘들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여기에 제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 개정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감에 따라 12ㆍ16 부동산 대책,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정책이 올해 안으로 시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오는 30일 제21대 국회 개원까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가 열려도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2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이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부동산 법안에 대한 야당 반대가 상당한 상황인 데다가 코로나19 비상시국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부동산 법안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법안들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있어 오는 7월 이후에나 법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정부가 분양가 규제 회피로 차단을 위해 꺼내든 분양가상한제 도입이 점점 힘을 잃는 모습이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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