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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헤드라인] 성산시영 다음은 목동?… 재건축 추진 ‘물꼬’ 트일까
▲ 서울 마포구 일대.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이하 성산시영)가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해 이목이 쏠린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기조 속에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단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에 목동 신시가지 등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단지들의 기대감도 살아나고 있다.

성산시영 안전진단 결과 들여다보니… 54.97점 ‘턱걸이’ 통과

21일 도시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성산시영은 이달 8일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의 적정성 검토에서 종합점수 54.97점으로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재건축을 위한 첫 관문인 안전진단은 관할 지자체의 현지조사(예비안전진단)와 민간업체를 통한 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재건축 여부를 결정한다. 정밀안전진단(100점 만점)에서 ▲A~C등급(56~100점)은 유지ㆍ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30~55점)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30점 미만)은 재건축 확정 판정으로 분류된다.

정밀안전진단 평가항목은 주거환경,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구조안정성, 비용분석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성산시영은 올해 초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주거환경 32.36점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43.05점 ▲구조안전성 68.52점 ▲비용분석 40점으로 종합점수 53.87점을 받아 건기연이 안전진단 결과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이번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는 이보다 높은 54.97점(▲주거환경 33.1점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41.65점 ▲구조안전성 71.18점 ▲비용분석 40점)을 받았다. 가장 큰 비중(50%)을 차지하는 구조안전성 평가 점수가 1차보다 더 높아졌지만 종합점수 55점 이하를 충족해 턱걸이로 통과한 셈이다.

건기연은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 결과 종합의견에서 “기존에 제출된 보고서의 1ㆍ2차 보완 등을 통해 완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4개 평가 분야에 대해 검토한 결과 성산시영의 재건축 안전진단 결과는 ‘재건축사업의 안전진단 매뉴얼’에 의해 적절히 수행됐다”고 판정 이유를 설명했다.

2016년 예비안전진단 통과 이후 4년 만에 재건축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성산시영의 집값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다. 성산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전용면적 59㎡ 매물이 7억 원대였는데 최근 호가가 9억 원대 후반까지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재건축 추진 단지들 줄줄이 ‘좌절’… 목동이 분수령 되나

앞서 재건축에 뛰어든 단지들은 강화된 안전진단의 벽 앞에서 줄줄이 좌절을 맛봤다. 국토부는 2018년 3월 5일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방안을 전격 시행했다.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의 가중치를 높이고, 조건부 재건축 판정 시 적정성 검토를 의무화한 게 핵심이다.

평가항목별 가중치는 ▲구조안전성 20%→50% ▲주거환경 40%→​15% ▲비용분석 10%→​10%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30%→​25%로 변경됐다. 이로써 준공한 지 30년이 넘어 재건축 연한이 지난 아파트도 구조적으로 문제가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재건축이 어려워졌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종합평가 51.5점으로 D등급을 받았던 구로구 오류동 동부그린아파트는 지난해 10월 건기연의 적정성 검토 결과 C등급(62.46)을 받아 재건축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1차에서 구조안전성 평가 점수가 56.07점(D등급)이었으나 건기연의 검토 결과 76.35점(C등급)으로 상승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차세대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이하 올림픽선수촌)도 지난해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8년 말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으나 작년 10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는 60.24점으로 C등급을 받아 탈락했다.

이곳 소유주들은 올림픽선수촌 일부 저층이 내진 성능을 갖추지 못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공법으로 시공돼 안전진단에서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기대와 달리 구조안전성 평가에서 B등급(81.91점)이 나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북권 아파트 가운데 재건축 기대주로 꼽히는 노원구 월계시영아파트(미성ㆍ미륭ㆍ삼호3차, 이하 월계시영)는 첫 단계인 예비안전진단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노원구는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한 월계시영의 현지조사 결과 C등급 판정을 내렸다.

성산시영과 같은 해(1986년) 준공된 단지지만 결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당시 노원구 관계자는 월계시영의 예비안전진단 결과에 대해 “콘크리트 균열이 다소 발견됐지만, 하중 상태가 양호하고 구조적 변형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내진보강을 위해 향후 재건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 결과로는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시정비사업 관련 고강도 규제 기조를 이어온 여당이 총선에서까지 압승을 거두자 재건축을 기대했던 아파트 소유자들 사이에서 “재건축은 당분간 물 건너갔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았던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일부 단지에서는 총선 결과가 나오자 재건축 속도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목동8단지가 지난달(4월) 양천구에 안전진단 평가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목동1단지 등 안전진단을 신청한 다른 단지도 안전진단 취소나 연기를 검토하던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성산시영이 최종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시장에서는 1차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달 중 최종 안전진단 결과 발표를 앞둔 목동6단지의 경우 1차 점수를 기준으로 하면 2차 통과가 유력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목동6단지의 1차 구조안전성 점수가 60.68점으로 성산시영(68.52점)보다 더 낮다고 분석이 나와서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총선 직후 목동 재건축 장기화가 점쳐지며 안전진단을 진행 중인 단지들의 통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최근 성산시영 사례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목동6단지의 최종 검토 결과가 목동 재건축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시그널?… 전문가 “글쎄”

다만 업계에서는 재건축 규제 자체가 완화된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달 정부가 5ㆍ6 수도권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재건축이 아닌 공공 주도의 재개발사업 구상을 밝힌 것은 앞으로도 재건축 규제 완화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북에서 ‘매머드급’ 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주로 소규모재건축이나 공공재개발에 대한 규제만 완화하면서 재건축을 규제하는 지금의 기조가 바뀌기는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최근 주택공급방안을 발표하고 서울 도심 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시그널을 줬다”며 “용산처럼 임대주택 비율 확대 등 정부 조건을 수용할 경우 강북 재건축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나 그렇지 않다면 지지부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목동신시가지아파트 6단지. <사진=아유경제 DB>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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