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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우리 가족 ‘맞춤형 설계’… 소형ㆍ협소주택 인기 ↑
▲ 개인의 개성에 맞춰 특화설계를 적용한 거주지가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간 활용도가 높은 주택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무조건 넓고 큰 집보다 실용성이 높은 공간에 대한 선호도의 증가와 ‘나에게 맞는 공간’을 갖춘 주택이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는 그 가운데 공간 활용이 극대화된 ‘협소주택’과 ‘특화설계’ 소형 아파트를 살펴보고자 한다.

소형 아파트 ‘맞춤형 설계’로 인기몰이

최근 건설사들이 주택 공간의 효율화, 수납공간 강화 등 실용성에 신경을 쓴 특화설계를 개발하면서 주택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국에는 총 96개 단지 495개 주택형 아파트가 분양됐는데,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주택형 중 6개가 전용면적 59㎡(약 17평) 타입이다.

소형 아파트로 분류되는 59㎡는 최대한 적은 면적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려는 방식으로 설계가 발전됐고, 이러한 공간 활용 설계에 따라 근 주목받고 있다.

올해 3월 경기 과천시에 공급된 ‘과천제이드자이(647가구)’ 59B㎡는 8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1772가구)’ 59C2㎡는 801대 1의 경쟁률을, GTX 개통 예정으로 주목을 받는 ‘부평역한라비발디트레비앙(385가구)’ 59A㎡는 794대 1을 기록했다.

아울러 양주 신도시에서는 59㎡에 해당하는 소형 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보이며 판매되고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양주시 소형 아파트 가격은 2.74% 상승해 2016년 3분기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양주 신도시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1862가구)’ 58㎡는 지난 5월 최고 2억9800만 원으로 실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 같은 평면이 최고 2억5700만 원으로 거래된 것과 비교해 4000만 원이 상승한 가격이다.

국민주택규모(85㎡)보다 작은 기준인 소형 아파트가 주목을 받는 이유로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형적인 가구 유형이 1~3인 가구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통계청 ‘2019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평균 가구원 수는 2.44명이며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가파르게 치솟는 집값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1~3인 가구가 무조건 비싸고 넓은 집이 아니라 평수가 작더라도 더 저렴하고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특화설계된 집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59㎡보다 조금 더 넓고 84㎡보다는 조금 더 저렴한 70㎡(약 21평) 아파트도 공간 활용도  주목을 받고 있다. 건설사들은 70㎡ 아파트에 발코니 확장, 수납공간 활용 등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인테리어를 적용하면서 수요자들의 거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70㎡ 주택형의 청약 경쟁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에서 일반 분양된 70㎡ 주택형의 1순위 청약 경쟁률에서 2015년 5.04대 1이던 수치는 매년 상승해 지난해 7.92대 1을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공간 활용을 중점으로 둔 특화설계 등이 적용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새로운 개념의 주택 특화 평면으로 ‘청신호 라이프플러스(LIFE+)’를 개발해 적용하기로 했다고 지난달(6월) 12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거실과 침실을 구분 또는 통합해 주는 ‘슬라이딩 월’과 주방을 가릴 수 있는 주방 커버장, 소형 가구를 위한 가변형 식탁, 내ㆍ외부 수납공간과 확장된 신발장 등의 맞춤형 설계가 적용된 가구가 마련됐다.

대우건설도 주거 타입별 가변형 벽체구조를 적용해 주부의 동선을 고려한 주방설계, 드레스룸 공간, 현관 양면 수납가구 등을 조성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가변형 벽체구조는 포스트 코로나 를 이한 사람들이 공간 활용도가 높은 주택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같이 특화설계가 적용된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실수요자들의 주거 공간에 대한 관점과 니즈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우리 가족 개성 살린 ‘협소주택’
‘서울시 건축상’ 수상까지

거주공간을 조금 더 실용적으로 마련하고자 하는 마음은 특화설계에서 더 나아가 ‘내 집 짓기’에까지 이르렀다. 협소주택은 보통 50㎡ 이하 토지에 지어지는 주택으로, 자투리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심 내 주거 문제의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가파르게 솟은 집값보다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그 돈으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등에 시달리며 사느니, 차라리 더 저렴한 가격으로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집을 짓자”는 것이 대표적인 협소주택 소비심리라고 볼 수 있다.

협소주택은 각 층마다 다른 공간을 조성할 수 있고, 취향에 따라 개성을 살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도심의 대지 면적이 여의치 않아서 주택 자체가 협소하고, 집을 지을만한 대지를 찾는 것과 집을 설계하기가 일반 주택보다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발품과 설계를 거듭해 지어지는 만큼 개개인의 노력과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협소주택을 마련하고 싶다면 먼저 거주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협소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치밀한 설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을 줄 수 있는 협소주택 몇 채를 예시로 살펴보자. 지난달(6월) 28일 SBS F!L 예능프로그램 ‘홈데렐라’에서는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남산아래갤러리’ 주택을 소개했다.

‘남산아래갤러리’ 협소주택은 지상 1층~5층 23㎡(약 7평)으로 조성됐다. 2층에 위치한 현관은 화이트 톤의 디자인과 수족관, 유리난간, 창문 등 유리 소품을 사용해 좁은 현관을 넓어 보이게 디자인했다. 1층 안방에는 23㎡의 공간 안에 침대ㆍ드레스룸ㆍ책상ㆍ파우더룸을 함께 배치하면서도 계단 겸 서랍장을 맞춤 제작하는 등 최대한 수납공간을 넓히려는 센스가 돋보였다. 4층에 함께 있는 거실과 주방의 경우 스프릿 플로어를 적용해 적절히 구분했고, 한 층에 6개의 창문을 내면서 좁은 공간의 답답함을 해소했다.

협소주택을 짓기 위한 대지 구입비는 48㎡(약 14.4평) 4억 원, 건축비용 3억7000만 원으로 총 7억7000만 원이 소요됐다.

‘남산아래갤러리’ 협소주택의 거주자 이진혁씨는 “후암동 일대 125㎡(약 38평) 아파트 가격은 10억 원 이상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소리 지를 수 있는, 하나밖에 없는 우리 집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BS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건축탐구-집’에서 소개됐던 종로구 창신동의 ‘세로로’ 협소주택은 지상 1층~5층 16㎡(약 5평)으로 조성됐으며 낙산공원 인근에 위치해 자연과 어우러진 주택으로 주목을 받았다. 주택에 거주하는 최민욱ㆍ정아영 부부는 자연경관을 우선 요소로 뽑아 협소주택을 설계했다고 언급했다.

‘세로로’ 협소주택은 1층 주차장, 2층 프리랜서 부부의 작업실, 3층 식당ㆍ주방, 4층 침실, 5층 다용도실ㆍ욕조로 꾸며졌다. 특히 층마다 트여있는 창문이 숲과 맞닿아 있어 푸르른 배경으로 집을 더욱 넓게 느껴지게 했다.

임형남 건축가는 “차경이라는 말이 있다. 경치를 빌린다는 뜻인데, (협소주택의) 땅이 넓지는 않지만 지금 보이는 이 경치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니까 경치를 빌려서 평생 쓸 수 있다는 게 큰 혜택”이라고 호평했다.

‘세로로’ 협소주택은 대지 구입비 1억 원에 건축비와 가구비를 포함해 2억 원이 들어 총 3억 원이 소요됐다. 아울러 부부는 노후화 주택 신축 및 개량 시 융자를 지원해주는 ‘서울시 도시재생 공사비 융지지원 서비스’로 저금리 혜택을 받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에 관해 거주자 최씨는 “낮과 밤 시간대의 동선을 철저히 고려해 설계했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내려오면 주로 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 밖에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얇디얇은 집’은 경부고속도로의 소음을 막기 위해 완충녹지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땅에 지어졌다. 입구 쪽 폭이 1.4~2m에 높이가 20m에 이르는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협소주택으로, 서울시 건축상을 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협소주택’ 인기… 고려할 점은?

협소주택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집값으로 인한 대안적 주거형태로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에서도 리얼리티쇼 ‘도전! 협소주택(Tiny House Nation)’을 통해 미국의 다양한 협소주택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7년에만 협소주택 판매량이 67%나 증가하는 등 미니멀라이프, 개성 있는 인테리어 등의 요소가 크게 작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밖에도 세계 각국은 협소주택 실험이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구상책을 내놓고 있다. 독일의 경우 난민ㆍ노숙자를 위한 주거 해결책으로 협소주택을 마련해 제공하기도 했다. 주거난으로 유명한 홍콩에서는 과잉생산으로 방치된 대형 콘크리트 수도관을 연결해 만든 ‘오포드 튜브 하우스(OPod Tube House)’가 화제다. 지름 2.5m, 길이 2.6m짜리 수도관 2개를 연결해 지은 이 집의 내부 면적은 9.29㎡(약 2.8평)로 조성됐다.

세계가 협소주택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작아서’가 아니다. 법을 피해 지을 수 있는 보다 저렴한 주택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방면에서의 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제도적인 문제점이 남아 있다. 국내 「건축법」상 접한 도로가 6m 미만이면 토지를 도로로 제척해야 하는데, 자투리땅을 사용해 짓는 협소주택의 경우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집터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법의 테두리를 간신히 비켜 가서 주택을 짓는 방향이 아니라, 1~3인 가구 등이 이러한 자투리땅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내 집 마련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이에 맞춰 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와 달리 개개인의 개성에 맞춰 특화설계를 적용한 거주지가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952년 최초의 아파트 ‘유니테다비타시옹’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르 꼬르뷔지에 또한 여생을 즐길 때 4평짜리 오두막을 ‘나의 궁전’이라고 평하며 살아갔다. 이처럼 ‘나의 필요에 맞게 설계된 집’이 앞으로 주택시장에서 더 많은 수요를 불러일으키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협소주택 건축에 관련한 더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나 서울시 주택개량상담실을 통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EBS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건축탐구-집’에서 소개됐던 종로구 창신동의 ‘세로로’ 협소주택. <출처=EBS 다큐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조은비 기자  qlvkb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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