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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전월세 전환율 인하에 임차인 주거 안정될까?… 시장은 ‘갸우뚱’
▲ 정부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최근 정부가 월차임 전환율(전월세 전환율)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행 4%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기로 한 상황인데 이를 두고 임대차 3법 개정과 더불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는 반면, 이 같은 조치가 세입자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상당하다. 가뜩이나 아파트 전세값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되레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 전월세 전환율 현행 4%→2.5% 하향 조정
전월세 상한율 인하 조치+임대차 3법 개정, 시너지 효과 기대

이달 19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월세 전환율을 현행 4%에서 2.5%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으로 오는 10월 중 시행을 목표로 입법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환산하거나 월세를 전세로 환원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다. 월세를 전세금과 월세보증금의 차액으로 나눈 후 100을 곱해 산출된 월세이율을 연이율로 환산, 다시 12개월을 곱하면 전월세 전환율이 된다.

예를 들어, 현행 전월세 전환율인 4%를 적용할 경우, 전세가 10억 원인 아파트에 살다가 전세가 6억 원에 월세로 전환 시, 차액인 4억 원의 4%인 1600만 원을 12개월로 나누면 월 133만 원이 산출된다. 반면, 똑같은 방식으로 2.5%를 적용하면 차액 4억 원의 2.5%인 1000만 원에서 12개월로 나눠 월 83만 원이 나오니 당연히 임차인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홍 부총리는 “현행 전월세 전환율이 임차인의 월세전환을 부추기는 등 임차인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2%대인 시중 전세대출 금리와 비교해도 전월세 전환율 4%는 분명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월차임 전환율 2.5%는 임차인 전세대출금리, 임대인 투자상품 수익률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 임대인과 임차인 양측의 기회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즉, 정부는 임차인이 전세보다 월세로 거주하는 경우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게 되는 상황을 감안해 전월세 전환율을 낮춰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면 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전월세 전환율 인하 카드는 사실상 임대차 3법의 후속 조치로 앞으로 4년간 세입자를 바꾸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전환으로 손실을 만회하려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라고 짚었다.

그는 또 “현행 전환율을 적용한 채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될 경우 세입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임차인들의 ‘안심 거주’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전에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임차인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할 시, 금융기관 대출평균금리를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 4일 대표발의 했다.

이 의원은 “2020년 7월 기준 시중은행의 평균 대출이자율은 연 2.65% 수준이고 마이너스통장 이자율은 평균 연 3% 수준인 반면, 같은 기간 기준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로 대통령령으로 정한 이율 3.5%를 더하면 연 4%로, 월세 전환율이 더 높은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 단위 차임으로 전환하면 정부가 매년 1월 말일까지 직전 3개월의 한국은행 통계월보에 게재된 금융기관의 대출평균금리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 세입자의 부당한 월세 부담을 방지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일단 이번 전월세 상한율 인하 조치가 임대차 3법 개정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간 2년마다 올릴 수 있는 임대료 상한에 제한이 없어 지금까지 전월세 전환율은 참고 기준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임차권이 4년간 법적으로 보장받아 임대료 상한선이 강제로 정해졌기에 그만큼 전월세 전환율이 중요해졌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집주인이 월세 혹은 반전세로 전환할 경우, 2년이라는 추가적인 기간을 더 보장받은 세입자 입장에서 전월세 전환율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도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임대매물이 전세에서 반전세 혹은 월세로 전환이 진행되자 이번 조치를 한 것으로 임대시장에서 전세 감소를 최대한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간이 지나 제도가 시장에 정착되면 임차인의 주거권이 향상돼 임대인과 임차인이 동등한 위치에서의 임대료 협상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당수 전문가 “전월세 전환율 인하, 세입자 주거안정 가져올지 미지수”
월세 전환 가속화에 전세대란 우려 ↑

반면, 전월세 전환율 인하가 세입자 주거안정에 실제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이미 임대차 3법으로 전세금을 못 올리게 하고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인 상황에서 전월세전환율을 낮추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도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근본적으로 임대시장을 안정시키려면 규제가 아닌 공급 대책인 3기 신도시 등을 빨리 궤도에 올리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더 나아가 전월세 전환율 조정이 월세 전환으로의 가속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월세 전환율 제한 시, 임대인들 처지에서는 차라리 보증금을 더 받거나 1가구 2주택자의 경우 실거주로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되레 전세 구하기가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민간임대사업자의 경우 해당 규제 대상이나 일반 임대사업자는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효과도 장담할 수 없고 행여 효과를 보더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나 독일처럼 세입자 면접을 봐 반려동물을 키우거나 자녀가 많은 집은 제외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정부의 전월세 전환율 인하 정책이 반전세나 월세 전환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가속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는 “전월세 전환율은 시장의 균형점을 보여주는 것일 뿐 이를 통제하는 것은 세입자를 벼랑으로 몰 수 있는 정책으로 정부는 임대인과 임차인 갈등을 조장하면 안 된다”면서 “현재 아파트 전세값이 너무 많이 올라 있고 이사철이 다가오면 전세대란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전월세 전환율을 강제적으로 내리면 전세금은 더 오르게 되고 그렇게 되면 중저가 전세 물량부터 소멸돼 전세값은 더욱 폭등할 것”이라며 “이미 아파트는 물론 빌라나 다세대주택까지 전세대란은 진행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전세수급지수 189.6 기록… 다가오는 이사철 전세대란 위기감 ‘고조’
서울 아파트 전세값 60주 연속 ‘상승세’

가을 이사철을 앞둔 시점에서 서울 주택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전세대란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달 24일 KB부동산 주간 주택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서울 지역 전세수급지수는 전주인 186.9p보다 2.7p 오른 189.6을 기록해 2015년 10월 첫째 주(190.6)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세수급지수는 국민은행이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부동산공인중개사들에게 매달 조사한 지표로, 0에서 200 사이 숫자로 표시되는데 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하기 때문에 200에 근접한 현재 스코어인 189.6은 전세난이 상당히 심화했음을 뜻한다. 전세수급지수 추세도 지난 7월 말 이후 3주 연속(180.1→182.4→186.9→189.6)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도 전세대란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다수 전문가에 따르면 전세값 인상 제한과 임대 기간 설정에 제약이 생기자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고 있는 등 전세 물량이 아예 제로인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이 줄어들고, 여러 강한 규제에 전세 수요는 증가하고 3기 신도시 대기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가 전세로 눌러앉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 등 실거주 의무로 집주인들마저 본인 집에 눌러앉게 되면서 전세는 더욱 감소했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부동산 매물정보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임대차법 시행 이후 약 3주간 평균 52.6% 감소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75.8% 줄며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양천구는 71.8%, 동작구는 64.6%, 은평구는 55.2% 감소했다.

당연히 전세값도 연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세 품귀 현상과 월세 전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값은 이달 17일 기준 0.12% 오르며 60주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주 대비 상승폭은 다소 줄었지만 전세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강동구(0.19%), 강남구(0.17%), 서초구(0.17%), 송파구(0.16%)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수도권별로 보면, 인천(0.05%)은 전주(0.03%)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고 경기(0.23%)는 전주 오름폭을 유지했다. 시ㆍ도별로는 세종(1.39%), 울산(0.38%), 대전(0.36%), 충남(0.22%), 충북(0.19%), 강원(0.15%), 경남(0.13%), 대구(0.12%) 등이 상승했고, 제주(-0.03%)는 하락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값 상승이 다소 둔화한 것은 여름휴가 등 계절적 비수기에 의한 것으로 언제든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전세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9~10월 가을 이사철까지 앞두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세난은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전월세 전환율 적용을 두고 임대인에게 강제성을 부과하지는 않는다는 뜻을 내 그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임대차 3법 시행 등으로 과도기성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6개인 분쟁조정위원회를 올해 안으로 6개소 추가 설치ㆍ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는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주택 임대차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률 전문가들이 조사를 거쳐 심의ㆍ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의 의도대로 분쟁조정위원회가 제 몫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전반적인 전세 매물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전세값이 연신 상승하며 세입자들이 집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등 올 가을 서민의 부담이 더 커지는 전세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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