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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헤드라인] ‘지지부진’ 사업지 대안으로 떠오른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은 ‘싸늘’
▲ 성북1구역 재개발 위치도.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ㆍ이하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달 20일 공공재개발과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재건축) 사업 지원을 위한 ‘공공정비 통합지원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다. 정부가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공공재개발은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드러내는 구역들이 많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공공재건축에는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흑석2ㆍ성북1구역 등 공공재개발 사업의향서 제출… 해제 구역 관심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적지 않다”면서 “공공재건축 컨설팅은 다음 달(9월)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공공재개발은 오는 9월 공모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홍 부총리는 “공공재개발을 위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은 이달 중 우선 발의하겠다”며 “공공재건축 도입을 위한 개정안도 신속하게 발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공재개발은 앞서 5ㆍ6 수도권 공급대책을 통해 도입된 개념이다. 재개발 구역을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하고 용적률 상향 및 분양가상한제 적용 제외, 인ㆍ허가 절차 간소화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대신 신규 주택 중 조합원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절반을 임대주택으로 짓는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또한 정부는 8ㆍ4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공공재개발 대상을 기존 재개발사업 추진 단지 외에 옛 뉴타운 지역 등 정비구역 해제 구역도 포함키로 하면서 대상은 더욱 확대됐다. 서울에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이 176곳에 이른다. 정부는 공공재개발로 총 4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잡은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북지역의 정비구역 해제지 곳곳에서는 공공재개발 참여 의사를 밝히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2007년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13년 해제된 종로구 창신동 일대 주민들은 공공재개발 사업 참여를 위한 동의서 징구 작업에 착수했다. 종로구도 공공재개발 주민설명회 개최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신청계획서를 제출하기로 하는 등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016년 뉴타운 직권해제 대상 구역으로 선정된 영등포구 신길1구역도 최근 공공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보인다. 오는 9월 공공재개발 공모 신청을 앞두고 동네 곳곳에 추진준비위원회 발족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리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사업 재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1호 사업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성북구 성북1구역은 공공재개발을 향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곳은 2004년 재개발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16년째 조합을 설립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고도가 높고 근처 지역이 문화역사지구로 지정돼 용적률이 낮게 책정되는 등 사업성 부족으로 오랜 내부 갈등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성북3구역은 5ㆍ6 대책에서 공공재개발이 발표된 직후 공공재개발 협의회를 꾸리고 성북구에 공공재개발 추진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성북3구역 관계자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할 방법은 재개발밖에 없는데 직권해제 무효소송에서 패소해 일반 재개발은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공공재개발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 흑석2구역도 참여 의사를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구역 중 한 곳이다. 이곳은 2009년 추진위구성승인 이후 12년째 추진위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흑석2구역 추진위는 최근 SH에 개별 사업설명회를 요청해 맞춤형 설명회를 진행했고 이후 추진위 회의에서 공공재개발을 신청하는 방향으로 의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SH는 사업의향서 제출 구역을 시범사업지로 우선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H에 따르면 현재 흑석2구역, 성북1구역, 양평14구역 등 4곳이 공공재개발에 참여하겠다는 사업의향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다음 달(9월)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모를 시작해 오는 11월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후보지 맞춤형 주민설명회 및 공공시행자 지정 등을 거쳐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없다”… 주요 단지들, 공공재건축 ‘외면’

반면 8ㆍ4 대책의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방안 중 핵심인 공공재건축사업에 대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와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공공재건축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조합원의 이익보다 공공 중심의 사업 진행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당초 계획인 오는 9월 중 공공재건축 선도 사업지 선정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정부는 8ㆍ4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도심에 5년간 5만 가구를 공공재건축을 통해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는 민간 조합이 공공재건축을 수용하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올려주고, 층수도 50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다만 조합에는 고밀 개발로 증가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 하는 조건이 붙는다. 용적률 증가에 따른 기대수익으로 따지면 90%는 정부에 반납해야 하는 셈이다. 또 재건축 추진의 걸림돌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에 대한 완화 방안 등도 포함되지 않아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유일하게 거론되는 사업 후보지는 강남구 개포우성7차아파트로 파악됐다. 지난 19일 서울시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에서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 및 경관심의(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날 회의에서 안건은 최종적으로 도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보류된 가운데, 이곳을 공공재건축 대상지로 선정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서울시가 활발한 논의를 진행해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 등 절차를 거친다면 최종적으로 공공재건축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공재건축을 통해 규제 위주의 재건축 정책에서 전향하는 모습을 보인 점은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제도 보완으로 유인책을 더하지 않으면 재건축 조합들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철저한 세부계획을 세우고 미비한 부분에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용적률 상향과 층고 제한 완화 등 그동안 규제 위주의 재건축 정책에서 큰 전환을 보였다는 점은 유의미하다”면서도 “조합들이 공공재건축에 어느 정도 적극적으로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무조건 사업지의 용적률을 올려주는 것이 ‘당근책’은 아니다. 정부가 개발 이익에 대해 최대 90%까지 환수하기로 하면서 재건축 조합원들이 응할지는 미지수”라며 “과도한 기부채납 방식으로는 재건축 조합들의 참여를 유도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 여의도시범 일대. <사진=아유경제 DB>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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