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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임대차 3법’ 시행 한 달… 현 부동산시장 상황은?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현 정부 들어 올해 가장 높게 상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현 정부 들어 올해 가장 높게 상승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최고치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이른바 ‘임대차 3법’ 규제 여파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다른 조사 결과에서는 되레 전셋값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이어지는 가운데 임대차 3법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도 거세다.

이에 본보는 해당 법을 시행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현 부동산시장 상황을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 분위기 ‘쭈욱’… KB국민은행 “전세수급지수 190 이르러”
매물 부족 현상 심화… ‘깡통전세’ 속출

이달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9% 상승했다. 연간으로 보면 2015년 16.96% 상승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4.72%, 2017년 4.1%, 2018년 1.87%로 진정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2.47%를 기록하며 상승으로 전환했고 이후 서울 전셋값이 64주 연속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0.16%로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의 경우 0.9%, 수도권은 0.16%로 전주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고. 지방의 경우 전주와 비교하면 0.1%p 오른 0.16%, 5대 광역시 역시 0.01%p 상승한 0.16%를 기록했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리브온 역시 같은 기간 수도권 전세가격증감률(직전주 대비 상승률 수치)이 0.33%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8월 첫 주에 0.11%대로 안정적이었고 이후 4주 연속 0.30%대 이상의 상승을 보였고, 특히 지방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올해 7월 말 이후 약 5배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도 여전히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전세수급지수는 KB국민은행이 전세 수요와 비교하면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공인중개사들에게 매달 조사한 지표로, 0에서 200 사이 숫자로 표시되는데 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이달 14일 기준 190을 기록, 사실상 2015년 전세대란 이후 최악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말 당시에는 165.6이었지만 약 2달 반 만에 25 가까이 가파르게 올랐다. 한마디로 전세가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는 얘기로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전셋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7~8월은 전통적으로 전세시장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임대차 3법 등의 여파로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우선 시행되면서 임대인들이 매물을 도통 내놓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격적인 이사 철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전셋값 상승세가 더 커질 수 있다”며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가 여전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거래 잠금 역시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최근에는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아파트 매매가 자체를 뛰어넘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말은 해당 아파트 집주인이 아파트를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른바 ‘깡통전세’로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부족한 일부 주택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서울 내 아파트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정부에서 주택시장 가격에 선행하는 매매심리의 진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안정일 뿐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만큼 단시간에 매매가격이 내림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세 품귀현상’ 오피스텔까지 번져집주인 vs 세입자 갈등 ↑… 전문가 “당장 시행보다 유예기간 뒀어야”

여기에 임대차 3법으로 촉발된 전세금 상승이 오피스텔시장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주택 전세 품귀현상으로 매물이 부족해지자 반대급부로 오피스텔 전세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이다. 서울 일부 지역 내 오피스텔 전셋값 역시 매매가격보다 높게 거래되는 ‘역전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 22일 상가정보연구소는 분석한 국토교통부 자료를 토대로 올해 전국 전용면적 3.3㎡당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격이 8월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다시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당시 1377만 원부터 5월(1421만 원)과 6월(1441만 원) 상승한 후 7월(1412만 원) 잠시 하락했지만 8월에 1461만 원(이달 21일 기준)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업계 전문가는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주택 전세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주택 전세 수요가 오피스텔 등 대체 상품으로 옮겨 가면서 깡통 오피스텔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계약 기간이 끝나고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추후 사회적 문제로도 대두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신혼부부 등 필연적으로 안식처가 필요한 세입자들이 깡통주택 위험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목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ㆍ신한은행ㆍ하나은행ㆍ우리은행ㆍ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이달 10일을 기준으로 신용대출 잔액이 총 125조4172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물론 상당수가 ‘영끌(영혼까지 끌어 투자)’이나 ‘빚투(빚내서 투자)’도 있지만, 투자가 아닌 실제 집이 필요해 대출을 끌어다 쓰는 이들도 상당 부분 포함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 전세계약이 끝난 임차인이 이사하려다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에 다시 말을 바꾸는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집주인 처지에서는 떠나는 임차인 대신 새로운 세입자를 구했는데 이 경우 난처해질 수 있다. 또한, 전세금을 5% 이상 올리지 못해 자신이 실거주할 계획을 세운 사례도 있으므로 그 과정에 임차인과의 갈등이 속출하는 모양새다.

또 다른 사례는 집주인이 전세 만료인 집을 실거주 매수자에게 매도하려는 계획인데 여전히 세입자가 계약갱신 여부를 밝히지 않아 난감한 경우도 나오고 있다.

전월세상한제 역시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을 갱신할 때 기존 임대료 대비 최대 5%로 제한하는 제도다. 인상률 상한이 5%인 만큼 집주인이 요구한다고 무조건 5% 증액에 동의해야 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계약 갱신 때 보증금과 월세 증액 비율은 임차인과 집주인이 합의로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집주인으로서는 세입자 동의가 없다면 자신의 집임에도 마음대로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게 되면서 불만을 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전문가들은 당사자 간 합의가 잘 안 되면 다음 단계가 분쟁조정절차인데 이는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과정인 만큼 임차인도 5% 이내 임대료 증액은 막무가내로 거부할 소지는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즉, 당사자 간 ‘합의’가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한 전문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집’을 보면,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로 집을 비워주기로 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임대인이 제3자와의 관련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에 한 해 가능하다고 정리해 놨다”며 “이를 바꿔 말하면 집주인이 제3자와 계약하면 갱신 요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입자가 계약갱신 여부를 밝히지 않은 경우에도 집주인은 미리 세입자에게 처분 계획이라는 점을 알려 계약갱신 여부를 확인했음에도 집을 비워주기로 했다면 계약갱신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이 커지자 국토교통부 장관의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나온 상황으로 정부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를 염두에 둬야 하는데 검토가 부족해 이런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제도를 무리하게 시행하기보다는 유예기간을 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세입자 보호하는 사실상 첫 정책 시각도
전문가 “내수경제 활성화도 기대… 세입자와 임대인 간 관계 평등하게 될 것”

반면, 임대차 3법은 세입자를 보호하는 정책으로의 첫걸음으로 결국 순기능을 해낼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진작 서민의 주거 안정화를 목표로 세입자를 위한 제대로 된 정책이 나왔어야 함에도 그러질 못했지만, 이번에야말로 세입자의 주거권을 대폭 강화한 사실상의 첫 정책이나 다름없다며 의미를 찾는다.

그리고 이번 임대차 3법이 경제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기존 대부분 세입자는 2년마다 집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면서 이사로 인한 비용과 공인중개사비용 등 상당한 지출을 하게 됐지만, 이제는 세입자들이 최소 4년은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돼 주거비용 부담도 덜고 이는 내수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주거 안정화로 결혼이나 출산을 계획하는 젊은 청년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한 전문가는 “임대차 3법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나온 민생법안 중 가장 주요한 성과로 세입자들이 쫓겨나지 않고 살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가 마련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드시 집을 소유해야만 가치와 안정을 줄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제는 임차한 집에서도 얼마든지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고 굳이 집을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각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정착을 위해서는 상당 기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구 세입자들과 임대인들 간의 관계를 보다 평등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찾았다.

한편,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달 22일 국무회의 통과했다. 이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법정 월 차임 전환율 하향 조정 ▲분쟁조정위원회의 전국 단위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번 개정 시행령은 대통령 재가와 공포를 거쳐 오는 2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가을 이사철을 맞아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아유경제 DB>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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