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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헤드라인]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15개 단지 신청… 기대감 높지만 전망은 ‘글쎄’
▲ 대치은마 전경.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15개 단지가 공개되면서 도시정비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관심을 모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발이 거세 추진 가능성이 낮은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형 단지로 확인돼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15곳 신청 ‘예상 밖 흥행’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15개 단지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달(9월) 30일까지 1차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을 접수했다.

공공재건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재건축에 참여해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주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 이상을 공공임대ㆍ공공분양 등으로 기부채납하는 새로운 형식의 재건축이다. 정부는 공공재건축을 통해 향후 5년간 수도권에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아파트 최고 층수 제한을 기존 35층에서 50층까지 완화하고 용적률을 300~500%까지 높여 재건축 주택 수를 최대 2배 정도까지 늘려준다. 이때 늘어나는 용적률의 50~70%는 공공주택 기부채납으로 환수한다.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청년 등이 입주할 공공주택을 짓도록 해 서민 주거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지난 8ㆍ4 부동산 대책에서 공공재건축 계획이 발표된 직후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재건축 조합원의 이익보다 공공 중심의 사업 진행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시장에서는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난달(9월) 30일 마무리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1차 신청에서는 총 15곳의 단지가 신청하며 ‘예상 밖 흥행’을 거뒀다. 정부는 공공재건축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추가적으로 사전컨설팅을 신청하는 단지들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는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에) 강남권ㆍ비강남권, 대규모ㆍ소규모 단지 등 다양한 여건을 가진 단지들이 고루 신청했다”며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시장에서 관심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공공재건축 추진에 있어 주민 의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추정분담금 등 사업성 분석과 건축계획 등을 충실히 검토한 컨설팅 보고서를 이른 시일 내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원사격 나선 서울시… “‘4종 주거지역’ 신설 검토 중”

서울시도 공공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새로운 용도지역 신설에 착수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섰다. 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기존 준주거지역을 세분화해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연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도지역 조례를 개정할 방침이다.

서울에서 현재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주거지역은 ▲전용주거지역(1종ㆍ2종) ▲일반주거지역(1종ㆍ2종ㆍ3종) ▲준주거지역으로 나뉜다. 주거지역 중 전용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최대 120%)이 가장 낮고 준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400%)이 가장 높다.

여기에 서울시는 공공재건축을 위한 주거에 특화된 준주거지역(4종 주거지역)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신설되는 4종 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은 500%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공공재건축 활성화를 도모하고 본격적으로 주택 공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용도지역을 신설해 정부가 8ㆍ4 대책에서 내놓은 공공재건축에 맞춰 운용할 계획”이라며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고 현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5개 단지 들여다보니 ‘속빈 강정’ 우려도… 주민 반발도 변수

그러나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을 한 15개 단지가 공개되면서 우려는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서울 시내 아파트는 모두 15곳으로 전체 1만3943가구 규모다.

구체적으로 ▲강남구 대치은마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동대문구 청량리미주 ▲성동구 마장세림 ▲영등포구 신길우성2차 ▲용산구 이촌한강맨션 ▲관악구 신림건영1차 ▲구로구 고척산업인 ▲서초구 신반포19차 ▲광진구 중곡 ▲금천구 시흥건영1차 ▲종로구 금강하이츠 ▲용산구 중산시범 ▲중랑구 묵동장미 ▲마포구 신덕맨션 등 15곳이다.

이 중 1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는 대치은마(4424가구),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청량리미주(1089가구) 등 3곳에 불과했다. 이들 3개 단지가 15개 단지 전체 가구 수의 2/3 이상을 차지했다. 이 밖에 9개 단지는 모두 500가구 미만 소규모 단지로 파악됐다. 이 중에는 100가구 규모의 묵동장미와 36가구에 불과한 신덕맨션 등도 포함됐다.

특히 사업성 검토 차원에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을 한 대치은마와 잠실주공5단지는 최근 소유주들 사이에서 반대 움직임 거세게 일고 있어 최종 참여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당 단지 소유주들은 공공재건축을 진행할 경우 과도한 기부채납으로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공공재건축 반대를 외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에서 공공재건축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공공재건축 반대 모임’을 만들어 사전컨설팅 철회 요청서를 징구 중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국토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공공재건축에 반대하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며 항의를 하고 있다.

대치은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이하 은소협)는 주민을 대상으로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철회 요청서를 걷고 있다. 용적률 500%로 공공재건축을 할 경우 소유자의 대지지분이 절반으로 줄고 기부채납으로 인한 지분손실액도 11억 원에 달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내놨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장이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신청은 정부 방식이 아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나 분양가상한제 중 하나를 제외해줘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수지분석을 받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은소협은 애초에 공공재건축 추진 가능성 여지를 주면 안 된다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단지에서 ‘찔러보기’식 신청을 한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일부 구성원들의 의사로 사전컨설팅을 신청한 점 등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공공재건축이 흥행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공공재건축 혜택을 볼 수 있는 중ㆍ소규모 단지가 주로 신청했다”며 “주택 공급에 효과가 큰 대단지 재건축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공재건축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를 적용하기 때문에 인센티브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라며 “분담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조합원의 입장에서는 현 부동산 규제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게 실효성이 없다고 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아유경제 DB>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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