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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자신들이 만든 룰 깬 더불어민주당, 부끄러운 줄 알아야

[아유경제=김진원 기자]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내년 4월 열리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의원총회에서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부정부패 등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여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게 돼 있다”며 “당헌에 따르면 우리 당은 2곳 보선에 후보를 내기 어렵지만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서울ㆍ부산 보궐선거에 후보 공천을 공식화한 것이다. 

보결선거(補缺選擧)란, 당선인이 임기 개시 이후 기타 범법 행위로 인한 유죄판결로 피선거권을 상실하거나 사망, 사퇴 등의 사유로 궐석됐을 때 그 자리를 보충하기 위해 실시하는 선거를 말한다. 

서울 및 부산시장 선거가 보궐선거로 열리는 이유는 모두가 알지 않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성추행’ 혐의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중론이고,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아예 ‘성추행’이 사실로 밝혀지며 자진 사퇴했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권력형 성추행’ 문제가 엮여 있다. 자숙을 해도 마땅치 않을 마당에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욱이 앞서 언급했듯이 더불어민주당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부정부패 공천금지 원칙’이라는 당헌이 있다. 문 대통령이 당 대표로 있을 당시 개혁 차원에서 부정부패 공천금지 원칙을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한 사안이다. 재집권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만든 룰도 언제든 깰 수 있다고 스스로 알리는 꼴이 돼버렸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민주당의 후보 공천을 두고 2년 후에 있을 대선을 염두한 결정이라고 중지를 모은다. 현재 서울ㆍ부산시장 재보궐선거는 ‘2022 대통령선거 전초전’으로 불릴 만큼 중요성이 있는 선거다. 

이를 두고 야당의 비판도 거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헌ㆍ당규에 자책 사유가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해놓고 스스로 약속을 파기했다”고 비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이 온갖 비양심적인 행동을 다하고 있다. 천벌 받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도 가세했다. 류 의원은 “후보 공천을 하는 게 공당의 도리라는 이낙연 대표의 발언은 해괴한 말”이라고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 만들어진 규정을 깬 민주당은 부끄러운 줄은 알아야 한다”고 강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격투기라는 투기 종목이 길거리 싸움이 아닌 정식 스포츠로 인정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 안에서의 룰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규칙을 어기면 실격패라는 정확한 판결이 나오게 된다. 정치판에도 룰이라는 게 있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을 스스로 깨는 것은 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나. ‘책임정치’라는 그럴싸하지도 않은 단어를 빌려 현 상황을 합리화하는 슈퍼 집권여당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한 단계 진일보해야 하는 이 나라 정치가 또 다시 되레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김진원 기자  qkrtpdud.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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