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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오피니언] 시공자에 사업비 대여 의무가 있는지 여부
▲ 김래현 법무법인 현 수석변호사(도시정비사업팀장)/ 아유경제 편집인

1. 사안의 개요

‘갑’ 조합은 과거 선정된 시공자와 계약 해제 과정에서 총 32억 원에 해당하는 대여금 반환 의무를 부담케 됐고, 이를 해소하고자 새롭게 시공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입찰 참여 시 숙지하도록 돼 있는 ‘시공자 선정’과 관련한 규정에 ‘낙찰자가 조합에서 기집행한 사업비용 일체에 대한 차입금의 상환 등을 비롯한 제비용 일체를 계약 체결 후 2개월 이내 모두 대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리고 위 규정에 의거 새롭게 선정된 시공자 ‘을’에게 위 32억 원에 해당하는 자금 대여를 요청했으나 ‘을’이 자금 대여를 하지 않자 ‘갑’이 ‘을’을 상대로 사업비 대여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2. 대전지방법원의 해석(2013년 12월 19일 선고ㆍ2013가합6661 판결)

가. ‘을’은 ▲‘시공자 선정’ 관련 규정은 도급계약의 내용이라고 볼 수 없으며 ▲대여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위 32억 원에 해당하는 대여금 반환 채무는 도급계약 체결 이후 ‘갑’이 부담키로 한 채무로서 ‘기집행 사업비용 일체’에 포함되지 않으며 ▲사업비 차입과 관련한 별도의 총회 결의가 없었으며,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이 부담할 의무가 없다는 점 등을 주장했다.

나. 재판부는 ▲도급계약서 제3조에서 ‘시공자 선정’ 관련 규정을 계약문서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고, 해당 규정 제1조제4항은 본 규정이 계약서의 일부가 됨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그 규정은 도급계약의 내용이며 ▲‘시공자 선정’ 관련 규정에서 ‘계약 체결 후 2개월 이내 모두 대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대여 의무 해태를 방지해 사업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려고 이행기한을 정해놓은 것일 뿐 기간 경과 이후 대여 의무가 면제된다고 해석할 수 없으며 ▲시공자선정총회 당시 총액 350억 원의 한도 내에서 사업비를 대여한다는 ‘을’을 시공자로 선정했으므로 자급 차입에 관한 총회 결의도 득했으며 ▲대여 원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을’이 대여금 지급 의무를 지체한 데 따른 통상의 손해이거나, 특별한 손해라고 하더라도 ‘을’이 알았던 손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을’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3. 검토

최근까지 적법하게 선정된 시공자가 사업 진행 도중 조합 측에 아무런 귀책이 없음에도 운영비 대여를 중지하는 등으로 조합 길들이기에 나서는 일이 있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악화를 이유로 조합 측에 사업 일정 중단 또는 연기를 요구하는 등 조합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그와 같은 이유로 부득불 조합 측에서 계약 해제 또는 해지 등의 조치를 하면 투입 비용 회수라는 명목으로 수십억 원에 이르는 대여금 및 기지출 비용 등을 신뢰 이익으로 일거에 청구해 왔는바, 일선 현장에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위 판결에서는 도급계약서(계약의 내용으로 포함된 ‘시공자 선정’ 규정 포함) 상 기재 내용을 근거로 계약 당사자 간 권리 의무 관계를 객관적으로 해석했으며, 앞서 언급한 기집행 사업비 대여 쟁점에 관한 판단 외에도 시공자 측의 일방적인 조합 운영비 중단에 대해서 근거가 없으므로(도급계약서 제19조에서 ‘갑’ 조합 운영비로서 매월 2000만 원을 무이자로 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을’은 정비구역 변경지정 득할 때까지 재건축사업을 일시적으로 중지할 뜻을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대여를 중단하기까지 했음) 지급하지 않은 기간(7개월) 동안의 운영비 1억4000만 원에 대해서도 지급을 명했는바, 도급계약서 상 명시적인 근거가 있음에도 부동산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시공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사업비나 운영비 대여를 중단하는 등의 실력 행사로 인해 사업 추진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 일선 조합이 많은 현실에서 위 판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래현 변호사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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