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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지금은 리모델링 붐이에요… 수도권 넘어 지방까지 ‘훨훨’
▲ 리모델링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성동구 한 단지가 속도전에 돌입해 현수막을 단지 내에 내걸었다. <사진=서승아 기자>

[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서울시에서 시작된 리모델링사업 추진 열기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 광역시로 퍼지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서울 넘어 지방도 잇따라 리모델링 추진… 집값도 ‘상승세’

이달 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대구광역시 수성구 우방청솔맨션은 지난 2월 리모델링주택조합(이하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구성하고 협력 업체 선정에 돌입했다. 또 같은 수성구에 위치한 오성우방도 리모델링사업을 추진, 시공자 선정 절차를 준비 중이다.

부산광역시에서도 최근 리모델링사업 추진 단지가 늘고 있다. 부산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인 부산남구 LG메트로시티는 작년 말 소유주들이 모여 추진위를 구성했고 최근 협력 업체 선정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부산에서 양정현대, 거제홈타운 등 대규모 단지들이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산의 지자체 중 최초로 공동주택 리모델링사업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해운대구에서는 좌동그린시티가 리모델링사업을 추진 중이다.

리모델링 열기는 대전광역시도 뜨겁다. 최초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둔산국화에 이어 인근 둔산녹원도 최근 추진위 발대식을 개최하고 온라인 조합설립동의서 징구에 한창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의 경우 입지가 우수한 단지들의 경우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최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 문정건영은 리모델링사업 시공자 선정이 임박했다. 앞서 진행된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됐지만,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GS건설과 협의 중이다. 조합설립동의서 징구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조합 설립 요건을 충족했을 정도로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다.

이에 집값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정건영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4억 원(15층)에 거래됐다. 이는 2020년 2월(11억 원ㆍ14층) 대비 3억 원가량 오른 상황이다. 1993년 준공된 이곳은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기존 545가구에서 626가구로 탈바꿈된다.

용산구 이촌동 이촌코오롱 역시 리모델링 추진 소식에 집값이 오르는 모양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가 지난달(2월) 18억9500만 원(11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월에는 15억4000만 원(14층)에 거래된 점을 비교하면 1년 새 3억5000만 원 이상 오른 것이다.

1999년 준공된 이촌코오롱은 이촌강촌(1998년 준공)과 공동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두 단지(이촌코오롱 834가구ㆍ이촌강촌 1001가구)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2100가구 규모 단일 브랜드 단지로 탄생하게 된다. 아직 추진위 단계지만 삼성물산ㆍ현대건설ㆍ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조합설립동의율이 70%로 조합 설립 요건 66.7%를 넘겨 상반기 내에 조합을 설립하고 연내 시공자 선정을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위는 속도를 더한다는 구상이다.

마포구 대흥동 마포태영도 조합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추진위는 리모델링 설계안를 받는 대로 조합설립동의서 징구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15억 원(22층)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2월 거래가(12억1000만 원ㆍ18층)보다 2억9000만 원 상승했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현재 1992가구가 2200가구 규모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처럼 리모델링 추진이 본격화되자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동작구 사당동 ‘우성2ㆍ3차, 극동, 신동아4차(우극신ㆍ4396가구)’는 조합 설립이 임박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부터 조합설립동의서 징구를 진행해 약 5개월 만에 동의율 50%를 달성했다. 추진위는 상반기 내 조합 설립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운 우성2차는 전용면적 84㎡가 약 1년 만에 2억 원 넘게 올랐다. 이곳은 리모델링사업이 완료되면 5060가구 규모의 단일 브랜드 단지로 탈바꿈한다. 일반분양 물량만 660가구인 데다 서울 지하철 4ㆍ7호선 이수역과 인접해 사업성이 높아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단지 내 현수막을 걸고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 ‘경기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 추진 계획. <제공=경기도>

‘경기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 추진… 주민들 “기금 조성 어려워 한계”

경기권의 경우 일산 주민들의 아파트 리모델링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2월) 22일 도에 따르면 ‘경기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 공모에 도내 111개 단지가 신청을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경기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은 아파트 입주자가 리모델링 추진 여부를 사업 초기에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 공모사업에 선정된 시범 단지가 지원받게 되는 컨설팅 내용은 ▲현장조사를 통한 적합한 리모델링 방안 제시 ▲사업비 산출 ▲사업성 분석 ▲세대별 분담금 산출 등이다.

도와 각 시ㆍ군은 각각 용역비의 50%씩 부담해 올해 6월부터 내년 2월까지 컨설팅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산의 한 주민은 “일산에서 한 단지가 선정돼 일산신도시 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의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 공모에 신청한 111개 단지 중 고양시에서 신청한 단지는 27개 단지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았다. 고양시에 이어 용인시(18개), 수원시(14개), 양주시(12개) 순으로 많이 신청했다.

고양시에서 공모 신청한 27개 단지 중에서도 일산서구 16개 단지, 일산동구 9개 단지(덕양구는 2개 단지)로 나타나 대부분 일산신도시에 리모델링 열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안양시(9개), 군포시(5개), 성남시(3개), 부천시(1개) 등 1기 신도시를 가진 시와 비교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일산서구에서는 작년 9월부터 문촌4ㆍ16ㆍ17단지, 강선14단지, 후곡3ㆍ8ㆍ9ㆍ10ㆍ11ㆍ12ㆍ14ㆍ16ㆍ17단지, 성저3ㆍ4ㆍ9단지, 장성2단지 등에서 리모델링사업을 시도하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이들 단지에서는 리모델링 의향을 가진 자들이 자원봉사자를 자임하며 추진위원모집 현수막을 거는 등 사업 의지를 보였다. 문촌17단지, 문촌16단지, 강선14단지 등 3개 단지에서는 조합은 단지별로 따로 구성하되 설계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이하 정비업자), 시공자 등의 선정은 공동으로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주민들이 사업비를 산출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데는 한계가 드러났다. 아울러 정비업자나 설계자가 이 작업을 대행해야 하는데 업체를 선정하면서 드는 비용 마련이 쉽지 않다.

문촌17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리모델링에 대한 붐이 일다 보니 정비업자나 설계자가 서울에 집중하는 경향을 띤다. 웬만한 사업 의지와 사업비에 대한 담보가 없으면 이들 업체들은 선뜻 투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사업을 시도하는 단계에서부터 난항에 부딪혔기 때문에 이번 시범사업 공모는 일산 주민들에게는 단비와 마찬가지였다. 특히 선정을 위한 평가항목의 하나인 ‘공모 신청 시 리모델링 동의율’은 10% 이상이 기본요건임에도 불구하고 공모 신청한 많은 일산서구 단지들은 50% 이상의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문촌17단지의 한 주민은 “504가구의 우리 단지는 55%의 동의율을 보였는데 문촌16단지, 강선14단지도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516가구인 후곡10단지는 60%까지 동의율을 보였다고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일산 주민들은 아파트 리모델링 지원을 선도하는 성남시 주민들에 대해 부러움도 표출했다. 리모델링 추진 대상 아파트에 거주 중인 한 주민은 “성남시는 시 출연금, 재산세 징수액의 일부 등으로 리모델링 기금을 조성해 사업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분당신도시를 중심으로 노후 공동주택이 급증함에 따라 2013년 전국 최초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지원에 관한 조례」와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제정해 리모델링을 행정ㆍ재정적으로 지원해 왔다. 성남시는 지난 2월 23일 1기 신도시 아파트 중 최초로 분당구에 있는 한솔마을5단지에 대한 사업계획을 승인하기도 했다.

리모델링 온라인 총회 ‘허용’… 업계 “집값 견인 리모델링 단지들이 할 것”

이처럼 수도권을 넘어 지방까지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부터다. 전문가들은 최근 2ㆍ4 부동산 대책에서도 민간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단지는 전국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단지들이 잇따라 리모델링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재건축과 비교할 때 규제가 덜한 데다 사업 절차가 간편하고 속도가 빨라서다. 조합 설립에 필요한 주민 동의율이 67%로, 재건축(75%)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낮다. 또 늘어나는 세대수가 적기 때문에 재건축과 달리 용적률이 높아도 추진할 수 있고 추진 가능 연한도 준공 후 30년 이상인 재건축의 절반(15년 이상)에 불과하다. 안전진단도 최소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는 재건축과 달리, 수평증축 C등급, 수직증축 B등급 이상을 받으면 된다.

게다가 지난 2월 16일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리모델링 조합은 온라인 총회를 열 수 있게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인한 총회 연기 문제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재개발ㆍ재건축사업의 총회는 「주택법」이 아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적용돼 온라인 총회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1990년대 후반에 준공된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도시정비사업 규제를 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준공 20~30년을 넘긴 아파트들의 리모델링 추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라며 “전에는 재건축 단지가 집값을 견인했다면 이제는 그 역할을 리모델링 단지가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 한솔마을5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사진=아유경제 DB>

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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