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자수첩
[아유경제_기자수첩] 9시 땡 ‘벙어리 뉴스’를 원하는 정권에 순응

[아유경제=권서아 기자] 대표적인 보수 매체로 불리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정부에 쓴소리’를 가하는 가운데 공영방송 KBS만 정부에 납작 엎드리는 전략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9시 뉴스입니다.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윤 대통령이” 스크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이 공매도 금지 선언’했다는 이야기로 장식됐다. KBS 박민 신임사장이 취임한 지 하루 만이다.

KBS 박민 신임사장이 이달 13일 취임한 이후 톱뉴스가 전면 윤석열 대통령으로 도배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취임 당일에는 ‘한미 대북 맞춤형 억제전략’이 흘러나왔다. 그다음 날에는 앞서 말한 ‘윤 대통령의 공매도 금지 선언’, 다 다음날에는 ‘윤 대통령의 외교ㆍ경제 정책’ 보도가 시청자를 맞이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땡전뉴스’가 되살아났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시 9시 뉴스는 ‘뚜뚜뚜’ 소리 다음에 “오늘 전두환 대통령은”이라며 전 대통령 뉴스를 톱뉴스로 탑재한 이력이 있다. 그런데 ‘벙어리 뉴스’를 원하는 언론 탄압이 다시 한번 막을 열었다. 다른 점은 단 하나 ‘고문’이 빠졌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권은 전두환 정권이 강행한 언론 통폐합과 보도지침 강화, 언론 관련 법 폐지와 같은 악몽을 재현해 나가고 있다.

앞선 KBS 박민 신임사장과 임원진 4명의 대국민 사과는 독재성이 가미됐다. 이들은 ‘9시 뉴스 사과’ 관련 90도로 숙이며 크게 4가지 ‘윤지오ㆍ검언유착ㆍ생태탕ㆍ김만배’ 보도를 이유로 불공정 편파 보도를 했음에 용서를 구했다.

과연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과인지 의구심이 든다. 취임 이후 보여준 그의 행보는 ‘합리적인 기준’을 생략했다. 이는 시청자를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앵커 컷’에 뒤이어 편파 보도를 한 기자ㆍPD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과연 이번에는 어떠한 기준으로 이뤄질지’ 걱정이다.

외신과 유엔, 법원은 한 목소리로 우리나라의 ‘언론ㆍ표현의 자유’를 걱정하고 있는 모양새다. “많은 이들에게 언론을 겨냥한 윤 대통령의 자기 몰입과 열의는 과거 군사독재 시대를 연상되게 한다” 이는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에서 ‘우려스러운 한국의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기사에서 지난 9월 위와 같이 언급했다고 한겨레 등을 통해 보도됐다.

또 “‘표현의 자유’ 항목에서 명예훼손죄로 형사처분하지 말 것을 다시 권고한다.” 유엔 자유권위원회 역시 ‘한국의 인권 상황에 대한 정기 심사 결과’에서도 이달 3일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는 게 한겨레에서 확인됐다.

언론자유지수와 신뢰지수 하락은 비단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윤석열 정권은 국내 언론을 ‘전두환 정권 이전으로 퇴보시키기’에 선도하고 있다. JTBC, MBC, 경향 등 언론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생전 처음 들은 ‘대통령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언론사들이 줄줄이 압수수색 당하고 있는 현재다.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인터넷 언론사 죽이기’에 앞장섰다. 인터넷 언론사가 급감할 경우 주류 언론사의 프레임 노출 빈도가 증가하고 현재보다 인터넷 여론 통제가 수월해진다는 게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다. 인터넷 여론 싣기에는 인터넷 언론사가 최적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역시나 사사건건 개입해 기자를 ‘연행’해갔던 전두환 정권의 모습과 똑 닮았다. ‘고문’만 없다.

검찰과 정부, 그리고 정부 산하에 있는 방통위와 KBS의 ‘짝짜꿍 행보’에 대해 일침을 가해보겠다. 윤 정권과 검찰, 방통위는 정부에 충성하는 ‘벙어리 뉴스’만을 바라고 있다. 탄압하고 검열하고 질책하면 기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KBS는 윤 정권에 웅변과 순응을 하라고 공영방송이란 타이틀과 국민의 피땀 어린 수신료를 주는 게 아니란 걸 명심해야 한다.

언론은 언론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여론과 언론이 무섭다면 바른길을 걸어가면 된다. 기자는 1974년 10월 24일 ‘언론자유수호선언’을 언급하면서 마무리하겠다. 동아일보를 시작으로 이어진 언론자유운동은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도 동참하며 언론의 미래를 밝혔다. 그 당시 밝힌 촛불이 다시는 사그라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모두가 침묵해도 말문을 열어야!’하는 게 기자에게 주어진 소명이자 의무이다. 앞선 4방은 ‘독단의 길’을 그만 멈추길 바라며 ‘벙어리 뉴스’를 자처하려는 KBS도 언론인에게 주어진 사명을 잊지 말길 바란다.

권서아 기자  seoseulgi9@gmail.com

<저작권자 © AU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서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