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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기자수첩] 하루가 다르게 말 바뀌는 정책… 모호한 규제에 따른 부실한 추진

[아유경제=정윤섭 기자] 정부가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직구 금지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모호한 규제로 온갖 비판 끝에 사실상 철회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달 19일 정부는 해외 직구를 당장 금지하는 것이 아닌 위해성 확인 제품만 반입 차단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정부는 어린이용품 및 전기생활용품 포함 80여 개 폼목에 대해 KC 미인증시, 해외 직구를 금지하는 방안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앱을 통해 해외 직구한 물품 중 발암물질이 나오거나 짝퉁 논란 등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가 방안을 내놓은 것인데 직구를 애용하는 일명 ‘직구족’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같은 물건이라도 직구 사이트보다 국내 사이트에서 더 비싸게 파는 경우가 많은데 직구가 막힐 경우, 자연스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KC 인증을 받으려면 품목별로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이유로 KC 인증을 받을 판매자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소비자 선택의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예상됐던 것.

이어 배터리ㆍ마우스ㆍ충전기 등 소비자들이 자주 직구 해온 일상 전자제품도 금지 목록에 포함됨에 따라 사재기하겠다거나 관련 부처에 항의 전화를 돌리겠다며 부처별 연락처를 공유하는 움직임도 관측되며 사회적 파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위해 물질이 검출된 중국 제품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 이미 인증받아 직구하는 경우라도 KC 인증을 받지 못하면 해외 직구를 못한다는 점에서 KC 인증만 믿어도 되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이런 비판이 이어지자 국무조정실 이정원 국무2차장(차관급)은 이달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해외 직구 관련 추가 브리핑에서 “지난 16일 저희가 해외 직구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그때 좀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렸어야 되는데 그러지 못해서 일단 이유 여부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혼선을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 차장은 “일단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가 말씀드린 80개 ‘위해품목의 해외 직구를 사전적으로 전면 금지ㆍ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향후 정부는 80개 품목을 대상으로 유관 부처가 집중적으로 사전 위해성 조사를 실시할 계획으로 사전조사 결과 위해성이 확인된 품목만 걸러서 차단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정원 차장은 “위해성 없는 제품의 직구를 막을 이유도 없고 막을 수 없다. 국민 안전을 위해성 조사를 집중적으로 해서 알려드리는 것이 정부의 확실한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

이번 정부의 방안은 안전 문제만 언급했을 뿐 현재 국내 소비 형태,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 등 다각도의 검토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유해 물질에 대한 방안 제시는 국민을 위해 응당 진행돼야 한다, 다만 이처럼 모호한 규제는 사회적으로 큰 혼란과 함께 정부를 향한 신뢰도에 큰 영향이 끼친다는 점에서 숲 전체를 보는 것과 더불어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세세히 살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

정윤섭 기자  jys35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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