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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이화정 기자] 토지 위로 지나는 송전선을 철거해 달라는 땅주인의 요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할까? 법원이 그렇지 않다는 판결을 내놨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제2부(재판장 김대웅)는 지난달 30일 송전선 철거 등을 다투는 항소심 선고에서 이 같이 판결하며 원고인 토지 소유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토지 소유자들(이하 소유자들)이 낸 ‘송전선의 철거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의 1심 판결이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피고인 A주식회사는 반도체 제품 제조ㆍ판매 회사로 2000년 말경 해당 임야 지상 약 30m 상공을 지나는 154Kv 송전선을 설치해 이를 사용해 왔다. 이에 소유자들이 토지 활용에 제약을 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A사는 해당 임야가 포함된 B산업단지의 시업시행자로 고시돼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제22조제1항에 의해 임야를 수용ㆍ사용할 법률상 권한을 가지게 됐다며, 소유자들의 청구는 부당하다고 맞섰다.
또한 송전선이 철거되더라도 소유자들에게 별다른 이익이 없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정식으로 수용ㆍ사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피고의 점유는 정당한 권원 없는 점유에 해당한다며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객관적으로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비록 권리행사자가 얻는 이익보다 상대방이 잃을 손해가 현저히 크다 해도 그런 사정만으로 이를 권리남용이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적법하게 그 상공의 공간 사용권을 취득하거나 그에 따른 손실을 보상했다는 자료가 전혀 없으며, 오랜 기간이 경과하도록 송전선에 대한 적법한 사용권을 취득하려고 노력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주장대로 원고들의 송전선 철거 요구가 권리남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화정 기자 boricha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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