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정훈 기자] 2014년 정치권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비록 선거는 끝났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시장을 맴돌고 있다. 각 당선인들이 발표한 공약(公約)들이 유권자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어서다.
특히 선거 전부터 각종 개발 공약들이 난무하면서 부동산시장,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시장은 춤을 췄다. 이에 <아유경제>는 수도권 주요 당선인들의 부동산 공약을 들여다보고 전문가 제언 등을 통해 그것이 향후 해당 지역에 미칠 영향을 예측해 봤다.
■ 서울
박원순 4년 더… ‘용산’ 지고 ‘강남’ 뜨나?
정비사업 출구전략-대안적 사업 추진에 ‘탄력’
정비사업 최대 시장(市場)인 서울에서는 지난 2년 남짓 지속된 박원순 시장(市長)의 정책이 4년간 더 이어지게 됐다. 박 시장이 재임 기간 동안 내세웠던 정비사업 관련 키워드는 ‘출구전략’으로 집약된다.
정비사업 출구전략은 2012년 1월 서울시가 ‘뉴타운·재개발 수습 방안’을 발표하고 같은 해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개정(제16조의2 신설)과 맞물려 본격 가동됐다. 이후 시는 실태조사를 거쳐 관내 정비(예정)구역을 대거 해제했거나 해제를 추진 중이다.
지난 2월 서울시의 ‘뉴타운·재개발 수습 방안 추진 2년 성과와 현안’ 등에 따르면, 시는 조사 대상 606곳(▲추진주체가 있는 곳 340곳 ▲추진주체가 없는 곳 266개) 중 324곳(▲추진주체가 있는 곳 144곳 ▲추진주체가 없는 곳 180개)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286곳의 조사를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는 추진주체가 없는 122개소와 추진주체가 있는 26개소 등 148개소의 해제를 결정했다. 도정법 제16조의2에 따른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과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의 해산도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도정법 개정으로 출구전략의 유효기간이 2015년 1월 31일까지 연장된 데다 박 시장의 재선으로 서울 시내 정비사업은 당분간 옥석 가리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아이러니하게도 ‘강남’이 ‘핫 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박원순 시장 1기 동안 재건축 문제로 강남 지역과 대립각을 세웠던 시는 이번 지방선거 전후로 보여줬던 행보에서 미뤄 볼 때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 정비사업 전문가는 “박 시장 취임 후 시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관계는 전반적으로 좋지 못했다. 특히 재건축사업에 있어서 임대주택 공급과 일명 ‘소형주택 30% 룰’, 기부채납 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는데,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과거와는 다른 ‘해빙’ 분위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에는 선거 직전 시가 연이어 강남권 재건축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데다 박 당선인이 내세운 공약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빙의 첫 테이프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무더기 안전진단 통과가 끊었다. 지난 3월 ▲선경1·2차 ▲한보미도맨션1·2차(이상 대치동) ▲청담동 진흥아파트 등의 예비안전진단 통과에 이어 ▲‘압구정고밀도아파트지구’ 내 23개 단지 ▲대치동 개포우성1·2차 등의 정밀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이어졌다.
이어 4월에는 ▲일원동 현대사원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과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 및 예정법적상한용적률 결정(안) 등이 시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5월에는 해빙 분위기가 절정에 도달했다. ▲16일 홍실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안)의 도시계획심의 통과 ▲20일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와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건축심의 통과 ▲20~21일 개포주공2·3단지의 사업시행인가 고시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에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당선인이 선거운동 내내 강남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 추진이 표심을 자극하면서 박 당선인은 당초 예상과 달리 강남3구에서 2011년 보궐선거 때보다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1년 전체 53.40%를 득표했던 박 당선인은 강남3구(▲강남 38.37% ▲서초 39.61% ▲송파 48.53%)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전체 56.1%를 비롯해 강남3구(▲강남 45.04% ▲서초 47.17% ▲송파 53.41%)에서도 약진했다.
심지어 정몽준 후보(새누리당)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재추진 의사를 밝히며 ‘표몰이’에 나섰던 용산구에서도 49.36%를 득표해 정 후보(49.93%)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당선인의 강남 ‘끌어안기’는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영동권’ 개발 공약 이행에서부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보다 힘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
이밖에 박 시장이 연초에 발표했던 ‘행복4구 PLAN(플랜)’의 본격 추진 시 동북4구도 개발 붐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이 계획은 2016년까지 도봉·노원·강북·성북구에 업무·상업 등의 복합시설을 조성해 이 일대를 신(新)경제 중심지로 도약시키겠다는 게 핵심이다. 박 당선인은 최근 이 공약의 이행을 재확인시킨 바 있다.
반면, ‘용산’과 ‘뉴타운’으로 대변됐던 강북 지역 개발은 박 시장의 재선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출구전략 가속화와 더불어 이 일대 개발은 주거환경관리사업 등의 대안적 정비사업과 소규모 맞춤형 도시재생사업 등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져 귀추가 주목된다.
■ 경기
김문수 배턴터치 남경필… 뉴타운 위축 불가피
재개발·재건축은 ‘각개전투’… 경기 북부에 ‘봄’ 올까?
김문수 도지사의 8년 임기 동안 도내 정비사업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뉴타운 바람이 불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왕성하게 시행됐던 뉴타운사업이 김 지사의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위축됐기 때문이다.
당초 ▲12개 시 ▲23개 지구 ▲213개 구역에서 추진됐던 도내 뉴타운사업 규모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출구전략 가동 등으로 지난 3월 기준 ▲7개 시 ▲13개 지구 ▲104개 구역으로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지난 3월 도가 ‘경기도 정비구역 해제 기준’을 시행하면서 도내 뉴타운사업의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이 기준은 토지등소유자 1/3 이상의 의견을 수렴하고 여기서 전체 소유자의 25% 이상만 찬성하면 뉴타운사업지구 및 정비구역의 지정 해제를 가능하도록 한 게 주요 골자다.
특히 남경필 도지사 당선인이 김 지사와 같은 새누리당 출신인 데다 이미 기존 뉴타운사업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뉴타운 관련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 당선인은 지난 4월 초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뉴타운은 이제 힘들다고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가는 게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위축이 불가피한 뉴타운사업과 달리 재개발·재건축 등은 지금대로 각 개별 구역 혹은 단지마다 ‘알아서’ 사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 법령 등에 맞춰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자를 선정해 사업시행에 속도를 높이거나 출구전략에 따라 조합 또는 추진위를 해산하는 등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란 의견이 많다.
기타 개발사업은 남 당선인의 공약대로 추진될 전망이다. 남 당선인은 지난 5월 1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경기 북부의 발전을 위해 10개년 발전계획을 추진하겠다”며 “발전계획을 보다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가칭) 경기북부 지역발전 지원 조례」를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의 주요 내용은 ▲경기 북부의 비전·목표·전략 제시 ▲도로, 철도 등 부족한 인프라의 확충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지역 개발 전략 수립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별 특성화 정책 수립 등이다.
다만, 이 같은 계획은 장기 프로젝트인 데다 계획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정책적 협조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 도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천
송영길 떠나도 출구전략-주거환경관리사업은 지속
유정복, “매몰비용의 70% 전액 市가 부담”
송영길 시장 체제에서 대대적인 정비(예정)구역 해제에 나섰던 인천은 소속 정당이 다른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지만 도시정비시장의 큰 틀에서는 변화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 차원에서 대안적 정비사업인 주거환경관리사업(원도심 저층 주거지관리사업)의 확대 시행을 예고한 데다 유 당선인 역시 이 같은 시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개발 청사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 당선인은 이른바 ‘매몰비용’의 70%를 전액 시비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출구전략 가동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그는 지난 5월 20일 인천 재개발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매몰비용의 국비 지원을 규정한 도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지역상생발전기금’ 등을 활용해 매몰비용의 최대 70%를 전액 시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 당선인은 이를 위해 「인천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이 밖에 유 후보는 정비사업 등과 관련해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관계 조례 개정 ▲정비구역 등에서 해제된 곳에 대한 주거환경관리사업 예산 확보 ▲원도심 재생사업 추진 등을 약속했다.
유 당선인의 기타 개발 공약으로는 ▲경북고속철도-수인선의 연결 통한 인천발(發) KTX 노선 운행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계 경인전철 지하화(化)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및 일반 도로화 등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단기간에 완수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닌 만큼 유 당선인은 임기 동안 이를 추진하기 위한 기반 마련과 더불어 시의 오랜 숙원인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출구전략 가동 및 대안적 정비사업 추진에 정책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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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 기자 whitekoa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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