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서울시가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부조리 실태를 무더기로 적발했다. 이에 그동안 쉬쉬하며 일어났던 부적절한 행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28일 재개발ㆍ재건축 조합원 주민들이 실태 점검을 요청한 24개 구역에 대한 현장 실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총 196건의 부적절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ㆍ구 공무원 및 회계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 점검반이 각 조합에 대해 ▲예산편성 및 집행 ▲자금 차입 ▲계약 ▲자금 관리 ▲조합 행정 ▲정보공개 6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점검한 결과다.
특히 금전 부분의 부적절 사항이 다수 적발됐다. 5인 월 식비로 600만원을 사용해 조합 예산을 방만하게 운용하는 등 절반 이상이 예산편성 및 집행 분야(108건)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총회 의결 사항에 대해 관행적으로 사후 추인하고 현금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개인 명의 통장을 사용하는 등 관행적 부조리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서울시 측은 전했다.
이처럼 이번에 적발된 부적절 사항은 유형별로 ▲예산편성 및 집행(108건) ▲자급 차입(18건) ▲계약(32건) ▲자금 관리(6건) ▲조합 행정(11건) ▲정보공개(21건)이다.
시는 이 중 162건은 시정 명령, 10건(3억4300만원)에 대해 환수 조치하고 법적 규정이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24건에 대해서는 향후 정책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총 76개 신청 구역 중 나머지 52개 구역에 대해서도 올 연말까지 현장 실태 점검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점검에는 서울시 공공 변호사가 함께 참여한다.
또한 2016년부터는 자치구도 전문가를 포함한 합동 점검반을 구성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해 서울시와 자치구 ‘투 트랙(two-track)’으로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지속적인 실태 점검을 통해 조합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관행적 부조리를 척결하고 바르고 투명한 조합 운영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정비업계 한편에서는 이번 조합 부조리 적발을 서울시가 최근 그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는 ‘공공관리제’의 제도 유지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공관리제’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투명성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장 등 일선 조합 임원들의 연이은 비리로 생채기가 날 대로 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9ㆍ1대책’에서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과거처럼 조합설립인가 이후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서울시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관리제 유지가 필수다. 이 때문에 업계 한편에서 제기한 의혹에 설득력이 쌓이고 있다. 제도 폐지 또는 규제 완화를 바라는 시장(市場)과 규제 강화를 원하는 시장(市長) 간 간극이 이번 조합 부조리 적발로 더욱 멀어지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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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아 기자 nellstay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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