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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에 기한 가등기 말소 시 가압류권자의 승낙 여부는?대구지법 “말소 이유가 타당하게 참작된 것이라면 가압류권자도 승낙 의무 있다”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가등기로 보전된 소유권이전청구권에 관해 가압류권자가 가압류등기를 마쳤다 하더라도 해당 매매계약이 채무불이행 등으로 실효될 경우 가압류권자는 가등기 말소등기 절차에 대해 승낙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이하 대구지법)은 지난달 15일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과정에서 약정금을 지급하지 않은 매수인에게 가등기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매수인이 설정한 소유권이전청구권에 대해 가압류기입등기를 마친 저축은행에게 이 같은 의무가 있다고 판결 내렸다.

원고 A는 2005년 12월 B(피고1)에게 원고 소유지 부동산을 대금 18억원(계약금 2억원ㆍ중도금 10억원ㆍ잔금 6억원)에 매도키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와 B는 그해 12월 6일 계약금과 중도금을 합한 금액(12억원)의 지급 기한과 금액을 변경하기로 합의했고 B는 같은 달 15일 8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곧바로 이 부동산에 관해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 B는 그달 22일 1억5000만원, 2006년 3월 30일 3억원을 지급하는 등 총 13억원만 지급하고 나머지 매매 대금 5억원은 마지막 지급 기한까지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A는 잔금 지급 기한을 2007년 12월까지 연장해 주고 B가 잔금 5억원과 이자 1억64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B와 합의했지만 B는 이번에도 약속한 기한까지 금액을 지급하지 않았다.

A는 2008년 7월까지 다시 잔금 지급 기한을 연장해주는 대신 만약 B가 이를 이행하지 못할 시 B가 설정했던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및 이 가등기에 대해 C(α저축은행ㆍ피고2)가 설정한 본등기 청구권 가압류를 해지하라는 조건으로 B와 약정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는 지급 기한까지 B에게 잔금 및 이자를 지급받지 못해 또다시 둘 사이에는 2013년 2월까지 잔금 지급 기한이 연장되고 잔금 5억원과 이자 5억8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약정이 체결됐다. 그러나 B가 이번에도 지급 기한을 어기고 약정 금액을 지급하지 않자 A는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우선 A와 B 사이에 체결된 매매계약에 있어 B가 약정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혀 지급하지 않은 점을 들어 계약은 매 지급 기한 다음 날 실효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남았다. 이 사건 가등기로 보전된 소유권이전청구권에 대해 가압류 결정을 받고 가압류기입등기를 마친 C는 가등기가 말소될 경우 손해를 입게 돼 이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다. C는 약정 당시 계약금 및 중도금의 합계 13억원 포기 조항은 위약금 조항에 해당하고 이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A가 B의 계약 위반으로 실제로 입은 손해액에 비해 과다한 금액인 만큼 감액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C는 매매계약이 실효됐다 해도 B의 가등기 말소 의무와 A의 감액된 금액의 반환 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어 A가 B에게 감액된 금액을 반환할 때까지 C도 가등기 말소등기 절차에 대해 승낙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 매매계약이 이미 B의 계약 위반에 대비해 계약금 배액을 위약금으로 정한 조항을 두고 있는 점 ▲B는 반복된 잔금 지급 의무 위반과 잔금 지급 기한을 유예 받고 기한 내 반드시 지급하겠다고 확약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계약금 및 중도금 포기 조항은 잔금 채무 이행을 확보키 위한 ‘위약벌(채무불이행 시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벌금을 내는 것)’을 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따라서 C는 가압류권자로서 가등기 말소 시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음에도 가등기 말소등기 절차에 대해 승낙할 실체법상 의무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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