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민수진 기자] 매매계약 체결 후 땅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매도인이 억지로 계약을 해제하려 한다면 거액의 위약금 등을 매수인에게 갚아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달 21일 제주지방법원(이하 제주지법)은 자신이 직접 체결한 매매계약이 아니어서 계약이 무효라며 계약금을 돌려준 피고와 계약이 유효하므로 위약금의 지급을 주장한 원고 사이에 피고가 매매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계약금을 반환해 계약해제는 가능하나 위약금 약정에 대한 의무가 있다고 판단, 관련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피고는 2014년 8월 7일 대리인을 통해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소재 8필지 토지와 1개의 건물을 33억원에 매도하면서 계약금 3억3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매매계약을 한지 5일 만에 피고가 대리인에게 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알렸고, 다음 날 계약금은 원고에게 환원됐다.
이에 원고는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매매계약서 작성일인 2014년 8월 7일 피고의 적법한 대리인과 부동산을 32억9000만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계약은 유효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피고의 주장은 이렇다. 피고가 매매계약 체결 당시 외국에 있어 원고나 대리인을 만난 적도 없을 뿐더러 잘 알지도 못하는 점, 매매계약(서)에는 피고의 서명ㆍ날인도 없는 점, 매매계약(서)는 피고의 중개를 자처한 대리인과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인 점 등을 이유로 매매계약은 무효라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매매계약 체결 이후 부동산의 시가가 상승해 이로 인해 매매계약의 이행을 거부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는 대리인과의 수차례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원고와 매매계약의 내용을 협의한 점 ▲원고는 3억3000만원을 송금한 날 매매계약(서)가 작성된 법무사 사무실 직원을 통해 피고에게 계약금 송금 문자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 피고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이다.
나아가 법원은 양측의 매매계약이 적합하므로 피고의 계약금 반환 행위가 사실상 이 계약의 해제를 야기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위약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가 매매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계약금을 반환한 이상, 원고는 이행의 최고 없이 곧바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원고의 해제 의사가 담긴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됐다고 할 것이다”라며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서 계약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사실은 손해배상 예정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금 3억3000만원을 제외한 위약금 3억3000만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14년 10월 3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못 박았다.
한편 법원은 원고가 위약금 채권을 포기했다는 피고의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외려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민수진 기자 vkdnejek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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