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달 26일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 외 4명을 구속 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출처=YTN 뉴스 영상 캡처> | ||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최근 검찰 등에 따르면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과 공무원 등 4명이 구속되고, 8명이 불구속되는 등 총 12명이 기소됐다. 이번 수사는 전직 지방국세청장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공무원 비리까지 얽혀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본보는 중흥건설 관련 의혹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보는 한편 시민 단체들의 말을 빌려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등도 주문해 봤다.
2006년 이전까지 1000억원대 비자금 만들어 로비ㆍ유용?
검찰, ‘아들’ 정원주 사장 ‘아빠’ 정창선 회장 ‘줄소환’… 아들은 구속, 아빠는?
2006년 기업 신용평가 AAA등급으로 탄탄한 내실을 자랑하던 중흥건설은 최근 4~5년 새 급속하게 성장한 건설사다. 자산 총액 5조6000억원, 계열사 43곳으로 올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올랐으며, 이 명단에 광주ㆍ전남 지역 업체로서 이름을 올린 건설사는 중흥건설이 처음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중흥건설의 ‘성공 신화’가 비자금 조성과 횡령으로 얼룩져 있다는 수사 당국의 발표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최근 검찰 등에 따르면 중흥건설의 비자금 조성은 2006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흥건설은 이미 전남 순천시 신대지구 개발 과정에서 공공시설 부지와 녹지는 축소하고, 상업ㆍ근린 용지는 증축하는 쪽으로 9차례나 실시계획을 변경해 수백억원대 이익을 챙겼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신대지구 개발 과정에서 중흥건설이 불법으로 거액의 개발 이익을 챙기게 도와준 것이 공무원으로 밝혀진 데 있다. 이는 중흥건설이 당시 해당 공무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것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수사 당국은 중흥건설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내사에 착수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감사원(원장 황찬현)이 신대지구 배후 단지 개발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흥건설이 각종 특혜를 받은 사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그간 가려져 있던 중흥건설의 ‘흑역사(黑歷史)’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광주지방검찰청(이하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 3월 중흥건설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 대표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해 수십억원대 횡령과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지난 4월 2일 순천 신대지구 개발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중흥건설 자금 담당 부사장 이모 씨를 구속했다.
이어 지난달 16~17일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과 정 사장의 부친 정창선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규모는 알려진 100억원대보다 훨씬 많게 추정하고 있다”며 “비자금 수사는 마무리 단계이고, 이 자금의 용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6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중흥건설 정원주 사장과 공무원들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검찰은 2011년 특별 세무조사 당시 세무조사 무마 조건으로 2억원을 수수한 전 광주지방국세청장과 순천 신대지구 편의 제공 명목으로 1300만원 상당을 수수한 전 광양경제청장 등 8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허위 채무를 과대 계상하는 수법으로 2006년까지 약 1000억원대 비자금(2011년 특별 세무조사 당시 적발된 290억원 사내 보유 530억원 등 포함)을 조성했으며, 정 사장의 횡령 액수는 235억원, 배임 액수는 17억원 등 2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액수를 합하면 1072억원에 달한다.
검찰 관계자는 “정원주 사장은 횡령한 돈 가운데 80억원을 가족 생활비 등으로, 30억원을 정 사장의 세금 대납 등으로 사용했다”면서 “나머지 125억원의 용처에 대해선 밝혀진 게 없어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社측, 공식 입장 표명 거부… 지역 여론 ‘부글부글’
30개 시민단체, ‘성역 없는 수사’ 촉구… “2007년 이후도 수사해야”
한편 중흥건설 측은 이 같은 검찰 발표 등에 대해 함구 중이다. 본보는 지난달 29일 사 측에 정원주 사장의 구속에 대한 입장과 공무원 대상 로비 의혹,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물었지만 이달 3일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사 측의 침묵은 의혹을 증폭시키며 시민 단체 등의 반발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순천YMCA 등 순천 지역 30개 시민 단체는 ▲중흥건설이 불법 조성한 200억원 비자금의 출처 및 용처 ▲특혜 과정에 정치권 인사의 연계 가능성 등에 대한 검찰 수사와 ▲침묵으로 일관하는 순천시의회에 대한 질타 및 제대로 된 역할 수행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사건으로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비리 관행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9일 순천YMCA는 향후 중흥건설 비자금 조성과 신대지구 개발 과정의 불법행위에 대한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 대검찰청, 광주고등법원 등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환경운동연합 김효승 공동의장은 “검찰 수사에서 공무원들로 수사 대상을 한정하고 2007년 이후의 비자금 흔적을 밝혀내지 못한 데 대해 누가 봐도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중흥건설이 저지른 비리에 대해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수진 기자 vkdnejek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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