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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뉴타운1구역 재개발, 상가 문제에 ‘발목’2009년 ‘녹사평대로26길’ 일대 편입으로 상가 비중 40% 육박… ‘분할’로 가나?

   
▲ 5개 구역으로 이뤄진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이 4개 구역의 조합 설립 이후 정체되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에서는 ‘맏형’ 격인 한남1구역이 살아나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한남뉴타운 일대 전경. <제공=정훈 기자>
 

[아유경제=유준상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1~5구역) 재개발사업은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뒤 시내 정비사업지 중 최대어로 꼽히며 주목 받아 왔다. 5개 구역의 총면적은 102만㎡에 달해 미니 신도시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강남ㆍ북으로의 접근성이 좋고 한강 조망도 가능해 관할 지자체와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온 곳이다.

이 중에서도 한남뉴타운1구역(이하 한남1구역)은 기본계획 시 용적률 274%ㆍ일반분양분 47%를 받아 내는 등 가장 비중 있는 ‘맏형’ 격이다. 이곳의 사업 추진 여부에 따라 나머지 4곳의 사업성이 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2009년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이 이뤄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당시 내부 도로의 연결과 녹지 확보를 위해 한남1구역 서측 경계에 위치한 녹사평대로 일대가 구역으로 편입되면서 상가가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녹사평대로 서쪽 크라운관광호텔부터 동쪽 엔틱가구 거리까지 대로변에 상가와 관광객을 위한 숙박업소가 주로 자리 잡고 있어 한남1구역의 상가 비율은 녹사평대로 편입 이후 35%까지 상승했다.

한남1구역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설립추진위원회(위원장 송덕화ㆍ이하 추진위)에 따르면 녹사평대로26길 일대를 중심으로 상권이 점차 확장돼 구역 내 상가를 소유한 주민 비율 또한 증가, 현재는 전체 주민의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덩달아 이태원 일대 임대료 또한 상승했다. 부동산114 서울 권역별 상가 임대료 현황 등에 의하면 서울권은 올 1분기에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며 대부분 지역의 상권 임대료가 하락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찾는 이태원 지역의 임대료는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용산구청 재정비사업과 담당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녹사평대로26길 일대 38만3292㎡는 각종 전통 행사와 카지노사업이 유치되는 등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국제도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도록 문화 기반 특구로 지정된 곳이다”며 “이러한 이유로 이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항시 문전성시를 이뤄 상가와 임대사업이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크라운관광호텔부터 엔틱가구 거리까지의 도로변이 문화기반시설로 자리 잡음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상가뿐만 아니라 숙박업소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한남1구역 내 대다수 상가 소유자들이 기존 주거환경을 고수하며 대규모 재개발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 다수 주민들은 이 같은 수익 창출 기반을 이용하기 위해 자신이 소유한 단독주택을 상가로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상가를 이용해 임대 수익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 단독주택을 근린생활주택으로 용도변경 하고 대규모 사업인 재개발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하고 있다.

애초 뉴타운사업을 통해 이 일대 주민들에게 문화ㆍ복지시설 등의 혜택을 제공하려던 시의 의도가 되레 ‘칼날이 달린 부메랑’이 돼 한남1구역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 같은 추세를 감당하지 못한 한남1구역 재개발 추진위는 결국 상가 분할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기에 이르렀다.

시의 反재개발 정책 기조에 추진위 “상가 분할ㆍ조합 설립 다 막혀”
비협조적 태도는 ‘일관되게’, 약속 이행은 ‘오락가락’… 너, 일부러 그러니?

하지만 상가 분할과 조합 설립으로 가는 여정 또한 순탄치 않아 보인다. 최근 친 문화적인 정책 기조와 재개발사업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서울시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는 기본적으로 뉴타운사업과 별개로 녹사평대로26길 일대를 관광특구로 개발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 일대를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와 역사성을 살리고 주변 상권과 숙박업소를 증가시키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한남1구역 재개발 추진위 등에 따르면 2013년 말 상가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추진위 요청에 시는 ▲뉴타운사업을 해제(포기)하든지 ▲추진위가 관광특구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정비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추진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1구역 재개발 추진위의 송덕화 위원장은 “시가 각종 인허가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당시 이 같은 시의 입장은 추진위에게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왔다”면서 “우리 사업이야 입지적 장점 등으로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평가 받던 터라 사실상 시정(市政)에 맞는 개발계획을 마련하라는 무언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2009년 7월 시(오세훈 전 시장 재임 기간)는 한남뉴타운을 공공관리 시범 사업 지구로 선정할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조건을 받은 곳이 바로 한남1구역이었다”며 “당시 시는 협력 업체가 연루된 비리를 차단하고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 이곳을 공공관리 적용지 가운데 모범 사례로 성장시킨다는 순수한 목표를 가졌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 취임 후 공공관리가 강화되면서 비합리적인 규제와 까다로운 행정절차가 추진위 목을 죄어 숨이 탁탁 막히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한남1구역 추진위는 계속되는 상권 확대에 따라 시가 제시한 대로 관광특구에 알맞은 정비계획 변경을 하기로 결정하고 상가 밀집 지역을 분할해 사업을 진행하는 방향을 시에 전달했다. 하지만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상가 밀집 지역의 분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남1구역 설계자인 에이앤유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체 주민 중 상가 분할 찬성자 1/3 이상의 동의만 받아 제출하면 상가 분할을 위해 정비구역 변경지정을 해주겠다는 시의 방침대로 동의서를 징구해 시에 제출했다. 그런데 동의서 징구를 하는 동안 제출해야 하는 행정상 서류가 수백 장에 이르고 중간에 시 뉴타운사업 담당자가 바뀌면서 혼선을 빚었다”며 “또한 기존 시와 합의한 내용에 의하면 원래 이달 중 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에서 상가 밀집 지역에 대한 분할 여부를 다룬 정비구역 변경지정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시가 또다시 조건을 변경하는 바람에 조합 설립이 계속 연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에는 ‘혹’ 하나가 더 붙었다. 시가 한남지구 전체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 수립(변경)에 위촉된 총괄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야만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한남뉴타운 전체의 사업 방향 수립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것이다. 시에 따르면 아직 총괄 전문가를 위촉하는 과정에 있다.

시의 오락가락 행정은 이뿐만이 아니다. 상가 분할 찬성자 1/3 이상 동의만 받으면 정비구역 변경지정을 해주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상가 분할 여론을 가늠하고 구역 실태를 재조사하기 위해 구청을 통해 코디네이터를 파견하겠다고 통보해 온 것이다.

통상 코디네이터 파견은 당장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 어렵고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시의 이 같은 말 바꾸기는 한남1구역 조합 설립을 방해하는 처사라는 게 이곳 토지등소유자들의 전반적인 생각이다.

한편 한남1구역 재개발 추진위에 따르면 이곳의 현재 조합설립동의율은 54% 정도다. 하지만 추진위 측이 분할을 요구하는 지역을 뺀 이른바 ‘5섹터’만 놓고 보면 이 비율이 70%에 달한다. 상가 분할이 이뤄지게 되면 한남1구역 전체 조합원 756명 중 556명이 남아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게 되며 계획세대수도 기존 1471가구에서 1064가구로, 총면적도 11만6513㎡에서 6만8595㎡로 줄어들게 된다.

전체 5개 구역 중 3ㆍ4구역은 건축심의 준비 중, 2ㆍ5구역은 조합 단계
1구역 “상가 지역 분할되면 조합 설립에 박차… 우리가 살아야 한남뉴타운 전체가 산다”

한남1구역이 상가 지역 분할 문제로 사업 진척이 더딘 상황과 달리 나머지 4개 구역(한남2~5구역)은 저만치 앞서 가는 모양새다. 한남뉴타운 전체 구역 중 사업성, 규모, 위치 등에 있어서 가장 비중 있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남1구역 사업이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남2구역은 한남1구역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이곳은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가장 먼저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내부 갈등으로 지금은 다소 뒤쳐져 있다는 후문이다. 이곳은 2012년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전체 조합원 1105명 중 구역 북측 조합원 186명이 사업에 반대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상가 분할 시 사업성이 떨어져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놓고 조합원 간 의견 다툼이 팽팽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와 용산구도 상가 분할에 대한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남3구역은 한남뉴타운 단지 중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른 곳이다. 이곳은 2012년 9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구역 면적 39만3729㎡, 조합원 4213가구에 계획세대수가 5000가구에 육박한 초대형 단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현재 건축심의 준비 중으로 시 자문을 진행 중이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올해 안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남4구역은 지난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곳 또한 3구역과 마찬가지로 건축심의를 준비 중으로, 향후 장문로15가길 7-16 일대 16만2030㎡에는 지상 37층 규모 아파트 1988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한남5구역도 비교적 빠른 시기인 2012년 8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현재 시 도시재정비위원회 자문을 통해 정비계획을 보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완이 완료되면 곧바로 사업시행계획 수립에 전념할 예정이다. 정비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은 용산구 동빙고동 60 일대 18만6781㎡에 이뤄지며 이곳에 2359가구(임대 403가구 포함)가 입주 가능한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이 같은 2~5구역의 사업 진행 상황은 1구역 추진위에게 동기 부여로 작용하고 있다. 인접해 있는 선의의 경쟁 관계이자 좋은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관계로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상생하는 사업지라는 게 추진위 측 설명이다.

한남1구역 재개발 추진위의 송덕화 위원장은 “한남뉴타운은 1구역 사업이 정상화돼야 나머지 4개 구역이 사업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며 “사업이 정상화되면 한남1구역은 용적률 274%로 타 구역에 비해 50%p 이상 높아 개발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여건도 좋다. 비례율 130% 이상 보장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상가 분할이라는 산을 먼저 넘어야 한다. 주민들에게는 질 높고 합리적인 사업 조건을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외부적으로 서울시ㆍ용산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상가 분할 문제가 무리 없이 해결되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다”며 “사업이 조금 늦어진다고 해서 조합 설립을 포기한 것처럼 보는데, 이는 큰 오산이다. 조합을 설립하고 나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다. 우리 사업이 살아야 한남뉴타운 전체가 살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우리 추진위는 조합 설립을 위해 사력을 다해 사업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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