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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29 조치, 도시정비사업 활성화-경제 살리기 둘 다 잡을까?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이원화 및 허용연한 단축, 재개발 임대주택 5%p 완화 시행

[아유경제=정훈 기자] 정부가 재개발ㆍ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부동산 경기 부양을 경제 살리기의 주요 ‘포석’으로 삼은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조치들이 대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이 같은 조치가 ‘신의 한 수’가 될지 ‘허공을 향한 돌팔매’가 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5월) 29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및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 시행규칙」 등이 시행됐다. 전자는 기존 최대 40년이던 재건축 허용연한을 최대 10년 단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층 이상 공동주택의 재건축 허용연한(서울 기준)은 1991년 이후 준공된 단지가 10년, 1987~1990년 사이에 준공된 단지가 2~8년 줄어들게 됐다. 또 구조안전성 평가 중심이던 기존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탈피, 주거환경에도 비중을 둬 기준을 이원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후자는 이를 시행키 위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도정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시행을 앞두고 새로 도입되는 제도의 안착을 위한 조치도 내놨다. 국토교통부(장관 유일호)가 지난달 29일 개정ㆍ시행한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 등에 따르면 재건축 안전진단의 평가 항목별 비중은 ▲구조안전성 40%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30% ▲주거환경 15% ▲비용 분석 15%에서 ▲구조안전성 20%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30% ▲주거환경 40% ▲비용 분석 10%로 바뀌었다. 구조안전성 ‘원톱’ 체제에서 구조안전성과 주거환경 ‘투톱’ 체제로 전환된 셈이다.

또 도정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는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비율과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층수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발맞춰 일선 지자체들도 하나둘씩 관련 조례 등의 개정에 나서 ‘화답’하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인천시(시장 유정복)는 지난달 21일 개정된 「주택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고시, 같은 달 29일부터 관내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 건설비율을 ‘0%’로 낮춰 시장(市場)의 주목을 받았다. 인천시는 이어 같은 달 26일 「인천광역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를 바꿔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별 건설비율을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 대상으로 규정해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 건설비율을 0%로 바꾸는 절차를 간소화했다.

그동안 사사건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왔던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지난달 28일 「주택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및 주택규모별 건설비율」을 고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시내 재개발 구역의 임대주택 의무 건설비율은 그달 29일부터 ‘15%’가 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시장(市長)이 5%p 범위 내에서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적극 활용할 방침으로 알려져 사실상 현행 ‘20%’를 유지하는 것으로 인식돼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17% 선인 경기도(도지사 남경필)는 이 비율을 서울과 인천의 중간쯤에서 조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개발ㆍ재건축 최대 시장인 수도권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이원화와 허용연한 단축, 재개발 임대주택 건설비율 5%p 완화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대 시장 서울의 ‘어깃장’이 한계… 업계 “朴(박원순)이 柳(유일호)를 보게 하라”
향후 3개월이 9ㆍ1대책 ‘골든타임’… 전세난ㆍ실효성 제고 위한 ‘운영의 묘’ 필요

특히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사실상 ‘불참’을 선언한 서울시의 ‘어깃장’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서울 비강남권이나 지방 등지에서는 5ㆍ29 조치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나 사업성이 담보되는 서울 강남권과 지방 랜드마크 지역에서는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수혜를 피부로 느끼진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에 대해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훈풍’은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 전체를 녹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제 막 새 정책이 시행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보다는 이를 직접 시행하는 지자체, 특히 서울시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당장 정부가 입법을 추진 중인 시공자 선정 시기의 환원(‘사업시행인가 이후’→‘조합설립인가 이후’) 문제나 재개발 임대주택 매입 단가 현실화, 기부채납 비율 완화 또는 반대급부의 제고 등만 하더라도 서울시의 협조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서울시 간 불협화음을 해소하려면 유일호 장관이 박원순 시장을 바라보는 현 구도에서 박 시장이 유 장관을 바라보는 구도로 ‘파워시프트(power shiftㆍ힘의 이동)’가 필요하다”며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박 시장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조합의 매몰비용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실기(失期)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거론됐다. 또 다른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통상 정부 정책의 유효기간이 1년 정도라고 봤을 때 정부가 작년 발표한 ‘주택시장 활력 회복 및 서민 주거 안정 강화 방안(9ㆍ1 대책)’도 3개월 정도면 정책의 성패가 갈린다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이제까지는 정책적 기대감과 강남권 재건축의 가시적 성과 탓에 호가를 비롯한 매매가격이 상승(전고점인 2009년 대비 재건축 아파트 3.3㎡당 매매가는 지난달 초 ▲서울 94% ▲경기 87% ▲인천 81% 기록ㆍ부동산114)했으나 고점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너도나도 일반분양가를 올리려는 현상이 포착되고 있고, 재건축 이주 수요 탓에 생긴 ‘풍선효과’로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 주변부인 서울 용산ㆍ성동구, 경기 하남ㆍ구리ㆍ성남ㆍ안양시 등지의 집값이 상승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정부는 재건축 이주 수요에 따른 전세난 심화와 재건축 완료 시 풍선효과로 오른 수도권 집값의 폭락 등에 대비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지자체와의 협의로써 시행된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훈 기자  whitekoa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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