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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홍건 조합장] 정비사업 지연의 구체적 사례

   
▲ 양홍건 오전가구역 조합장/경영지도사/아유경제 편집인
정비사업의 지연 원인으로는 ▲정책적 요인 ▲법률적 요인 ▲행정적 요인 그리고 ▲사업 주체적 요인이 있다. 또 요인을 구성하는 요소 중 사업 지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뒷북치는 법 정비와 위임 입법, 탁상행정 식 절차 등을 들 수 있는 바, 이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분석해 봄으로써 갈 길 먼 정비사업의 정상화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먼저 뒷북치는 법 정비를 들 수 있다. 정부(국회 포함)는 정비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을 완화하여 법 제4조의4(기본계획 및 정비계획 수립 시 용적률 완화) 및 제4조의2(주택의 규모 및 건설비율) 등을 개정하였다. 두 조항에서 특징적인 것은 소형주택 계획세대수와 재개발사업의 경우 임대주택 건설비율의 완화이다. 소형주택과 임대주택 건설비율이 완화되어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이 제고된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나 정부의 후속 조치가 미흡함으로써 정비사업지의 사업성 제고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임대주택 건설비율이 완화된 경우 K도와 같이 조례에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 사항이라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절차를 간소화하여 법 개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나, 명시적 규정이 없는 경우 해당 지자체는 도정법 시행령 제12조에 의거해 처리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르면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 사항에 해당된다 할 수 없다. 따라서 도정법 시행령 제12조는 정비계획의 경미한 변경 사항을 나열하고 있으므로 도정법 개정과 함께 도정법 시행령도 함께 정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조치이다.

더욱 문제인 경우는 소형주택 계획세대수의 감소이다. 도정법 제4조의3 등에 의거 정비사업지의 정비계획용적률이 상승하는 경우 정비사업지가 기부채납 해야 하는 소형주택 계획세대수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제3종일반주거지역의 정비계획용적률이 250%에서 280%로 상승하는 경우 법적상한용적률에서 정비계획용적률을 뺀 용적률의 일정 비율을 소형주택으로 건설하여야 하는 바, 정비계획용적률의 상승은 소형주택 계획세대수의 감소를 가져온다. 여기서 소형주택은 조합원주택과 차이가 없으므로 소형주택의 감소는 조합원의 이익으로 귀결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특별한 변동 사항은 수반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소형주택 세대수가 감소한다 하여 이를 정비계획의 중대한 변경으로 판단하여 처리한다면 정비사업지에서 부담해야 할 사업 지연 기간과 그에 따른 비용은 과도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법 개정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뒷북치는 법 정비는 정비사업지에 혼선을 가져 올 뿐 아니라 사업성 제고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다음은 위임 입법을 들 수 있다. 정비사업지는 정비기반시설 등을 기부채납 하고 심지어 설치비용까지 부담한다. 최근 공공관리제 그리고 특별한 정비사업 유형의 도입을 통하여 공공이 일정 부분 정비기반시설 등에 대한 비용을 부담 또는 지원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지에서 정비기반시설 등을 기부채납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일례로 정비기반시설인 상수도의 경우 해당 정비사업지는 상수도를 설치해야 할 토지를 기부채납 하고, 기부채납 된 토지에 설치되는 시설에 대한 비용도 부담한다. 상수도원인자부담금도 납부한다. 하지만 법에서는 수도사업자가 비용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게 할 수 있다(「수도법」 제71조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공공은 상수도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경우 계획세대수에서 기존 세대수를 뺀 증가 세대수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세대수 전체를 기준으로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 바, 정비사업지의 토지등소유자는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과도한 부담을 지고 있는 납세자인 셈이다.

따라서 위임 입법인 임의규정이 주택시장의 상황을 도외시한 채 강행규정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을 제고시키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탁상행정 식 절차를 들 수 있다. 정비사업지는 정비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해 각종 인허가 또는 심의 위원회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주민공람 그리고 해당 의회의 의견 청취까지의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형주택 세대수 변경만 하더라도 정비계획의 중대한 변경으로 간주돼 실과 및 유관 기관 협의ㆍ주민설명회ㆍ주민공람ㆍ의회 의견 청취ㆍ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데 있어 그 기간은 얼마나 소요되는지, 그리고 그에 따른 소요비용은 얼마나 되는지 유념해 보아야 한다.

또한 정비사업지의 현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법을 준수하여 제출된 심의 자료에 대해 임의규정을 강행규정으로 해석하여 이행을 요구하고, 법 해석의 접근 방법이 다르다 하여 설계의 변경을 요구하고, 비용이 과도하게 수반됨에도 불구하고 사업성 대비 도입이 불가능한 설계 변경 등을 요구하는 행정 처리는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을 저하시키는 주범이 된다.

결론적으로 법의 정비ㆍ주택시장의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법 해석 및 적용, 그리고 (행정)절차의 간소화는 법 적용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비사업지의 사업성을 제고시킬 수 있다. 아울러 정비사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것은 사소한 부분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양홍건 편집인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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