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노우창 기자] 2015년 말 국회에서 통과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15일부터 본격적 시행에 들어간 가운데 최초로 도입되는 휴대전화 ‘안심번호제’가 각 정당 당내경선 및 선거여론조사에 새로운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0일 이번 총선에 처음으로 도입될 ‘안심번호제’가 20대 총선에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조망한바 있다.
리서치뷰는 지난 18일 정당이 ‘안심번호제’를 활용한 선거여론조사를 적극 활용할 경우 이번 총선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지 분석한 자료를 추가로 공개했다.
여론조사 무용론까지 불거졌던 2006년 지방선거는 논외로 치더라도 RDD 도입 이후 치렀던 2012년 총선과 2016년 기초단체장선거와 관련하여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공표된 수도권 지역 여론조사결과와 개표결과를 비교ㆍ분석한 결과 조사방법을 불문하고 ‘여편향’이 매우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19대 총선 직전 공표된 수도권 지역 124건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새누리당 후보의 실제 당선율은 57.8%(37건/64건)에 불과한 반면, 야당후보 당선율은 88.3%(53건/60건)로 1.5배 높았다. 또한 2014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수도권 지역 기초단체장선거 마지막 공표조사 19건의 사례 중 지지율 1위를 차지했던 새누리당 후보 당선율은 12.5%(1건/8건)에 불과한 반면, 야당후보 당선율은 90.9%(10건/11건)로, 무려 7.3배 높았다.
특히 국내 조사기관 대부분이 투표율이 아닌 성ㆍ연령ㆍ지역별 인구비례 가중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상시적인 ‘야편향’이 나타나야 정상이지만, 정반대로 ‘여편향’이 이처럼 크다는 것은 통계학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여편향’은 유선전화조사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와 더불어 응답률 편차가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야권 지지층보다 여권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비교적 적극적이어서 여권 지지층의 여론이 과다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안심번호제’ 도입은 이와 같은 유선전화의 구조적 한계를 상당부분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에 1석 이상의 의석을 보유한 정당의 중앙당 또는 시ㆍ도당은 선거여론조사에 안심번호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그동안 기초단체 또는 지역구단위 여론조사는 대부분 유선전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 집전화가 없거나 출근 등으로 전화를 아예 받을 수 없는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유권자라면 이젠 누구나 선거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고르게 주어지며, 따라서 이번 총선 여론조사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야당은 접전지역이나 전략지역에 안심번호를 최대한 활용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해 자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사결과를 공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럴 경우 안심번호에 접근할 수조차 없는 일반 조사기관들의 결과와 매우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그동안 나타났던 ‘여편향’이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통신사는 휴대전화 가입자에게 안심번호가 정당에 교부되고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고지해야만 한다. 고지방법은 법적으로 ①이동통신사업자 홈페이지 게시 ②전자우편 발송 ③우편물 발송 3가지 방법 중에서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알리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가입자는 자신의 안심번호가 정당 여론조사용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또한 정당은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조사 거절자 또는 중도이탈자들에 대한 추가조사로 응답률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여론조사 특성상 응답률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경우 조사정확도 역시 향상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존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조사기관의 결과와 매우 상이한 데이터가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기존 조사기관은 안심번호 조사와 다른 결과를 공표하는 데 있어 정치적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총선은 여론조사기관보다 안심번호에 기반 한 ‘정당 선거조사’가 여론조사의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각 정당들이 안심번호 조사결과를 적극 활용할 경우 언론사와 기존 조사방식에 의존하는 일반 조사기관들은 조사결과 공표에 상당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구조적으로 ‘안심번호제’ 조사방법이 기존 방식보다 정확도가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패널이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조사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커 무응답 비율이 평균 40~50%대에 육박한다. 안심번호제는 이러한 조사방법의 구조적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하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초박빙 접전 지역이 많은 총선에서 1~2위 순위가 바뀌는 등 안심번호 조사결과와 상반되는 결과를 공표할 경우 상당한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크다. 이로 인하여 역대 선거에 비해 언론사와 각 조사기관의 조사 횟수나 영향력은 현저하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리서치뷰는 "여론조사의 정확도 제고와 관련해 조사방법론의 문제보다는 분석방법론의 다양화가 통계학적으로 더욱 유의미할 것"으로 보고 "이에 관한 자체적인 판단 근거를 공유하고 생산적인 공론화를 기대하자는 취지에서 조만간 '반복비례가중법' 실전 사례 및 분석결과를 후속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우창 기자 koreaare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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