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통계표. <제공=한국감정원> |
[아유경제=민수진 기자] 시행한지 한 달하고도 5일이 지난 8ㆍ2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서울 부동산시장에선 매수ㆍ매도자들의 발길이 끊기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서울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상태다. 특히 8ㆍ2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 재건축 일대는 ‘급매’ㆍ‘급급매’를 외치는 매도자들이 늘었으나, 이달 가계부채 종합대책, 가을 이사철 등의 요인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는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실거래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서울 재건축 집값 밑으로 ‘쭉쭉’… 강남권 예외 불가
매도-매수 ‘눈치싸움’ 등판에 공인중개사 “실거래 쉽지 않아”
8ㆍ2 대책은 서울 재건축 집값의 콧대를 확실히 꺾어 놨다. 지난달(8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 한국감정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값은 그달 둘째 주 대비 0.04% 감소해 동일한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 강북권의 경우 전주에 비해 0.03%로 하락폭이 늘어났으며, 강남권은 0.02%포인트(p) 완화됐다. 특히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는 재건축 단지 거래 및 매수 문의가 현저히 감소해 집값까지 내려간 실정이다. 강남구 0.05%, 서초구 0.09%, 강동구 0.11%, 송파구 0.05%로 지난주에 이어 하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달 분양 예정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선 ‘분양가 인하’가 유행이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 서초구 신반포6차를 재건축하는 ‘신반포센트럴자이’의 분양가는 평균 3.3㎡당 4250만 원으로 책정됐다. 당초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업계에선 이곳 분양가를 4600만~4700만 원까지 예상했으나, 8ㆍ2 대책 영향으로 이 가격으로 최종 협의된 것으로 풀이했다.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강남포레스트’의 경우도 지난 8월 말 분양 예정이었으나, 2주간 일정을 미루면서 분양가를 3.3㎡당 평균 4500만~4600만 원선에서 약 4200만~4300만 원까지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값이 완연한 하락세를 탄 데 이어 거래량까지 줄어들자 업계는 우려감을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8월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8ㆍ2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87건이다. 전용면적 기준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840→86건(89.8%) ▲86~135㎡ 중대형 아파트 253→29건(88.5%) ▲135㎡ 초과 대형 아파트 52→9건으로 집계됐다.
강남권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8ㆍ2 대책으로 인해 매수ㆍ매도자들의 심리가 불안정해지고, 혼란을 빚으면서 인기몰이를 했던 중소형 아파트까지 거래량이 급감했다”며 “재건축 매매가 활발했던 서울 전 지역이 표적이 되면서 강남권은 물론 시장 분위기 자체가 위축됐다. 매도자들은 집을 팔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추세지만 매수자 쪽은 이달 가계부채 종합 대책 발표 및 가을 이사철 등의 영향으로 더 값이 내려가길 기다리면서 이들의 눈치싸움에 ‘거래절벽’도 가팔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강남권 주택 거래량은 8ㆍ2 대책 이전 대비 1/10 수준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 재건축 단지들은 거래가 없어 주변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급매를 내놔도 산다는 사람이 없으니 사실상 거래를 막아놓은 셈”이라고 토로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대책’
9월 추가 대책이 관건… 시장 전망에 전문가 의견도 ‘삐끗’
‘거래절벽’ 현상으로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한 줄기 빛이 내렸다. 정부의 ‘9월 가계부채 종합 대책’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수 업계 전문가들은 이달 발표 예정인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대책 등의 영향에 따라 현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이달 발표되는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 대책이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부가 이달 중순께 발표할 가계부채 종합 대책은 당초 지난달 중 발표가 유력했으나 이달로 미뤄진바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발표한 두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남아있는 만큼 섣부른 발표보다는 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금융당국 내부의 판단이란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한 유관 업계 전문가는 “금리 인상 우려와 함께 이달 가계부채 종합 대책이 나오더라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올 연말까지는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규제를 더욱 옥죌 수도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를 낮추더라도 오는 10월 이전까지 분양을 신속하게 마치는 것이 이득일 수도 있다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올 연말에는 수도권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 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관망세로 선회했던 매수자들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면서 “가계부채 종합 대책과 주거복지 로드맵 등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움직임 또한 뚜렷해지면서 점차 시장이 안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부동산시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나뉘고 있는 만큼 거래가 메마른 재건축시장이 다시 활기찬 매매 판을 되찾을 수 있을지, 침체된 현 시장의 분위기를 이어갈 것인지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민수진 기자 vkdnejekd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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