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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소수 조합원의 일방적 희생 강요한 조합 결의는 ‘무효’
▲ 법원은 소수인 조합원들에게 기존 평형보다 작은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희생시키는 것은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필중 기자] 다수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소수 조합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결의는 무효라는 법적 판결이 나왔다.

지난 12일 서울행정법원 제11부(부장판사 박형순)는 강 모 씨 등 34명이 서울 서초구의 A아파트 재건축 조합을 상대로 낸 사업계획변경 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15년 10월 조합을 구성한 A아파트는 1개동 총 182가구(▲17평형 156가구 ▲35평형 26가구)로 구성됐다. 지난해 조합은 용적률 300%를 적용해 기존 17평형 156가구를 신축 18평형 31가구와 24평형 125가구로, 35평형 26가구는 신축 41평형 26가구로 재건축하는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용적률을 300%까지 상향 조정하는 조합의 계획에 대해 인근 건축물 경관과의 부조화가 우려된다며 부결시켰다. 이에 조합은 계획용적률 246%를 수용하고 기존 17평형 156가구를 18평형 36가구와 22평형 120가구로, 35평형 26가구는 34평형 26가구로 신축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기존 17평형을 소유한 조합원들은 종전 대비 더 큰 평수를 배정받게 됐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35평형 조합원들 기존 평수보다 더 작은 평수를 받게 된 것이다. 이에 35평형 조합원들은 다수를 차지하는 17평형 조합원들의 주도로 사업계획이 변경돼 불공평한 결과가 초래됐다고 반발했다.

조합은 “35평형 조합원에게 40평형 이상을 배정하면 17평형 조합원들은 시장에서 수요가 적은 20평형 미만의 아파트를 배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17평형 조합원들의 반대로 재건축을 진행할 수 없게 되므로 다수를 차지하는 17평형 조합원들에게 평균 21평형을 배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평형 배정의 불균형이 발생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17평형 조합원들이 반드시 20평형 이상의 아파트를 분양받아야 한다고 볼 필연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다수인 17평형 조합원들이 시장 수요가 많은 20평형 이상의 아파트를 그들이 원하는 만큼 분양받게 하기 위해 소수인 35평형 조합원들에게 기존 평형보다 작은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희생시키는 것은 정의 관념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아울러 “조합이 정한 조합원 간 출자비율 기초 자료에 따르면 종전 17평형의 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3156만 원인 반면 35평형은 평당 2507만 원으로 상당히 낮아 납득하기 어렵고 조합이 근거로 제시한 약식감정 결과 뿐 아니라 출자비율도 신뢰하기 어렵다”며 “이 출자비율을 반영해 35평형 조합원에게 34평형을 분양하기로 정한 것은 합리성, 타당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35평형 조합원들은 당초 계획처럼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조합 설립 등에 동의했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조합이 변경된 사업계획을 수립한 것은 35평형 조합원들의 신뢰를 침해한 것으로 형평에 현저히 반한다”고 지적했다.

김필중 기자  kpj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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