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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전쟁’ 돌입… 정부ㆍ여당 “강화” vs 야당 “대폭 수정”
▲ 국회는 이달 30일 본회의 전까지 세법개정안을 검토해야 한다. 애초부터 부족한 시간을 정쟁으로 허비하는 바람에 졸속 처리에 대한 우려가 더욱 깊어졌다. <사진=아유경제 DB>

[아유경제=김학형 기자] 최근 국회가 ‘세법개정안’ 심사에 돌입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놓고 여야는 비슷한 듯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일부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세부담을 늘리는 방향이지만 세율, 과세구간 등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 6일 열린 ‘2018년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 정문종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세제분석실장 등 다수의 전문가들도 쟁점 개정안으로 종부세를 꼽았다. 김광림 경제재정연구포럼 공동대표는 “이번 세법개정안이 종부세 등을 제외하면 주로 세수가 감소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면서 “국회가 재정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꼼꼼히 타져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김춘순 국회예산정책처장은 “정부 제출 및 의원 발의 세법개정안의 특징은 소득재분배 개선, 저소득층 지원, 기업 세부담 인하, 지방분권 강화 등에 있다”고 말했다.

국회 조세소위, ‘세법개정안’ 심사
이달 30일 본회의 상정안건 574건 대상

정작 여야는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예산을 두고 대립하느라 세법개정안 심사를 미뤘다. 일정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지난 16일에서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조세법심사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 첫 회의를 열었다. 조세소위에 할애된 기간은 약 2주.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 전까지 총 574건을 검토하는 촉박한 일정이다.

앞서 조세소위는 부족한 시간을 고려해 미리 상정법안 574건 가운데 150건을 우선심사대상으로 선정했다. 아울러 일독 후 이견이 없으면 곧장 처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날부터 여야는 비교적 세수입에 영향이 크지 않고 이해관계가 적은 법안부터 다뤄 대체적으로 ‘잠정 합의’를 이끌어냈다.

지난 19일 오전까지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뒤로 미뤄놓은 쟁점법안 심사를 앞두고 이날 오후부터 일부 야당 의원들이 불참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요구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국정조사와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해임 등을 더불어민주당에서 거절한 영향으로 알려졌다. 이어서 20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합세한 야 4당은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공식 요구했다.

채용비리 국조 등 정쟁에 소위 파행
정상화 합의… ‘졸속 처리’ 우려 여전

세법개정안 가운데 상당수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연동되는 예산부수법안에 해당한다. 이 경우 예산안과 함께 처리돼야 하므로, 「국회법(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안 처리 시한인 이달 30일까지 심사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예산부수법안을 제외하곤 모두 상임위에 계류된다.

김정우 조세소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세법심사를 예년에 비해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일정이 촉박하고 중요한 안건이 많다”면서 “국민의 실생활과 관련된 심도 있는 세법개정안 심사를 위해 야당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는데 결국 불참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달 21일 여야 5당은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 처리 등에 합의했다. 이틀 만의 국회 정상화이지만 실제로는 6차례에 불과한 회의 중 1차례를 까먹었다. 때문에 초장부터 제기된 졸속 처리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 셈이다.

정부안, 3주택자ㆍ초고가주택 ‘정조준’

종부세 개편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공을 들여온 대표적인 ‘세제 개혁’ 과제다. 출범이 다소 늦춰졌으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꾸려 권고안을 만들었고, 이를 참고해 기획재정부가 올해 7월에 개편안을 발표했다. 당시 권고안보다 후퇴했다는 비판이 많았으나 정부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7월과 8월 서울 아파트값이 급상승하는 등 시장 반응이 심상치 않자 ‘9ㆍ13 주택시장 안정대책’으로 종부세 개편안을 수정ㆍ강화했다.

정부안은 기본적으로 종부세율을 점차 올리고, 3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 또는 가격이 급등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게 좀 더 걷겠다는 방향이다.

내년부터 다주택자와 서울 등 집값이 급등한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최고세율을 3.2%까지 높이기로 했다. 또 재산세 등의 과세표준 산정 방식인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2022년 100%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 종부세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과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사진=아유경제 DB>

의원안, 대체로 인상에 무게
세부 간극 좁히기 ‘관건’

비교적 조용하던 정치권도 9ㆍ13 대책을 기점으로 종부세법 개정안을 쏟아냈다.

이달 14일 국회 기회재정위원회 전문위원실에서 작성한 세법개정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종부세 관련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 8건이 심의를 앞뒀다. 대체로 세 부담을 높이는 방향이며 세부적인 인상률, 과세구간 등에서 차이를 보였다.

김정우 민주당 의원안은 9ㆍ13 대책 내용을 반영했다. 종부세 과세구간(주택분)을 신설(3억 원 이하, 3~6억 원)하고, 보유한 주택에 따라 0.5~2.7%(3주택ㆍ조정지역 2주택 이상 중과세, 0.6~3.2%)로 세율을 인상한다. 당초 정부안(0.5~2.5%)보다 세율이 높다. 개정안이 현실화됐을 땐 5년 간 4조 원(3조9074억 원)의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채이배 바른당 의원안은 보유 주택의 수에 따라 누진적인 세율 구조를 적용했다. 과세 범위도 예상 세수도 가장 크다. 최대 11주택까지 보유 주택 수에서 1채를 제외하고 나머지에 5% 곱한 세율을 적용한다. 최대 10주택에 대해선 50%의 살인적인 세율이 적용된다. 5년 간 세수효과는 무려 94조7727억 원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안은 6~12억 원 과세구간을 6~9억 원, 9~12억 원으로 쪼개고, 세율은 0.5~3.0%로 올렸다. 종부세 과표를 계산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비율(현 80%)은 아예 폐지시켰다. 세수효과는 5년 간 18조1945억 원으로 추정된다. 참여연대 등 여러 시민단체ㆍ연구소가 함께 발의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안은 세율을 0.5~3.0%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고가주택’을 증세 타깃으로 삼았으며, 예상 세수효과는 5년 간 3234억 원에 그친다.

오히려 종부세 부담을 덜어준 법안도 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안은 주택분 기본공제금액을 6억 원에서 9억 원(1주택자 9→12억 원)으로 공정가율은 아예 법률(지금은 시행령)로 못 박았다. 이로 인해 5년 간 1조 원(9591억 원)에 달하는 세금이 줄어든다.

▲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출처=각 의원 네이버 블로그>

집값 잡기 수단으로 사용 ‘적절 vs 부적절’

종부세 개편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방향 자체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정책수단으로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 과거 정부의 실패 경험이 있기에 부동산 안정 목적으로 조세를 쓰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립한다.

기재위 전문위원실 역시 세법개정안 보고서에서 “찬반 의견이 팽배하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종부세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효율성, 공평성을 갖춘 과세라는 점에서 정책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고소득계층이 토지와 자본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과세가 누진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공평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적었다.

반면, ‘부동산시장 가격 안정, 투기 수요 억제 등을 위한 수단으로 종부세를 사용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과세근거가 불명확한 점을 비롯해 토지, 주택 등 일부 자산에만 부과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보고서는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종부세율 상향 조정과 같은 세제 정책은 오히려 공급 감소를 유발하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학형 기자  keithh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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