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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다시 울린 전태일 열사의 ‘외침’… 한국 노동현실을 돌아보다

[아유경제=장성경 기자] 노동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4월) 30일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기념관’이 정식으로 개관했다.

전태일 기념관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청계천 수표교 인근에 연면적 1920㎡ 지상 6층 규모로 세워졌다. 전시장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어린시절, 눈, 실천, 꿈과 연계해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설전시 ‘전태일의 꿈, 그리고’와 열사의 생전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그가 꿈꿔왔던 봉제작업장을 재연한 ‘모범업체-태일피복’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기념관은 전태일 열사의 분신 장소인 평화시장 근처에 자리 잡아 그곳 노동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모양새였다. 특히나 건물 외벽에는 전태일 열사의 자필 진정서가 새겨져 있어, 당시 가혹했던 근로환경을 명명백백히 세상에 천명하는 듯했다.

“여러분은 오늘날 여러분께서 안정된 기반 위에서 경제 번영을 이룬 것은 과연 어떤 층의 공로가 가장 컸다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여러분의 애써 이루신 상업 기술의 결과라고 생각하시겠습니다만은 여기에는 숨은 희생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즉 여러분들의 자녀들의 힘이 큰 것입니다… 기업주들은 어떠합니까? 아무리 많은 폭리를 취하고도 조그마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합법적이 아닌 생산공들의 피와 땀을 갈취합니다”

1969년 12월 19일 「근로기준법」 준수를 요청하며 전태일 열사가 근로감독관에게 보낸 진정서 중 일부이다. 그 당시 평화시장의 어린 노동자들은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하루 15시간의 고된 작업으로 쓰러져갔다. 전태일 열사는 어린 여공들의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고 이를 묵인하는 사회를 엄중하게 꾸짖었다.

50년 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해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던 청년 노동자 전태일의 불편한 외침은 2019년에도 유효하다. 서울고용노동청, 광화문, 그리고 고공에서 또 천막에서는 지금도 노동인권과 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와 파인텍에 이어 콜텍 노조의 장기 투쟁이 얼마 전 마무리됐다. 400일이 넘는 고공농성과 13년의 투쟁, 그리고 곡기를 끊는 단식까지 단행하는 한국의 노동현실은 결코 정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는 단순히 노ㆍ사 갈등의 문제가 아니며 정부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꿈꿨던 세상은 노동자가 사람답게 대접받고 돈보다 업신여김을 받지 않는 세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역차별, 청년 실업, 산업 재해 등 현재 우리나라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안전망 구축도 시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를 핵심 국정기조로 삼고 있다. 노동과 평화와 인권을 외쳤던 전태일 열사의 뜻을 기리며, 정부와 노ㆍ사는 노동 존중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

▲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기념관 <사진=장성경 기자>

장성경 기자  bible8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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