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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철소 조업정지’ 대기오염 절감 목표?… 지자체 한발 물러서야

[아유경제=조은비 기자]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제조업체들에 ‘고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을 내렸다. 인ㆍ허가 없이 브리더(굴뚝 안전밸브)를 통해 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해당 업체들이 즉각 반발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고로의 특성상 10일간 가동을 멈춘다면 재가동까지 최소 3개월의 소요시간과 약 8000억 원의 손실이 따르게 된다. 경우에 따라 복구가 안 될 시에는 고로 자체를 철거하게 되는데, 다시 만들기까지 2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호소했다.

따라서 고로를 10일간 가동하지 말라는 행정처분은 사실상 공장을 폐쇄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견해다. 또 업계 전문가들은 정비작업 중 브리더를 개방하지 않으면 고로 폭발 등의 위험을 해소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며 조업정지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했다.

이달 4일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고로를 수리할 때 브리더를 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 집진할 방법이 없다”라며 다른 기술적인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와 환경단체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방지 시설을 거치지 않고 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는 공기 조절장치의 설치는 금지됐으며 오직 비상사태에만 개방이 허가될 수 있는데, 철강제조업체들이 이러한 인ㆍ허가 없이 임의로 브리더를 열어 오염물질을 배출했으므로 현행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와 업계의 갈등이 깊어지자, 환경부가 지자체에 브리더 개방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며 중재에 나섰다. 지난 12일 환경부는 지자체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민ㆍ관 거버넌스’를 운영하겠다고 알렸다.

‘민ㆍ관 거버넌스’는 약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앞으로 2~3개월간 ▲브리더밸브 개방 시 오염되는 수준 파악 ▲해외 제철소 운영 및 관리사례 조사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기술적인 대안 마련을 목표로 진행될 방침이다.

이정용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일본이나 유럽 등 해외의 법령, 관리사례들을 살펴보고 기술이나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지를 따져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건강과 국익을 위해 미세먼지 저감 등 대기오염 해결이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장 대체 방법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업계에 조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막대한 손실을 주는 것은 해결방법이 되지 않는다.

정말로 브리더 개방 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해소를 목표로 한다면 정부ㆍ지자체ㆍ업계가 협력해서 제도적인 개선점이나 대체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 지자체가 업계에 운영정지 처분만 내릴 것이 아니라, 한발 물러나 함께 방안을 찾아가는 노력을 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조은비 기자  qlvkb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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